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추수감사절
나는 무엇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까?
금년에 나에게 가장 감사한 일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가지고 기도의 자리에 임한다. 한해 동안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본다. 가장 감동적인 사건이 생각난다. 하나 둘 그렇게 헤아리면서 나는 금년을 돌아본다. 교회 안에서, 그리고 성동구 안에서, 지방회 목회자들의 모임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본다. 그 가운데서 금년에 의미 있는 만남이 무엇이었는지, 그 만남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돌아본다.
부활절에 성동구 지역의 네 교회가 한 자리에 모여 찬양 발표회를 열었는데 그것을 준비하는 일이 큰 도전이었고 결과가 큰 감동이었다. 지방회 목회자들을 위한 신학토론회를 열고 세 사람의 발제를 들었다. 그리고 선배 목회자의 강연을 별도로 촬영하여 유튜브에 공유했다. 그것도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기독교통일학회에 참여하여 강의를 듣고 영상을 촬영하면서 김병욱 박사를 만난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의 강연에 감동을 받아 그의 저서를 구입하고 그의 강연 영상을 편집하여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노력했다. 그의 강연을 여러번 들으면서 나는 오늘의 현실에 대하여 더 큰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마음의 눈이 더 확장되고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새로운 가능성과 과제를 부여하는 것과 같아서 좋았다.
그리고 우리 교회 교우들과 이런 저런 만남을 통해 대화하고 교제하면서 지나간 시간들이 마음 속에 떠오른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섬김에 감동하고 그들에게 나의 마음을 털어 놓으면서 공감했던 시간들… 그것이 금년을 채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뜨레스디아스에 참석하여 나를 깊이 돌아보게 된 점도 금년에 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감동은 지금까지 나의 삶을 몰아가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는 지금도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그래서 그 시간과 만남도 나에게 정말 소중하다.
이런 저런 일들을 생각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언젠가 미래로 가서 2024년도의 나를 찾으려고 할 때 나는 어디서 발견될 수 있을까? 나의 존재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는 금년 그리고 매 순간 사람들과 만남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재한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공동체는 가족과 교회라는 사실이 문득 마음에 밀려왔다. 나는 가족과 교회 속에서 살고 있다. 늘 가족과 만나고 가족과 더불어 가족을 힘입어 살아간다. 마찬가지로 나는 늘 교회와 더불어 교회를 생각하면서 교회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나와 가족이 하나이듯이 나와 교회도 하나다. 이 말은 나의 존재는 결국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는 말이다. 가족이 없이는 내가 없듯이 우리 교회, 새소망교회 없이는 나도 없다.
그렇게 보면 나는 매 순간 교우들과의 만남을 위해 살고 있다. 전체 교우들이 만나는 주일 예배를 준비하면서 일주일을 보내고, 그 교우들과의 개별적으로 만나서 교회와 가정, 그리고 인생에 대하여 의논하고 협력하면서 나의 일상이 흘러간다. 그러므로 나에게 가정과 교회, 그리고 그 가운데서 살아가는 모든 순간은 지금의 내가 있는 자리다. 바로 그 자리에 하나님이 함께하신다. 그렇기에 내가 있는 그곳은 거룩한 곳이며 성전이 된다.
이렇게 깨닫고 보니 그 깨달음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만남이 중요하다. 바로 그 만남이 하나님의 선물이며 그 만남 속에서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고 나를 새롭게 하신다. 만남을 떠나서 나는 존재할 수 없다. 나에게 가장 감사한 것은 나에게 주신 이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 속에서 나는 삶의 보물을 발견한다. 삶의 보물이란 만남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동이며 공감이며 소통이다.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서 의미 있는 일, 더 좋은 일을 꿈꾸고 이루어 가는 것, 그것이 삶에서 가장 빛나고 소중한 보물이다.
2024년도 추수감사절, 나는 이 절기에 ‘일상의 재발견’이라는 경험을 했다. 바로 그 일상 속에서 나는 존재하고, 그 일상에서 만나는 분들과 함께 일하고 대화하고 그분들을 위해서 나는 생각하고 기도하고 수고하고 바로 그분들 때문에 나는 기쁘고 즐겁다. 이 귀하고 귀한 보물을 제공하시고 돌보아 주시는 주님께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 보물이 더 많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나는 일상에 임할 것이고 소중한 만남들을 기대하고 이어갈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