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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줄 몰랐지? 가볼 만한 전국 수목원.식물원
꽃 등 수천 종 뿌리내린 `살아있는 식물 도감` | ||||||||||||||
복주머니 모양에 며느리밥풀이라는 별칭까지 갖고 있는 ‘금낭화’, 노루의 보송보송한 귀를 닮아 이름 붙여진 ‘노루귀’, 광릉에서 발견되고 모양이 요강 같아 이름 붙여진 ‘광릉요강꽃’…. ‘주 5일 수업’으로 휴업일인 오는 28일에는 잘 정돈된 수목과 꽃들이 반기는 수목원과 식물원 나들이를 떠나보자.
식물원은 산과 들의 자생지를 찾는 것보다 시간과 노력을 덜 들이고 더욱 많은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여기에 푯말도 붙어 있고, 자생지에서 보기 어려운 멸종 위기 식물도 볼 수 있어, 꽃 이름을 익히는 등 식물 교육을 위한 장소로 적당하다.
초여름의 길목에 연초록 싱그러운 내음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전국 식물원과 수목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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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여주 해여림식물원
취재진이 식물원 입구에 들어서자 연못에서는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가 요란했다. “개골개골…” “고르르고르르…” 낯선 발자국 소리에 놀란 개구리들은 일제히 울음을 멈추고, 수련과 연꽃, 창포 사이를 첨벙거리며 뛰어나녔다. 연못의 습한 공기가 몸에 닿아 살갗으로도 마음껏 숨을 쉴 수 있어 힘이 넘치는 풍경이었다. 경기도 여주군 산북면 상품리 앵자봉의 방축골 자락에 위치한 해여림식물원(www.yearimland.com) 연못의 초여름 정경이다. 해여림은 ‘온종일 해가 머무르는 여주의 아름다운 숲’의 약자.
초등학생들의 현장 학습을 위해 주제마다 제각기 다른 작은 정원을 갖췄다. 특징은 북향(음지)의 비탈진 곳에 위치해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자연 환경이라는 점이다. 천연 웅덩이인 둠벙이 산비탈을 따라 곳곳에 둥근 형태로 자리잡고 있었다. 둠벙은 20여 개의 작은 계단식 다랑이논으로 변해 있었다. ‘습지원’의 모습이다. 올챙이 떼, 소금쟁이뿐 아니라 밀잠자리, 실잠자리들이 벌써부터 나와 놀고 있었다.
해여림식물원은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야생화와 관목들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해 무성하지는 않다. 하지만 관람 동선 거리가 약 10㎞나 돼 가족끼리 산책하며 산림욕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나춘호 원장은 “자연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교실과 책을 통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살아 있는 식물도감’을 만들고 싶어 식물원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주말 어른 9000원, 어린이 4000원. 문의 ☏ 031-882-1700.
▨ 경기 양평 들꽃수목원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딱걸렸네~.’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오빈리의 들꽃수목원(www.nemunimo.co.kr)에 가면, 지난해 초등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던 광고(CF), ‘구아바’와 ‘망고’ 나무를 직접 볼 수 있다. 코알라가 가장 좋아하는 유카리나무, 최초의 종이 재료였던 파피루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 커피나무를 보는 행운을 덩달아 누릴 수 있다. 보다 알찬 견학은 허브농장이다. 150여 종의 허브잎에 손끝을 스치기만 해도, 허브의 진한 향기를 코로 맡을 수 있다.
지금 들꽃수목원에 가면 온통 꽃잔치다. 남한강변을 따라 서울에서 승용차로 1시간 남짓한거리에 있다. 들꽃수목원 바로 옆에는 남한강이 흐르고 있어 손만 뻗치면 차가운 남한강 물을 손에 묻히며, 초여름 분위기도 맛볼 수 있다. 10만 평 규모의 수목원엔 대규모 야생화 재배 단지와 습지원, 민물고기와 곤충표본실이 있는 자연 생태 박물관, 생태 환경 체험장까지 올망졸망 갖추고 있다. 수목원들을 천천히 산책하며 출렁이는 형형색색의 꽃 물결을 바라보면 어느새 가슴속에도 꽃물결이 일렁인다. 천상의 세계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매주 월요일은 쉬며, 어린이 3500원, 어른 5000원. 문의 ☏ 031-772-1800.
/ 글 황윤억 기자 gol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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