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술분석] 레알을 무너뜨린 맨시티의 전방압박 시스템.jpg

[축구보는기자]

안녕하세요 축구보는 기자입니다. 

오늘은 맨시티와 레알 마드리드간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나타난 

맨시티의 전방압박 시스템과 득점 장면, 레알에게서 나타난 아쉬웠던 점에 대해 다루는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맨시티입니다. 4-1-2-3 포메이션으로 소개된 맨시티는 

사실 경기 내에서는 이렇게 정형화된 포메이션대로 위치하지는 않았는데 

먼저 양 풀백부터 역할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우측이 더 자연스러운 풀백인 칸셀루는 거의 윙어처럼 측면 높은 위치까지 자주 올라간 반면 

워커는 미드필더 써드 지역에 위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칸셀루가 공격적으로 나서는 반면 워커는 뒤에서 풀백, 센터백,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수행했습니다. 

전방에서는 사실상 제주스와 스털링이 넓게 벌린 투톱처럼 움직이는 가운데 

제주스가 뒤로 빠지는 이른바 펄스나인처럼 활용됐습니다.

데 브라위너가 다른 두 미드필더들에 비해 전방으로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포덴과 비슷한 위치까지 올라오며 투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보이는 장면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는 후술할 맨시티의 전방압박 시스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후반전에는 제로톱을 맡던 포덴이 우측으로 변경되면서 

스털링에 비해 더욱 측면 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데 브라위너가

하프스페이스 침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끔 변화를 주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제주스가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움직임을 보이며 5톱과 같은 그림이 형성되곤 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도 마찬가지로 4-1-2-3 포메이션으로 소개됐습니다. 

라모스가 1차전 퇴장으로 인해 결장한 가운데 이번 경기를 앞두고

예상하기 어려웠던 양측 윙어 자리에 아자르와 호드리구가 선발로 나섰습니다.

8강 진출을 위해 두 골이 필요했던 레알은 모드리치를 

크로스와 카세미루에 비해 높은 위치에 둠으로써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 것으로 보이며

보통 이런 포메이션에서는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이 수비형 미드필더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패스 능력이 좋은 크로스가 종종 라볼피아나를 형성하면서 그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맨시티의 전방압박과 고뇌의 크로스

맨시티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아주 높은 위치에서부터 강력하게 전방압박을 가했습니다. 

바란은 제주스가, 밀리탕은 스털링이 압박함과 동시에

포덴이 약간 아래에서 그 뒤를 받쳐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두 미드필더들에 비해 우측의 데 브라위너는 조금 더 전진된 위치, 

거의 포덴과 비슷한 위치까지 올라가며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진이 볼을 소유하기 힘들게끔 압박하면서

그들이 측면으로 볼을 전개할 때에는 맨시티의 윙백들도 적극적으로 전진해 방해했습니다.

쓰리톱 중에서는 포덴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는데

제주스와 스털링이 상대적으로 압박해야할 대상이 명확한 반면

포덴은 상황에 맞춰 상대를 바꿔야했기 때문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진이 센터백에 향하는 압박을 돕지 않을 시

포덴은 쿠르투아를 압박했으며 카세미루나 크로스가 도우러 내려올 시 그들을 압박했습니다. 

이 때 제주스와 스털링의 역할이 하나 늘어나는데 볼이 전개되지 않은 쪽의 선수가 

압박 대상을 쿠르투아로 변경함으로써 레알이 쿠르투아를 통한 패스길을 선택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쿠르투아가 바란에게 볼을 넘길 경우

스털링은 본래의 압박대상인 밀리탕 대신 쿠르투아에게 압박을 가했습니다.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로 인해 사실 가장 큰 고민을 안게 된 선수는 토니 크로스였습니다.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해줬던 크로스는 이 맨시티의 압박 시스템을 풀어내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왔을 때에는 포덴이 압박하면서

3:3 상황이 만들어지며 여전히 수적으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패스길을 찾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가 자신의 포지션에 맞게 좌측 약간 전방으로 향했을 때에는 데 브라위너가 붙었으며 

아예 측면으로 빠졌을 경우에는 워커가 붙었습니다.

이와 같은 맨시티의 전방압박 시스템은 레알 마드리드의 빌드업을 어렵게 만들었을 뿐만이 아니라 

전반 8분 만에 득점까지 뽑아내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맨시티의 득점 장면

먼저 이 상황은 맨시티가 중앙선 근처에서 볼을 빼앗긴 이후 

다시 레알이 후방으로 볼을 보내며 빌드업을 재개하는 장면입니다.

때문에 현재 바란이 볼을 잡고 있음에도 본래 그에게 압박을 가하던 제주스가 

아직 제 위치에 도착하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신 그는 풀백 카르바할에게 향하는 패스길을 차단했습니다.

