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아앨리 두번째 이야기 3회 박예진지음
‘맘에 없는 아이에게 엽서도 힘드네.’ 앨리는 속으로 생각했다.
“현혜는 천사가 엽서 한 장 안 줬다고 울던데,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그래서 내가
천사가 돼 주기로 했어. 일주일 후면 천사와 인간 게임이 끝나버린다 말이지.
원래 이성이어야 하는데, 동성친구가 보내도 괜찮을까?” 앨리가 말했다.
"천사 인간 게임은 원래 친하게 지내라는 의미이지 연애에 있지는 않지. 그래서 동성친구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준서가 말했다.
“현혜를 놀리는 데에 정신없는 친구들이 다 나빠. 조금 장애를 가진 것 뿐인데”
“우리 반은 애시당초에 인간과 천사 게임은 안 하는 게 나았어. 현혜가 우는 소리를 하는 것을 들으면,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고 친구로 잘 대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기분 별론데,”
“현혜를 놀렸던, 영은이와 창진이 둘 다 나빠. 현혜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는지. 우승이도 마찬가지야. 현혜가 싫어도 한 달 내내 엽서 한 장 안 보내주냐. 그래서 천사를 유일하게 밝힐 수 없다고 하던데, 한 달 동안 하나도 안 했잖아."
미숙이가 말했다.
"그래서 앨리가 먼저 현혜에게 엽서 보냈고, 사탕이랑 같이 엽서를 보냈더라고. 우리는 누구를 따돌리려고 학교를 다니는 게 아니야.” 동호가 말했다.
“준서도 앨리랑 같이 엽서를 보냈나보더라. 천사는 앨리와 준서가 된 셈이지. 오히려 우승이는 아무것도 안 했어. 우승이는 그냥 다른 애 천사하게 내버려 둘 것을”
민호가 말했다.
“우리 반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이냐, 인간과 천사 게임 그런 거 안 했으면 좋겠어.
그것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중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 게 되는 거잖아. 따를 안 당하는 애들은
선물이나 엽서가 여러 번 오갔고, 천사가 누구였다는 것을 한 달 후에 알게 될 거라고 했지만, 우승이가 현혜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은 탓에 결국 상처가 생긴 그런 행사가 되었던 것 같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현혜는 앨리가 천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원래 천사 인간 게임에서 천사가 되어 현혜를 챙겨야하는 친구는 원래 우승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래 우승이가 현혜에게 편지를 보내줘야 하는데, 우승이가 너무 바빠서 앨리가 대신 편지를 써서 보낸 거야. 준서도 앨리랑 같이 현혜에게 편지 보낸 거고, 그러니까 현혜는 천사가 둘이나 되는 거야.”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고, 현혜가 엿듣게 되었다.
“따돌림을 받는 아이를 각별히 챙기는 일은 쉽지 않지만, 앨리와 준서가 현혜를 챙기는 것 같더라고, 준서도 착하잖아. 우승이가 나빴지. 마니또 게임에서 누군가가 따를 당하고 그 아이에게는 편지든 엽서든 아무것도 안 주는 모습은 옳지 않았어. 우승이는 끝내 아무것도 안 하던데, 혹시라도 현혜가 자신을 귀찮게 할지 몰라서 그런가보더라. 누가 누구를 귀찮게 할 거라고 하는데?” 친구들이 입을 모았다.
방과 후가 되어서 학생들은 모두 하교를 했다. 앨리는 현혜와 수미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
“오늘은 친구 집에서 숙제하고 가는 거야.” 앨리가 말했다.
현혜는 앨리, 수미와 함께 숙제를 했다. 현혜가 장애학생이긴 하지만, 공부는 제법했다.
“현혜야. 우리 엄마가 해주신 탕수육 맛있었니?” 앨리가 말했다.
“응” 현혜가 말했다.
현혜는 맛있었지만, 오늘은 그만 집으로 가야했다.
“집에 가야 돼서, 고마웠어.”
앨리는 현혜가 어지러워 하는 것 같아서 엄마를 불렀다.
“엄마 빨리 와 보세요. 현혜가 어지러워 해요.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아요.”
앨리가 말했다.
엄마는 현혜를 보시더니, 바로 119를 불렀다. 그리고 현혜는 응급실로 갔다.
앨리엄마가 현혜 보호자로 따라갔고,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게 되었다.
앨리는 현혜가 걱정돼서 집에서 전화번호를 눌렀다.
“안녕하세요? 현혜네 집이죠?” 앨리가 말했다.
