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작렬
- 이위발
너는 시들어 가는 꽃을 보며 '아름답다'라고 말했지, 뒷모습보
다는 말라 가는 꽃잎이 더 성스럽다고 했지, 아니지, 시들어 가
는 꽃 속엔 슬픔과 아픔, 증오와 고통도 함께 있다고 했지,
너는 그때 하필이면 판도라를 떠올렸지, 왜라는 의문을 던졌지,
답은 명쾌하게 들렸지, 상자를 열었을 때 일곱 가지 죄악이 나왔
다고 했지, 늙는다는 것도 그중에 하나라고 말했지, 시든다는 것
과 늙는다는 것은 동격이라고 했지, 비참하고 비통했지, 아니지,
상자에서 나오지 못한 희망을 마침표 전의 쉼표라고 했지,
ㅡ《문장 웹진》(2025,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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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권력의 뒤끝은 참 무섭습니다
아까운 집권 실패는 야대여소의 정치를 탄핵으로 이끌어 왔으며
거부권으로 저항하던 행정부는 어처구이 없는 비상계엄으로 맞섰다가 된통 당하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대통령과 장관 장군들을 싸잡아 내란세력으로 몰던 여론도 점점 사그라들었습니다
최종 판결을 두고 여론은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로 엇갈려 있습니다
어느 편이든 뒤끝 작렬입니다
정치는 그야말로 '판도라의 상자'였고, 상식, 법치, 정의 따위는 먼저 튀어나왔지만 행방 불명이고
아직 미적거리는 '희망'만 고개를 내밀고 좌우를 살피고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