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에게,
남영동 L피트니스, 그 두 번째 이야기
며칠 전부터 아침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마음을 다 잡고, 집에서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피트니스센터에 등록을 했죠.
마음 같아선 아침에 조금 더 자고, 저녁에 운동을 하고 싶지만,
그러면..자주 빠지게 될 것 같아서요.
저녁엔 아무래도 이런저런 일들이 많잖아요.
여자 친구랑 데이트도 해야 하고, 회식도 있을 수 있고, 야근을 해야 할 때도 있고..
그래서 좀 피곤하긴 하겠지만, 아침 운동을 선택했습니다.
1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울려대는 알람 덕분에
오늘 아침에도 늦지 않고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어나서 운동복을 입고 있는 중이에요.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는 게 참 힘들어요.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잠드는 건 쉬운데, 한 시간 일찍 눈뜨는 건
생각보다 많은 의지를 필요로 합니다.
현관문을 열고 나와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근 3동안 숨쉬기 운동 외에, 운동이라는 걸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그 전엔 가끔 수영도 하고, 조깅도 하고 등산도 가고 했었는데...
최근 몇 년간은 운동이라는 걸 아예 잊고 지냈습니다.
운동도 한 번 안 하기 시작하니까..점점 멀어지고,
완전히 멀어지고 나니까 다시 가까워지기도 쉽지 않고..그렇더라구요.
마치 친구처럼..
운동을 잊고 지내는 동안 ‘자기 절제’도 함께 잊어버린 것 같아요.
잦은 술자리와 야식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늘 취할 때까지 마시고, 배가 터질 때까지 먹어댔습니다
그랬더니 어느새 허리 사이즈가 34인치가 되더군요.
내가 그렇게 뚱뚱해졌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여자 친구랑 양복을 사러 갔다가 깨달았어요.
여자 친구 앞에서 멋지게 보이고 싶은데, 뭘 입어도 맵시가 나지 않았습니다.
열 벌을 넘게 입어봤는데도,
어떤 옷도 내가 그리는 이미지가 나오질 않았어요.
다리를 짧아 보이고, 배는 오뚝이처럼 볼록하고...
그래서 그 날 처음 긴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직시하며
나의 바디라인이 그렇게 형편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피트니스 센터를 찾았어요.
열심히 운동해서 꼭 멋진 옷맵시를 그녀에게 선사할 겁니다.
내가 멋진 남자가 되는 것보다 그녀에게 더 큰 선물은 없을 테니까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라고,
긴장을 늦추는 순간 사랑도 느슨해 질 수 있다고...
첫댓글 하루 두 번...1시간씩...오전9시~10시 오후 7시~8시...가장 적절합니다. 저도 매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