“누구시죠?” 현혜엄마는 무뚝뚝하게 말하고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현혜가 아직 집에 안오는데, 걱정 안돼?” 현혜 아빠가 말했다.
“친구 앨리집에 갔고 곧 돌아오겠지. 그래도 좀 늦네.” 아빠가 말했다.
“앨리 집에 갔다고?” 현혜엄마는 그때서야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 전화를 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한편 현혜는 응급실에서 급히 조치를 취해서 안정을 찾았다.
“이 아이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돼는 데, 모르셨어요?”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저는 보호자가 아니라 친구 엄마예요. 앨리친구라고 해서 탕수육을 해 줬는데, 돼지고기 알레르기 있는 것은 몰랐어요. 그냥 현혜가 안 먹어봤다고 해서, 해줬는데” 앨리 엄마가 말했다.
“현혜 집에 지금이라도 전화해야겠어요.” 앨리 엄마가 말했다.
앨리는 다시 전화를 해 보았다.
“현혜는 왜 안 오는 거냐?” 현혜 엄마는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응급실에 갔어요. 몰랐어요. 죄송해요.” 앨리가 말했다.
“어디 응급실인데, 아니 친구가 돼지고기 못 먹는 사실을 모른다는 게 말이 돼니?” 현혜 엄마는 그냥 자초지종을 묻지도 않고 화만 내다가 조금 목소리가 풀린 것 같았다.
앨리는 응급실이 어디 있다고 알려주게 되었다.
또 전화벨이 울렸는지 현혜엄마는 전화를 받았고, 이제야 모든 오해가 풀렸다.
현혜엄마는 앨리엄마의 설명을 듣고 나서 응급실로 향하려고 했으나, 띵동 소리가 들리고
벌써 현혜가 집 앞에 와 있었다.
집 앞에는 현혜와 앨리엄마가 서 있었다.
“현혜가 다른 고기는 잘 먹는데, 돼지고기만 알레르기 있는 줄 몰랐어요. 정말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앨리 엄마가 말했다.
앨리는 4학년 2학기를 마치고 나면 영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앨리가 성인 되었을 때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있었다. 성인이 된 앨리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공부를 했다. 런던에 있는 대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했다고 소문이 났다. 방송국에서도 앨리를 아나운서로 채용했다. 아나운서가 된 앨리는 인기가 많았다. 그러다가 드라마 작가에 관심을 갖게 된 앨리는 어느 날 영국의 유명한 드라마 작가를 만나서 대화를 하게 되었고, 드라마 소재가 학교였고, 앨리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살짝 들려주게 된 것이다. 앨리는 혼혈아동이 학교에 다니는 이야기도 좋다고 말했던 것이다. 앨리는 다시 초등학생 4학년 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앨리야, 영국에 가면 나한테 자주 전화해.” 현혜가 말했다.
“응” 앨리가 말했다.
앨리는 아빠와 언니 애리와 함께 영국으로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언니는 이제 피아노 안 칠거야. 피아노 치면서 엄마한테 매일 혼났잖아.”
“응”
애리는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엄마한테 맞아가면서 피아노를 배운 기억이 상처로 남았던 것 같다.
“나도 그냥 앨리처럼 피아노 학원을 다녔더라면, 엄마한테 안 맞았을 것 같아. 어차피 나는 피아노에 소질이 없대.” 언니 애리가 말했다.
언니 애리는 피아노를 그만두고 그냥 법학을 공부해야겠다고 다짐을 한 것 같이 보였다.
“난 음대 진학 안 할 거야. 그냥 법학 전공해서 변호사가 되는 길을 가야겠다.” 언니 애리가 말했다.
앨리는 피아노 학원에서 콩쿠르 준비에 바쁜 분위기 때문에 음대진학을 포기한 언니의 말을 잊기라도 한 듯이 열심히 연습을 했다. 앨리는 준서도 피아노 콩쿠르에 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제일 잘치는 학생으로 소문 난 것은 이진서라는 아이었다. 진서는 해외에서도 유명했고, 상을 탔었다. 그러나 진서는 이번에 아프다는 소문이 있었다.
한편 진서는 감기로 고생하고 있었다.
“진서야, 이탈리아에서 상을 타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왔더니, 피곤한가 보구나!”
“나 다시는 이탈리아 안 갈래. 대화도 안 통하고, 음식도 안 맞아. 나 이번에는 대회 안 나가고 좀 쉴거야.” 진서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