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프로 (전업투자자)
–“가족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큰 남성일수록 더 감정적으로 투자”
-“여성들, 자신의 충동이나 감정이 옳다고 확신하지 않는 경향. 패닉셀링 덜 노출”
–“급락할 때 시장 떠난 투자자들은 쉽게 돌아오지 못했고, 주가 회복 수익도 놓쳐”
안 팔면 손해도 없다.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자신의 투자경험이 풍부하다고 생각하는 45세 이상 남성이나 자녀가 있는 기혼남성의 ‘패닉셀링(공포 상황에서 투매)’ 추세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증시 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주식시장을 떠난다. 그리고 나서 주식 하면 망한다는 소리를 한다. 망한 사람 본인은 부끄러운 줄 모른다. 실력이 없어서 망했다는 걸 인정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 심정을 이해는 한다.
성별이나 연령, 결혼, 가족 등은 투자에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 금융치료사인 아만다 클레이먼은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강한데 주식 투자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고 말한다.
“주식이 급락할 때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은 쉽게 돌아오지 못했고 주가 회복에 따른 수익도 놓쳤다.”
클레이먼은 “가족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큰 남성일수록 더 감정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이 드러난다”며 “반면 여성들은 자신의 충동이나 감정이 옳다고 확신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에 패닉셀링에 덜 노출된다”고 설명한다.
자산관리업체 와델앤어소시에이츠의 테레사 베일리 재무설계사는 “일부 남성은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며 “이는 불가능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통제편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남성들은 어떤 사안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무조건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장 타이밍을 정확하게 예측하려고 할 때 더 많은 변수에 노출된다”고 덧붙였다.
폭락장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이 큰 남성 일수록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수익률이 낮다는 해석도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통계에 따르면 남성의 주식시장 참여율은 여성보다 35% 더 높지만, 느낌에 의존하거나 감정적으로 투자해 실적이 좋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이번 보고서를 공동으로 연구한 MIT의 치힘 웡 연구원도 “주식이 급락할 때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은 쉽게 돌아오지 못했고 주가 회복에 따른 수익도 놓쳤다”고 말했다.
클레이먼 치료사는 “모든 인간은 생존본능을 갖고 있어 주식이 폭락할 때 매도하고 싶은 심리가 생긴다”며 “감정적 투자가 빈번한 사람들은 동료나 친구와 논의를 통해 충동적 투자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