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Yazd라는 곳의 사진
친구 님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이란의 Yazd라는 도시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드립니다. 흙벽돌로 지은 옛날 건물이 많은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 도시입니다.
친구 님들이 올리는 댓글에 답변을 못 드려서 매우 죄송합니다. 현지 인터넷 카페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하는데 한글을 쓸 도리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가끔 영어로 댓글을 쓰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 역시 죄송스럽습니다.
그럼 다음 소식 전할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박일선
이란 Kerman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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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8일, 토요일, Yazd
(오늘의 경비 $19: 숙박료 120, 가이드 10, 인터넷 2, 우편엽서 4, 수건 5, 택시 5, 점심 7, 저녁 9, 식료품 5)
아침에 나가니 호텔 근처에 있는 큰길인 Emam Khomeini Street에 버스회사 사무실들이 있었다. 말이 잘 안 통하지만 두 번째로 들어간 사무실에서 내일 11시에 떠나는 Bam 버스 표를 살 수 있었다. 믿어지지가 않는다. 이렇게 쉽게 살 수 있는 Bam 버스 표를 어제 밤에는 왜 그렇게 고생만 하고 사지를 못 했던가.
어제 밤 버스정거장에 있는 버스회사 매표소 여러 군데를 가봤지만 내가 원하는 일요일 오전 버스는 없었다. 토요일 오후 4시 버스는 있다, 월요일 오전에 떠나는 버스는 있다, 일요일에는 Bam 가는 버스는 없다, 꼭 일요일에 가려면 Kerman 가는 버스를 타고 Kerman에 가서 Bam 가는 버스로 갈아타라는 등 헛갈리는 소리만 들었다. 매일 Bam에 가는 버스가 있다고 들었는데 토요일 버스는 왜 없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한 젊은 친구가 나를 도와주려고 애는 썼지만 말이 잘 안 통해서 오히려 나를 더 고생만 시켰다. 결국 어제 밤에 버스 표를 못 사고 지쳐서 늦게 호텔에 들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이렇게 쉽게 내가 원하는 토요일 오전 버스 표를 살 수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버스표의 내용을 읽을 수가 없으니 제대로 샀는지도 모르겠다. 내일 버스 표가 아니고 월요일 버스 표인지도 모른다. 버스 표를 파는 친구가 내 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버스 표! 를 확인? 瞞煞渼?. 어느 은행에 들어가서 직원에게 영어를 하느냐고 하니까 조금 한단다. 이란에는 영어를 조금 한다는 사람들은 참 많은데 말을 시켜보면 대부분 못한다. 은행직원에게 내 버스 표를 보여주며 번역 좀 해달라고 하니 버스 표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버스 표 얘기는 안 하고 갑자기 왜 국적은 묻는단 말인가. 이란 사람들 영어 조금 한다는 친구들은 “What country are you from?"과 ”What is your name?" 두 마디는 모두 다 한다. 하루에도 이 질문은 십여 번씩 듣는다. 국적 체크를 끝내고는 한다는 소리가 내가 가려고 하는 도시가 어디냐고 묻는다. 내가 확인하고 싶은 것은 목적지는 Bam, 출발 날자와 시간은 내일 오전 11시인데 나에게 오히려 묻다니, 동문서답 식이다. 영어를 못하는 것인지 버스 표를 읽지를 못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친구와 더 얘기하다가는 시간만 손해볼 것 같아서 고맙다고 하고 나왔다.
한참 더 걸어가다가 어느 금은방 안에 젊은이 네 명이 앉아 있어서 혹시 그 중에 영어를 하는 사람이 있나 싶어서 무조건 들어가서 영어를 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니 세 명이 동시에 한 친구를 가리킨다. 말을 시켜보니 은행직원 보다는 낫고 더 똑똑해 보인다. 버스 표를 보이며 내용을 얘기해 달라고 하니 또 한참 들여다보기만 하고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안 나온다. 그리고 하는 소리가 목적지가 없다는 것이다. 목적지도 없는 버스 표가 있나,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할 수 없이 내가 버스 표의 항목을 하나씩 짚어가며 그 친구에게 번역을 시켰더니 다행히 출발 날자와 시간, 요금, 내 이름은 다 맞는데 목적지는 정말 빈칸으로 있다. 이 친구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버스 표에 찍혀있는 버스회사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다. 내 버스 표를 보면서 한참 전화로 얘기를 하더니 목적지가 Bam이라며 목적지 빈칸에 Bam이라고 써넣는다. 드디어 버스 표가 확인된 셈이다. 내일 Bam에 가게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참 힘들었다.
Yazd의 소위 Old City 구경을 다녔다. Old City로 들어가서 이곳저곳 걸어다니며 보는 것이다. 집들은 모두 흙벽돌로 지었다. 며칠 전에 가본 Abyaneh 마을과 비슷하다. 이곳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지붕 위에 흙으로 된 네모 난 구조물이 많이 보이는데 (한국 아파트 지붕에 있는 물탱크 비슷하게 보이는) 이 구조물은 미풍이라도 바람기를 외부로부터 이 구조?! ? 아래에 있는 방으로 끌어들이는 선풍기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웬만한 집은 에어컨을 쓰고 있으니 별로 필요 없는 물건이 되어버린 셈이다.
