의사들 모임이고 멀리 예산에서 개업하는 후배의사까지 오니까
잡힌 약속시간이 오후 8시이다. 시간이 있으니 15분 전 도착을 목표로 하고
안내대로 선능역 10번 출구에서 나와 200미터를 찾아가니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더 걸어가다 보니까 나의 단골 '수릿골'은 나타나고.
다시 거꾸로 걸어오면서 보아도 보이질 않고 한바퀴 더 돈다.
안경 없으면 전혀 보이지 않는 내가 돋보기를 꺼내어 확인 전화를 하였더니
1층에 약국이 있는 어디라고 가르쳐 준다.
하도 약이 올라 나오면서 찍었다.
건물에 높게 달린 이 간판을 보고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고 읽을 사람이 있으면 '손들고 나오세요'
차라리 '좋은 한우'라 하지.
敬天은 나는 몰라도 愛人은 절대 아니다.
이건 입구에 있는 간판이다.
그것도 층수도 순서대로가 아니고.
간판이란 무엇인가? 자기 집 이름이 아닌가?
무슨 디자인 대상을 받자고 한 것도 아닐터인데
그렇치 않아도 찾기가 쉽지 않는 곳에 이런 간판까지.
'아, 자기네들은 고기는 자신이 있으니 올려면 오고 말려면 말라'란 배짱인가.
들어가면서 카운터에서 주인을 찾으니 없단다.
화를 내며 불평을 해주고, 나중 고기를 구우러 온 직원에게도 또 화를 낸다.
홍보 열건에 역홍보 한건이 걸리면 마찬기지인걸 모르는 모양이지.
3층인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식당안에는 손님들이 많다.
맛있는 걸 먹으러 왔다 이렇게 기분을 상하면 아무리 좋은 고기라도 제대로 소화가 될려나.
자리에 앉으니 얼른 적포도주 한잔을 따루어 준다.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으나 원체 이름난 집이라 해서 한 두컷을 찍기로 한다.
세가지 조미 소스와 기본 차림
내가 가지고 온 지난번 아오모리 여행때 처가 이 모임에 가지고 가라고 사준 사케.
메뉴에 싼 것이 있어 보니까 직원들과 같은 식단의 점심으로 4000원 정도.
고기에 대하여는 좋은 소리를 많이 올려놓아 평가는 하지 않기로.
그전 나의 단골로 지금은 없어진 서초동의 '올리버'도 맨 천장이었다.
술은 팔지 않으나 코케지 챠지 없이 마실 수 있는 점 하나는 좋다.
하나 더 좋은 점은 종업원이 옆에 붙어서 서브해주는 것도.
오늘도 와인 네병에 사케 한병까지 마셨으니 술값만 상당할 터인데도.
우리 옆자리에는 남녀 둘이 죠니워커 블루 한병을 다 마시고
슬쩍 곁눈질로 보니까 여자가 무어라 하는데 앞에 앉는 남자는 쩔쩔맨다.
나는 저런 여자를 만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이것도 나의 복이다.
얼음을 띄운 국수는 먹을 만하였다.
이건 볶음밥.
이 집을 무슨 클럽처럼 운영하지 않으려면 얼른 간판부터 바꾸어야 한다.
내가 모이자고 하였으니 계산을 미리 하려고 했으나 나보다 먼저 한 후배의사가 있어 이도 실패.
하여튼 후배의사들 덕에 좋은 자리는 가젔다.
이날 받은 후배의사가 필리핀에서 사온 '오미야게'로 Natural sugar.
첫댓글 후라이팬에 고기를 구으면, 석쇠구이보다 발암물질이 적게 나온다고 합디다. 맛있는 고기는 적당히 기름끼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건강에는 나쁘니까, 그게 신경쓰이지요.
그런데 나이가 들고보니까 자꾸만 붉은 고기는 멀어지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