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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읽기 오늘은 화수미제괘火水未濟卦(감하이상坎下離上)䷿의 괘사卦辭와 해설(공영달孔穎達, 정이천程伊川, 주희朱熹)을 읽어본다.
<괘사卦辭>
未濟 亨 小狐汔濟 濡其尾 无攸利
(미제는 형하니 소호흘제니 유기미면 무유리하니라)
미제未濟는 형통하니, 작은(어린) 여우가 물이 말라야 건너가니, 그 꼬리를 적시면 이로운 바가 없다.
[공영달孔穎達의 소疏]
[미제未濟 형亨] ‘미제未濟’는 아직 물을 건너가지 못함의 이름이다. 미제未濟의 때에 작은 재주의 사람이 지위에 있으면 공功을 세우고 덕德을 수립하지 못하여 어려움(환난患難)에서 벗어나고 험함을 건너가지 못한다.
만약 유柔를 지키고 중中을 써서 현철賢哲한 자에게 위임하면 미제未濟에 건너갈 수 있는 이치가 있게 되니, 이 때문에 통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제未濟는 형통하다.”라고 한 것이다.
[소호흘제小狐汔濟 유기미濡其尾 무유리无攸利] ‘흘汔’은 장차 다하는 이름이니, 작은 재주의 사람이 어려움을 구제하지 못하여 그 일이 마치 작은 여우가 비록 물을 건너갈 수 있으나 남은 힘이 없어서 반드시 물이 마르기를 기다려야 비로소 냇물을 건너가는 것과 같다.
미쳐 강안江岸에 오르기 전에 그 꼬리를 적셔서 건넘에 젖음을 면치 못하면 어찌 이로운 바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작은 여우가 물이 말라야 건너가니, 그 꼬리를 적시면 이로운 바가 없다.”라고 한 것이다.
[疏]
‘未濟 亨’者 未濟者 未能濟渡之名也. 未濟之時 小才居位 不能建功立德 拔難濟險.
(‘미제 형’자 미제자 미능제도지명야 미제지시 소재거위 불능건공입덕 발난제험)
[미제未濟 형亨] ‘미제未濟’는 아직 물을 건너가지 못함의 이름이다. 미제未濟의 때에 작은 재주의 사람이 지위에 있으면 공功을 세우고 덕德을 수립하지 못하여 어려움(환난患難)에서 벗어나고 험함을 건너가지 못한다.
若能執柔用中 委任賢哲, 則未濟有可濟之理 所以得通 故曰“未濟 亨.”
(약능집유용중 위임현철 즉미제유가제지리 소이득통 고왈 “미제 형”)
만약 유柔를 지키고 중中을 써서 현철賢哲한 자에게 위임하면 미제未濟에 건너갈 수 있는 이치가 있게 되니, 이 때문에 통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제未濟는 형통하다.”라고 한 것이다.
‘小狐汔濟 濡其尾 无攸利’者 汔者 將盡之名 小才不能濟難 事同小狐雖能渡水 而无餘力 必須水汔 方可涉川.
(‘소호흘제 유기미 무유리’자 흘자 장진지명 소재불능제난 사동소호수능도수 이무여력 필수수흘 방가섭천)
[소호흘제小狐汔濟 유기오濡其尾 무유리无攸利] ‘흘汔’은 장차 다하는 이름이니, 작은 재주의 사람이 어려움을 구제하지 못하여 그 일이 마치 작은 여우가 비록 물을 건너갈 수 있으나 남은 힘이 없어서 반드시 물이 마르기를 기다려야 비로소 냇물을 건너가는 것과 같다.
未及登岸 而濡其尾 濟不免濡 豈有所利 故曰“小狐汔濟 濡其尾 无攸利”也.(注2)
(미급등안 이유기미 제불면유 기유소리 고왈 “소호흘제 유기미 무유리”야)
미쳐 강안江岸에 오르기 전에 그 꼬리를 적셔서 건넘에 젖음을 면치 못하면 어찌 이로운 바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작은 여우가 물이 말라야 건너가니, 그 꼬리를 적시면 이로운 바가 없다.”라고 한 것이다.
