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열풍이 몇 년 간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아직도 그 열기가 계속 되고 있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은 트로트의 홍수 속에 질려 버렸다고, ‘트’만 나와도 채널을 돌려 버리기도 합니다.
그동안 경연 프로그램에 참 많이도 있었습니다. 음악을 하는 이에게 특히 무명에게 경연은 좁은 등용문입니다. 곧, 치열한 경쟁 속 기회의 장이란 얘기지요. 뮤지컬 분야의 더블캐스팅, 4중창에 팬텀싱어, 밴드 결성 프로젝트인 슈퍼밴드, 과거 인기 가요를 재해석해 부르는 새가수, 무명가수들의 등용문 싱어게인, 보이스킹 등 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퓨전 국악오디션인 조선판스타, 풍류대장도 제겐 참 좋은 프로그램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많은 경연 프로그램 중 트로트가 단연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트롯전국체전, 헬로트로트 등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고, 미스트롯3 참가자를 모집 중이라는 광고도 자주 보입니다. 앞으로는 국악, 뮤지컬, 밴드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경연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특히 트로트 경연 중 부른, 발표 당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적지 않은 곡이 역주행을 했고, 멋진 재해석과 실력 덕분에 선배들로부터 노래를 선물받기도 했습니다. 그 수많은 경연프로그램 중 하나에서 등용문에 올랐던 어린 친구가 부른 노래, ‘여백’의 가사가 요즘 자꾸 머릿속을 맴돕니다. 경쟁사회에서 바삐 살아가며 잊었던 자신과 여유를 찾아가겠다는 의지가 자각의 바탕 위에 마지막 부분에서 살아 있어 더 좋았습니다. ‘마음에 여백이 없어서 인생을 쫓기듯 그렸네/ 마지막 남은 나의 인생은 아름답게 피우리라’, 여유를 가지고, 여백미를 살리며 즐겁게 살아가야겠습니다.
여백은 여유를 통해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최근 바쁜 가운데도 자연을, 문화재를 돌아보는 기회를 많이 만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쁜 시간 쪼개어 청심환 역할을 한 옻골마을에서,,,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186915689
오랜만에 돌아본 반곡지도 좋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186873440
금오산 맥문동 보러갔다가 메타세쿼이어와 소나무에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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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모셔온 글)=======
얼굴이 잘생긴 사람은
늙어 가는 게 슬프겠지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저녁이면 벗게 되니까
내 손에 주름이 있는 건
길고 긴 내 인생에 훈장이고
마음에 주름이 있는 건
버리지 못한 욕심에 흔적
청춘은 붉은 색도 아니고
사랑은 핑크빛도 아니더라
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이지
그게 인생인거야
전화기 충전은 잘 하면서
내 삶은 충전하지 못하고 사네
마음에 여백이 없어서
인생을 쫓기듯 그렸네
청춘은 붉은 색도 아니고
사랑은 핑크빛도 아니더라
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이지
그게 인생인거야
전화기 충전은 잘 하면서
내 삶은 충전하지 못하고 사네
마음에 여백이 없어서
인생을 쫓기듯 그렸네
마지막 남은 나의 인생은
아름답게 피우리라
----- 김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