스털링은 본래 압박대상인 밀리탕을 압박하고 있었고 크로스가 중앙 부근에 있기 때문에 

데 브라위너가 그에게 향하는 패스길을 막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포덴은 일차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인 카세미루에게 향하는 길을 막고 있었지만 

바란에게 압박이 없었기 때문에 카세미루에게 향할 수 있는 패스길을 차단하는 루트로 바란에게 압박을 시도했습니다.

워커가 아직 높은 위치까지 올라오지 못했기 때문에 

바란은 멘디에게 볼을 넘길 수도 있었지만 일단 골키퍼에게 볼을 넘겼습니다.

이 시간 동안 워커가 꽤 높은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포덴의 선택과 맨시티 동료들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쿠르투아에게 볼이 향하자 포덴은 앞으로 향하면서도 일단 뒤를 한 번 돌아보면서 

카세미루의 위치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의 일차적인 목표는 그에게 향하는 패스길을 막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여전히 자신의 위치가 적절하다고 판단한 포덴은 그대로 쿠르투아를 압박하러 나갔습니다.

포덴이 앞으로 나가자 크로스를 압박하던 데 브라위너가 올라오면서 카세미루로 압박 대상을 변경했습니다. 

포덴이 패스길을 차단하는 루트로 가긴 했지만 카세미루가 움직이면서 그 길을 이탈할 수도 있었고 

띄우는 패스를 통해 연결시킬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 크로스는 지금까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지만 

일단 볼의 위치 자체가 그와 상당히 거리가 있었고 혹여나 이 지역에 긴 패스가 연결될 경우를 대비해 

데 브라위너 대신 워커가 크로스를 따라 적절하게 중앙으로 좁혀 올라갔습니다. 

멘디든 크로스든 둘 모두에게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위치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쿠르투아가 선택할 수 있는 적절한 패스 대상은 아직 제주스가 붙지 않은 바란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볼을 받은 바란도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포덴이 다시 자신에게 압박을 들어오는 상황 속에서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패스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만 놓고 보면 3:3 상황이었기 때문에 짧은 패스로는 누구에게도 주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거리가 있는 롱패스로 제한됐는데

이 경우 멘디와 밀리탕이 있는 좌측면과 워커가 가까운 위치에 있는 크로스 정도가 있지만 

압박을 당하는 촉박한 상황 속에서 그들에게 정확하게 연결되는 패스를 구사하기는 

센터백인 바란에게는 힘든 임무였습니다. 

정확하게 연결시키지 못할 경우 오히려 꽤 높은 위치에서 맨시티의 선수들에게 

볼을 탈취당하는 상황까지 연출될 수도 있었던 만큼 심리적으로도 이 선택지를 택하기에는 불안했을 겁니다.

그래서 골키퍼에게 다시 볼을 넘기고 밀리탕에게도 넘겨봤지만 

스털링의 압박 때문에 다시 골키퍼에게 넘기는 장면을 몇 차례 반복하는 그림이 이어졌는데

이 때 스털링이 급작스럽게 쿠르투아를 압박하며 상황이 급격하게 변합니다. 

압박을 당한 쿠르투아는 다시 바란에게 볼을 넘기지만 바란의 입장에서는 

유일하게 안전했던 쿠르투아에게 향하는 패스를 봉쇄당한 절체절명의 상황이 된 겁니다. 

스털링의 이 행동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얼른 뻥 차서 우리에게 볼 소유권을 넘기라는 것이었죠.

결국 바란의 선택은 개인능력으로 벗겨냄으로써 압박대상 하나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끔씩 골키퍼들도 자신에게 들어오는 이런 압박을 발재간 하나로 풀어내는 장면이 나오곤 하죠. 

어쩌면 바란이 어디에 패스를 하면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아 볼을 끈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이로 인해 레알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합니다. 

바란이 제주스의 도전에 무릎을 꿇으며 페널티 박스 내부에서 볼을 빼앗겼고 

이것이 그대로 스털링에게 연결되며 실점을 허용합니다.

이 실점에서 가장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것은 바란이며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실수를 유발시킨 것은 명백히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지시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레알 마드리드의 팬 분들께서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지단 감독의 대응이 안일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맨시티는 원래 전방압박에 상당히 강점을 지니고 있고 또 자주 쓰던 팀입니다. 