Old City 안에 있는 Yazd에서 200년 묵은 옛날 거상의 저택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고급 호텔 Malek-o-Tojjar를 찾아갔다. Bazaar 안 깊숙이 있었는데 서너 사람에게 물어서 힘들게 찾아갔다. 호텔 구경을 하고 싶어서 찾아간 것이다. 들어가 보니 정말 분위기 최고였다. 매니저에게 호텔 구경을 하러왔다고 했더니 맘대로 둘러보라고 한다. 참고삼아서 숙박료는 얼마냐고 물었더니 비수기 디스카운트를 해서 일인용 방이 $15란다. 그 가격이면 내가 지금 들고 있는 방이나 마찬가지다. 어제 이곳에 올까하다 말았는데 또 실수를 한 것이다. 어제 두 번 실수를 한 셈이다. 어제 밤 버스정거장에서 Bam가는 버스 표를 사려 하지 않고 택시를 잡아타고 이 호텔로 왔더라면 모든 것이 잘 해결되었을 텐데 정말 재수가 없는 날이었다. 이 호텔 매니저가 영어가 유창하니 Bam 버스 표 사는 것도 손쉽게 도와 주었을 것이다. 이 호텔에 안 온 이유는 너무 비쌀 것 같아서였다. Lonely Planet에 일인용 방이 $35라고 나와 있는데 지금까지 경험으로는 이란 숙박료가 Lonely Planet에 나온 것의 배였으니 $70은 되리라고 생각해서 안 왔는데 처음에는 그래도 한 번 와보려고 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꾼 것이 안타깝다. 매니저에게 부탁해서 방 구경까지 했는데 내가 들고 있는 방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다. Lonely Planet에 의하면 이 호텔이 “one of the most atmospheric hotels in Iran" 이라고 평했는데 이곳에서 못 자고 가는 것이 아쉽다. 이곳에 오는 여행자에게는 꼭 이 호텔부터 우선 체크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근처에 있는 옛날 지하 목욕탕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음식점 Hamun-e-Kahn을 가보니 Shiraz의 Hammam Vakil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멋있다.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아무도 주문을 받으러 오는 사람이 없어서 한참 앉아 있다가 나왔다. 이곳에서 나오는데 한 친구가 따라 나오면서 이 도시 지붕 구경을 하고 싶으냐고 묻는다. 경치가 좋다며 사진 찍을 만하다고 꼬인다. 따라 갔더니 어느 카펫공장 같은 곳으로 들어가더니 지붕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올라가서 잠긴 문을 열쇠로 열고 지붕으로 인도한다. 올라가 보니 정말 경치가 희한하다. 사진을 여러 장 ?! 銓? 나오 는데 자식이 일곱이고 하면서 돈을 요구한다. 가이드 노릇을 했으니 돈을 내라는 것이다. 10,000 IR을 (1,000원) 주었더니 고맙다고 하며 받는다. 이 친구 아마 외국사람만 보면 항상 이렇게 하는 것 같다. 이것도 비즈니스 아이디어니 나무랄 수 없다. 지붕 구경이 볼 만하니 10,000 IR이면 안 할 외국인 없을 것이다. 세 사람을 데리고 가서 30,000 IR을 받을 수 있다면 택시 운전사 수입보다 낫다.
너무나 더워서 시장에서 아랍 사람들이 머리에 두르는 수건을 샀다. 내가 사용하는 반다나는 적어서 머리를 완전히 덮을 수가 없다. 이 수건으로 머리를 싸니 얼굴을 완전히 가릴 수가 있어서 참 좋다. 당분간 반다나는 집어 넣어놓고 이 수건을 써야겠다.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을 것 같다.
이 도시에는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길거리가 너무나 시끄럽다. 그러나 차가 다니지 못할 골목길이 많아서 모터사이클이 참 편리할 것 같다. 그리고 이 나라는 휘발유 값 쌀 것이니 아주 편리하고 경제적인 교통수단일 것 같다. 어제 같은 버스에 타고 왔던 아일랜드 젊은이 둘을 길거리에서 세 번이나 만났다. 나도 끼어주었으면 심심지 않게 같이 다녔을 텐데 안 끼어준다. 둘 중에 한 친구는 올 9월부터 부산에 있는 학원에서 일년 동안 영어를 가르칠 예정이라 하다.
Yazd Old City 길 풍경
터널이 많은데 왜 그럴까?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다
Bazaar 천장에 뚤린 구멍으로 햇빛이 내려와서 땅 바닥에 비춘다
벽이 내려오지 않도록 받치고 있는 것일까?
Malek-o-Tojjar 호텔, 어제 들까 하다가 만 곳인데 안 든 것이 후회다
옛날 부자 상인의 집을 개조해서 만든 호텔인데 분위기가 그만이다
옛날 지하 목욕탕을 개조해서 만든 찻집 입구
지붕과 벽이 아름답다
연못 같기도 하고 수영장 같기도 하다
지붕 위에 올라가서 지붕 구경을 했다
무덤 같기도 하고 여자 가슴 같기도 한 특이한 지붕 형태다
에스키모 얼음 집 같기도 하다
아름다운 타일로 장식된 탑이 둘인 회교사원
이란을 대표하는 건물 중에 하나라는데 회교사원은 아니고 무슨 용도의 건물일까?
이란 어디서나 볼 ?! ? 있는 ? 靡? 헌금함, 처음에는 우편함인줄 알았다
알아보기 힘든 자동차 번호 판, 왜 전 세계가 다 쓰는 아라비아 숫자를 안 쓰는지 모르겠다
관공서 건물 한 가운데 자리 잡은 호메이니 초상화
버스 정거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검은 베일을 쓴 여자들
새로 산 아랍 수건과 장갑으로 햇빛에 완전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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