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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버려....!!”
“죽어! 죽어버리라고, 사라져라! 이 악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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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의 마을. 나름대로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던 사람들에게, 어디인지 출처도 불분명한 낯선 곳에서 찾아온 이방인<異邦人> 소녀 '에르테 시아'는 쫓아내지 않으면 안돼는 악<惡>의 근원과도 같았다. 이 시아라는 소녀가 마을에 오기 전까지만 하여도, 마을사람들은 아침에 눈을뜨면 숲속 저편에서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들이 그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을수 있다는것이 신의 축복을 받아서라고 여기며 얼굴가득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는 이웃과 인사를 하였지만, 이 시아라는 소녀가 마을에 오고나서부터 그들은 모두 아침에 눈을 뜨면 소녀를 쫓아내기 위해 농기구를 들고 시아를 잡기위해 혈안이 되있었다.
마을에 온지 3일도 채 되지 않아서였을까, 시아는 자신의 생명이 마을사람들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것을 알아채고는 마을사람들을 피해 눈을 뜨면 무작정 달아나고는 하였지만 마을에서 떠날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리하여 어느새 쫓고 쫓기는 것이 양측의 하루일과가 되가고 있었다.
“소녀를 찾아라! 아니, 그 못된 계집년을 잡아라!”
마을사람들의 증오스러움과 분노가 가득담긴 말을 들으면서 시아는 목숨을 담보로한 도박을 하고 있었다. 확률은 50:50, 자신이 마을사람들에게 잡혀서 몰매를 맞고 쫓겨나느냐, 아니면 잡히지 않아서 그대로 이런 생활을 유지하느냐의 확률은 반반으로 똑같았지만 되도록이면 시아는 잡히지 않는것의 확률을 80%정도로 고치고 싶었다.
“흐악, 허억...”
오늘 하루도 얼마나 오랫동안 도망다녔을지는 모르곘으나, 시아가 거친 숨을 토해내면서 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때에 적어도 시아는 30분이상은 도망친것 같았다. 타는듯한 목마름에, 어딘가 물을 마실곳을 찾고 싶었지만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서 물을 마실 용기는 나지 않았기때문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숲이 없을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마을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곳까지 도망쳤기 때문에 숲같은게 있을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다가 운이 좋게도 울창한 수림<樹林>을 발견할수 있었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숲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곳에 큰 수림이 있다는 사실에 시아는 놀라워 하였다. 그리곤 저 수림에 있는 호수에서 목마름을 해결할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수림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무들 사이로 간간히 비쳐오는 햇빛은 알게모르게 시아가 호수를 찾아서 올바른 길로 갈수있도록 도와주었고, 그리하여 시아는 이곳으로 들어온뒤 다행히도 길을 헤매지 않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큰 호수를 발견할수 있었다.
아주 큰,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맑고 투명한 호수였다.
“..호수다...”
호수를 찾았다는 생각에 시아는 목이 메여오는 것을 느끼며 호수쪽으로 다다간뒤 물을 마시기 위하여 무릎을 굽혔으며, 호수 주변에 자라나 있는 풀들이, 시아가 땅바닥에 무릎을 긁히지 않도록 보호를 해주고 있었다.
무릎을 굽힌뒤 손으로 물을 떠마셔서 목마름을 해결한 시아는, 이제 이 숲에서 볼일은 다 보았다고 생각하면서 무릎을 피고 일어나려고 하였지만 왠지 호수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아니, 호수속에 비친 보라빛 눈동자에 보라빛 머리를한 슬픈 미소를 짓는 소녀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시아는 다시 무릎을 굽히고는 호수속을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는 손으로 호수를 조심스레 휘저었는데 시아가 호수를 휘젓자, 호수속에 비치던 인형<人形>은 언제 자신이 그곳에 존재했었냐는 듯이 호수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지고 있었다. 시아는 소녀가 자신을 싫어해서 사라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는, 소녀가 다시 모습을 보여줄때까지 그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시아가 호수를 휘저은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인형<人形>은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번에는, 보라빛 눈동자에 보라빛 머리를 하고서는 슬픈것 같으면서도 기쁜 , 신비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시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아는 그 모습에 매혹되어서, 밤이 될때까지 호수속에 가만히 앉아서 그 인형<人形>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밤이되자, 햇빛 대신 달빛이 시아와 호수를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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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달빛이 시아와 호수, 그리고 인형<人形>을 비추었다. 은은한 달빛은 축복을 주지만 그날의 달빛은 어딘지 모르게 광기<狂氣>를 띄고있는, 저주를 내리는 달빛과도 같은것 같았다. 하지만 시아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예쁘구나..”
시아는 호수속의 인형<人形>을 바라보며 계속, 그렇게 되뇌이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호수속의 인형<人形>과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시아는 생각하였지만 신<神>은, 시아가 그런 자그마한 행복마저도 누릴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저기다! 저 악마를 잡아라!”
시아가 있는 곳과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마을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마땅히 달아나야 했지만, 살기위해서는 도망쳐야 했지만, 시아는 그렇게 할수가 없었다. 호수속의 인형<人形>이 슬픈 미소를 지으며 시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아는 다시 무릎을 굽혀서 호수속에 있는 인형<人形>을 바라보았다. 그 인형<人形>은, 시아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서 기쁘다는 듯이 기쁨의 미소를 짓고있었다. 그러나 어느순간, 그 기쁨의 미소뒤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쳐지나갔다.
“.......꺄.....꺄아아악...!”
시아의 무릎을 보호해주던 풀잎들이 일제히 잘려나갔고, 호수속에 있던 인형<人形>은 더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시아의 귓가엔, 마을사람들의 중얼거림만이 들릴뿐이었다.
“.. 호수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했던건가? 역시 멍청한 계집년이군, 어쨌든간에 호수때문에 이년을 죽일수가 있었어.”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죽어간 나르시소스.
시아는, 호수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며 죽어가고 있었다.
“...나르시스트..”
소녀는 조용히 중얼거리고는 이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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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해서...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해서,
따듯한 마음을 느껴본적이 없어서,
나 자신을 사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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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그것은 불변하는 절대적인 존재이며 권위적인 존재. 세상은 그것의 발 아래에서 움직이리라. 이것이 神의 뜻이며, 거역할수 없는 진리이니라.
by.월향[月香]
첫댓글 우와 . 멋져요 ^^* [저는떠난백합십자단이아닌되돌아온백합십자단]아아 , 좋아요 ,.
'3'우아아 백합십자단님 만나니 반가워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3/ 5월 4일까지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