역주2 小狐汔濟……无攸利也 : 정이천程伊川은 ‘흘汔’을 ‘흘仡(용감함)’로 보았는바, ‘흘제汔濟’를 ‘삼가지 못하고서 과감히 물을 건넘’의 의미로 해석하였다. ≪정전程傳≫은 다음과 같다. “미제未濟의 때에는 형통亨通할 이치가 있고 괘卦의 재질이 다시 형통亨通함을 이룰 도道가 있으니, 오직 신중히 대처함에 달려 있을 뿐이다. 여우는 물을 건너갈 수 있으나 꼬리를 적시면 건너가지 못하니, 늙은 여우는 의심과 두려움이 많기 때문에 얼음을 밟으면서 물소리를 들으니 빠질까 두려워해서요, 어린 여우는 두려워하고 삼가지 못하기 때문에 건넘에 용감한 것이다. 흘汔은 마땅히 흘仡이 되어야 하니, 장용壯勇한 모양이다. ≪서경書經≫에 ‘흘흘용부仡仡勇夫’라 하였다. 어린 여우가 건넘에 과감하면 꼬리를 적시어 건너지 못한다. 미제未濟의 때에 이루기를 구하는 방도를 마땅히 지극히 신중히 하면 형통亨通할 것이요, 만일 어린 여우처럼 과감히 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니, 이미 이루지 못하면 이로운 바가 없는 것이다.[未濟之時 有亨之理 而卦才復有致亨之道 唯在愼處 狐能渡水 濡尾則不能濟 其老者多疑畏 故履冰而聽 懼其陷也 小者則未能畏愼 故勇於濟 汔當爲仡 壯勇之狀 書曰 仡仡勇夫 小狐果於濟 則濡其尾而不能濟也 未濟之時 求濟之道 當至愼 則能亨 若如小狐之果 則不能濟也 旣不能濟 无所利矣]”
한편 주자朱子는 ‘흘汔’을 ‘거의’로 보았는바, 정괘井卦의 괘사卦辭인 ‘흘지역미율정汔至亦未繘井’에서는 정이천程伊川도 ‘흘汔’을 ‘기幾’로 해석한 바 있다. ≪본의本義≫는 다음과 같다. “흘汔은 거의이니, 거의 건너가서 꼬리를 적심은 건너가지 않음과 같다.[汔 幾也 幾濟而濡尾 猶未濟也]”
[정이천程伊川의 역전易傳_괘卦에 대하여]
미제괘未濟卦는 〈서괘전序卦傳〉에 “사물事物은 다할 수 없으므로 미제괘未濟卦로 받아서 마쳤다.” 하였다.
이미 이루면 사물이 다한 것이니, 사물이 다하였는데도 변치 않으면 그치지 않을 리가 없으니, 역易은 변역變易하여 다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제괘旣濟卦의 뒤에 미제괘未濟卦로써 받아 마친 것이다.
아직 이루지 않았으면 다하지 않은 것이니, 다하지 않으면 낳고 낳는 뜻이 있다.
괘卦됨이 이離☲가 위에 있고 감坎☵이 아래에 있어 불이 물 위에 있으니, 서로 쓰임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미제未濟䷿라 한 것이다.
【傳】
未濟 序卦 物不可窮也 故受之以未濟 終焉
(미제는 서괘에 물불가궁야라 고수지이미제하여 종언이라하니라)
미제괘未濟卦는 〈서괘전序卦傳〉에 “사물事物은 다할 수 없으므로 미제괘未濟卦로 받아서 마쳤다.” 하였다.
旣濟矣 物之窮也 物窮而不變 則无不已之理 易者 變易而不窮也 故旣濟之後 受之以未濟而終焉
(기제의면 물지궁야니 물궁이불변이면 즉무불이지리하니 역자는 변역이불궁야라 고기제지후에 수지이미제이종언하니라)
이미 이루면 사물이 다한 것이니, 사물이 다하였는데도 변치 않으면 그치지 않을 리가 없으니, 역易은 변역變易하여 다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제괘旣濟卦의 뒤에 미제괘未濟卦로써 받아 마친 것이다.
未濟則未窮也 未窮則有生生之義
(미제즉미궁야니 미궁즉유생생지의라)
아직 이루지 않았으면 다하지 않은 것이니, 다하지 않으면 낳고 낳는 뜻이 있다.
爲卦 離上坎下 火在水上 不相爲用 故爲未濟
(위괘 이상감하하여 화재수상하니 불상위용이라 고위미제라)
괘卦됨이 이離☲가 위에 있고 감坎☵이 아래에 있어 불이 물 위에 있으니, 서로 쓰임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미제未濟䷿라 한 것이다.