그들과 FA컵 준결승전에서 만났던 아르테타 감독의 경우는 이를 잘 인지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 그들을 탈락시키기도 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보다 확연히 떨어지는 전력을 지녔지만 아스날은 그들의 전방압박을 풀어내기 위해 

후방 빌드업 시에 중앙 미드필더 둘을 모두 센터백 위치까지 내려 맨시티의 전방 자원들을 끌어냈으며 

대신 라카제트를 중원지역으로 내리고 공격 자원들을 좌측으로 집중시켜 

롱 패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오바메양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벤제마는 라카제트보다 이 역할에 훨씬 잘 어울리며 더 뛰어난 공격수였고 

크로스와 카세미루, 모드리치는 자카, 세바요스보다 높은 클래스에 있는 미드필더였습니다만 

끝내 공격적으로도, 수비적으로도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에는 오바메양이 없고, 그 역할을 책임져주던 호날두도 떠났고, 

라모스가 있었다면 이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였을 수도 있지만 

대응만 잘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력정도는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최종적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단 감독에게 전술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경기였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레알은 어떻게 해야 했나

오히려 맨시티가 보였던 골키퍼까지 압박하는 이런 전술은 레알이 펼쳐야했습니다. 

맨시티의 골키퍼 에데르송은 정확한 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이며 

이를 공격 수단의 하나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맨시티는 강점만큼이나 약점도 꽤 명확한 팀입니다. 

먼저 전방 자원들 중 확실한 제공권을 지닌 선수가 없기 때문에 

후방에서부터 전방으로 찌르는 롱패스 시도를 공격의 무기로 삼기 힘듭니다. 

에데르송의 롱 킥이 일품이긴 하지만 강하게 압박이 들어온다면 역시 정확하게 넘겨주기는 어렵죠.

하지만 레알은 전방압박을 하긴 했습니다만 맨시티에 비해서는 그렇게까지 높은 지역까지 올라가진 않았습니다. 

딱 센터백들이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볼을 자유롭게 전개하지는 못할 수준까지 올라갔죠. 

그마저도 그 지역에서 볼을 탈취하거나 하는 장면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건 맨시티와 레알이 어디에서 태클을 시도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주황색이 맨시티이고 파란색이 레알입니다. 

맨시티가 레알의 진영에서 상당부분의 태클을 시도한 반면 

레알은 대부분 자신들의 진영에서 태클을 시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레알은 맨시티 진영에서 딱 4번의 태클을 시도했는데 모드리치의 1회를 제외하면 모두 실패했고 

그나마 모드리치의 1회도 태클은 성공했지만 볼 소유권을 되찾아오는 것에는 실패했으니 

사실상 전방에서 볼을 탈취한 횟수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즉 맨시티가 빌드업을 진행하기에 상당히 수월했다는 뜻입니다. 

골이 필요했던 레알은 어떻게든 이 작업에 방해를 가해야했습니다.

두 번째로 맨시티는 완벽한 수비 라인업을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칸셀루가 좌측을 볼 수는 있지만 우측이 더 익숙한 선수였고 

센터백의 일원으로 나오던 에릭 가르시아는 정확한 원인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거취 문제로 인해 출전하지 못하면서 페르난지뉴가 선발로 나오게 됐습니다.

페르난지뉴가 센터백을 뛸 수는 있지만 높이 싸움에서 약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레알은 우측에서 뒷공간을 공략하고 박스 내부에 가능한 많은 볼을 투입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벤제마에게 공중볼 경합을 시도하게끔 만드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실제로 득점 장면도 호드리구가 개인능력으로 하나를 벗겨내면서 벤제마에게 크로스를 올린 것이 결정적이었고 

외에도 벤제마는 볼만 잡으면 상당히 뛰어난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해줬습니다만 

그리 많은 기회를 제공받지는 못했습니다. 

경기 내에서 빌드업 대신 롱패스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면서 

맨시티의 전방압박을 무력화시킴과 동시에 비니시우스같은 빠른 선수를 투입하면서 

뒷공간 침투를 주무기로 삼았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맨시티와 레알 마드리드간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대한 분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자유롭게 퍼가셔도 괜찮습니다.

[로마니정]

잘보고 갑니다 ㅎㅎ

[축구보는기자]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됩니다

[밥대검찰청]

잘보고갑니다~

[축구보는기자]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Manchester City FC]

잘보고 갑니다

[축구보는기자]

감사합니다. 8강 진출 축하드립니다.

[마커스 래쉬포드]

좋은 분석이네요

[축구보는기자]

감사합니다. 더 나은 영상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henry]

유튜브에서 먼저 봤었는데 락싸에서도 활동하시네요 잘봤습니다!

[축구보는기자]

감사합니다! 락싸가 영향력이 큰 커뮤니티인만큼 여기에서도 꾸준히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ㅎㅎ
영상 시청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ㅠㅠ

[레이팔머]

잘보겠습니다 고전 축구 자료 올려주신거 잘보고있어요

[비에이라]

ㄷㄷ

[K. Mbappe]

이런거 너무 재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