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작은 냉장고 냉동실에 성에가 잔뜩 끼어 고드름처럼 붙어 있었다.
성에가 끼면 열전잘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냉동효율의 저하로 저장식품의 질젛로 이어진다.
그래서 오늘 추석 전에 defrost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요즘은 냉장고가 성능이 좋아 멀썽을 부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내가 실습을 했던 배는 2차대전때 미국에서 양산했던 시마비 타입이었는데
냉장고가 늘 말썽이었다. 육고나 야채고의 온도가 제대로 맞지 않아 담당자인 3기사는 자기 당직을 서고 올라와서
쉬지도 못하고 냉장고 앞에 가서 통로에 가마니를 펴고 그곳에서 수동 팽창밸브를 밤새도록 조작하기도 했었다.
육교나 야채고 온도가 너무 높아 버리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 고기나 야채가 다 썩어버리면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선원 임금보다 대만 선원들 임금이 더 높았기 때문에 선주들은 운항비를 줄이기 위해 대만선원들로부터 한국선원들로 교체가 이루어지던 시절이었다.
도크에서 대만 선원들이 타던 선박을 인수하러 가면 대만 선원들이 기계에 고장을 내어놓기도 하고
냉동시스템에 아무도 모르게 파이프 라인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놓아 냉매가 줄줄 새도록 만들어 골탕을 먹이곤 했었다.
냄동시스템도 원리는 간단하다. 냉매인 액체가 기화하면서 주위의 열을 흡수하는 것이므로, 가스상태의 냉매를 압축기에서 압축하여
응축기에서 바닷물로 냉각하여 응축하여 액체를 만들고 그것을 팽창밸브를 통하여 팽창시킴으로써 전열관내에서 주변의 열을 흡수하여 기화케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 냉장고의 설정온도에 따라 자동팽창밸브가 자동으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것이다.
Defrost 하는 데도 반나절이나 갈렸다.
냉장고 안에 있던 물건들을 꺼내 놓으니 고물상처럼 돼 버렸다.
냉동실에 허옇게 붙어 있던 얼음조각들이 서서히 녹아 내리더니 나중에는 통째로 일어나 분리되었다.
오랫만에 성에를 제거하고 나니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듯 속이 시원하다
Defrost는정기적으로 자주 해 주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