[정이천程伊川의 역전易傳_괘사卦辭에 대하여]
미제未濟의 때에는 형통亨通할 이치가 있고 괘卦의 재질이 다시 형통亨通함을 이룰 도道가 있으니, 오직 신중히 처함에 있을 뿐이다.
여우는 물을 건너갈 수 있으나 꼬리를 적시면 건너가지 못하니, 늙은 여우는 의심과 두려움이 많기 때문에 얼음을 밟으면서 물소리를 들으니 빠질까 두려워해서요, 어린 여우는 두려워하고 삼가지 못하기 때문에 건넘에 용감한 것이다.
흘汔은 마땅히 흘仡이 되어야 하니, 장용壯勇한 모양이다. 《서경書經》에 “흘흘용부仡仡勇夫”라 하였다.
어린 여우가 건넘에 과감하면 꼬리를 적시어 건너지 못한다.
미제未濟의 때에 이루기를 구하는 방도를 마땅히 지극히 신중히 하면 형통亨通할 것이요, 만일 어린 여우처럼 과감히 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니, 이미 이루지 못하면 이로운 바가 없는 것이다.
【傳】
未濟之時 有亨之理 而卦才復有致亨之道 唯在愼處
(미제지시엔 유형지리요 이괘재부유치형지도하니 유재신처라)
미제未濟의 때에는 형통亨通할 이치가 있고 괘卦의 재질이 다시 형통亨通함을 이룰 도道가 있으니, 오직 신중히 처함에 있을 뿐이다.
狐能度(渡)水 濡尾則不能濟 其老者多疑畏 故 履而聽 懼其陷也 小者則未能畏愼 故勇於濟
(고능도수로되 유미즉불능제하나니 기로자다의외라 고로 이이청하니 구기함야요 소자즉미능외신이라 고용어제라)
여우는 물을 건너갈 수 있으나 꼬리를 적시면 건너가지 못하니, 늙은 여우는 의심과 두려움이 많기 때문에 얼음을 밟으면서 물소리를 들으니 빠질까 두려워해서요, 어린 여우는 두려워하고 삼가지 못하기 때문에 건넘에 용감한 것이다.
汔 當爲仡 壯勇之狀 書曰 仡仡勇夫
(흘은 당위흘이니 장용지상이라 서왈 흘흘용부라하니라)
흘汔은 마땅히 흘仡이 되어야 하니, 장용壯勇한 모양이다. 《서경書經》에 “흘흘용부仡仡勇夫”라 하였다.
小狐果於濟 則濡其尾而不能濟也
(소호과어제면 즉유기미이불능제야라)
어린 여우가 건넘에 과감하면 꼬리를 적시어 건너지 못한다.
未濟之時 求濟之道 當至愼 則能亨 若如小狐之果 則不能濟也 旣不能濟 无所利矣
(미제지시에 구제지도를 당지신이면 즉능형이요 약여소호지과면 즉불능제야니 기불능제면 무소리의라)
미제未濟의 때에 이루기를 구하는 방도를 마땅히 지극히 신중히 하면 형통亨通할 것이요, 만일 어린 여우처럼 과감히 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니, 이미 이루지 못하면 이로운 바가 없는 것이다.
[주희朱熹의 주역본의周易本義]
미제未濟는 일이 이루어지지 못한 때이다.
물과 불이 사귀지 못하여 서로 쓰임이 되지 못하고, 괘卦의 여섯 효爻가 모두 제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미제未濟라 한 것이다.
흘汔은 거의이니, 거의 건너가서 꼬리를 적심은 건너가지 않음과 같다. 점치는 자가 이와 같으면 어찌 이로운 바가 있겠는가.
【本義】
未濟 事未成之時也
(미제는 사미성지시야라)
미제未濟는 일이 이루어지지 못한 때이다.
水火不交 不相爲用 卦之六爻 皆失其位 故爲未濟
(수화불교하여 불상위용이요 괘지육효 개실기위라 고위미제라)
물과 불이 사귀지 못하여 서로 쓰임이 되지 못하고, 괘卦의 여섯 효爻가 모두 제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미제未濟라 한 것이다.
汔 幾也 幾濟而濡尾 猶未濟也 占者如此 何所利哉
(흘은기야니 기제이유미는 유미제야라 점자여차면 하소이재리오)
흘汔은 거의이니, 거의 건너가서 꼬리를 적심은 건너가지 않음과 같다. 점치는 자가 이와 같으면 어찌 이로운 바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