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코로나발 무한확장
반찬.제철과일.과자.꽃.술.그림...
백화점.마트.편의점까지 가세
2030은 커피.속옷.펙간식도
'편리함+특별함 줘야 구독유지'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신모(38)씨는 매주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반찬을 여섯가지와 국 한 가지를 받는다.
한 달에 네 번씩 정기적으로 반찬과 국을 배송받는 가격은 9만9000원이다.
지난해 8월시작한 현대백화점의 반찬 구독 서비스다.
신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밖에서 장보기가 꺼려져 반찬 구독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반찬 고민을 덜었다.
매장 구매보다 (가격은) 10~30% 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반찬 구독 서비스에 대한 30~40대 고객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구독 경제'가 확산하고 있다.
구독 경제는 정기적으로 일정한 비용을 내고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경제활동을 가르킨다.
기존의 신문이나 우유 배달 등은 구독 경제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반찬.과자.커피.술.꽃..그림 등으로 구독 대상 상품과 서비스가 대폭 늘었다.
유통업체로선 구독 서비스의 장점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소비자는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붙잡는 '룩인' 전략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3월부터 커피.피자.고기의 구독권 을 판매하고 있다.
커피.피자의 구독권 판매량은 6만장(누적)을 넘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들어 기저귀와 건강기능식품.화장품 등으로 구독 상품을 늘었다.
롯데제과는 구독자에게 과자를 배송하는 '월간 과자'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격은 월 9900원~1만9800원이다.
구독 신청자가 몰리자 롯데제과는 당초 계획한 것보다 행사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구독자에게 아이스크림을 배달하는 '월간 아이스크림' 서비스도 내놨다.
대상의 온라인 쇼핑몰인 '정원e샵'은 지난해부터 포장김치(종가집)의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5월 '제철 과일'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달 20만~22만원을 낸 고객에게 매주 또는 격주로 과일을 배송한다.
김철용 신세계백화점 청과 바이어는 '(좋은) 품질의 과일을 골라 담는 건 물론 맛있게 먹는 법,
과일의 유래 등을 적은 손편지를 등봉해 보냈다.
매주 기대된다는 피드백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편리함과 비용 절약외에 (소비자에게) 특별한 상품이란 느낌을 줘야 구독이 유지된다'고 전했다.
파리바게뜨는 커피.샌드위치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월 4만원을 낸 고객은 매일 커피.샌드위치 세트를 받을 수 있다. 20~30대 소비자 사이에선 속옷, 면도기나
애완견 간식을 정기 구독하는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펴느이점도 구독 마케팅에 공을 들인다.
CU는 월간 구독 상품의 종류를 커피.도시락.김밥에서 스낵.생수.우유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GS25도 원두커피.도시락에 이어 생리대를 구독 상품으로 추가했다.
일부 업체는 꽃.그림 등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위메프는 한 달에 2만~6만원을 낸 고객에게 매주 두 차례 꽃을 배달하는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인터파크는 매달 새로운 작품을 배송하는 그림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한국농수간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해 말 소비자 1374명을 대상으로 '식품 구독 경제 이용실태'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7.2%) 이 식품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로 '편리함(6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비용 절약'(28.4%)이나 '선택 고민이 필요 없어서'(21.9%)라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다만 응답자 열 명 중 세 명꼴로 3개월 안에 구독 서비스를 취소했다고 응답했다.
취소 이유로는
구독 상품의 춤질이 좋지 않았다거나
업체가 배송한 구성품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