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기 일주일전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참 난감하더라구요. 취소하자니 항공권 등 모든 비용을 돌려받을수 없어 너무 아깝고
여행을 떠나가니 맘이 무겁고....이런걸 진퇴양난이라고 하는건가요?
친정식구들이 어차피 계획한 여행이니 다녀오라고 , 삼오제가 지났으니 괜찮다고 다녀오라고..
사실 무거운 맘으로 떠났어요 .큰아들 말에 의하면 엄마는 도피하듯? 떠났다고...
여행하면서도 맘 한구석엔 자꾸만 엄마가 떠올라 그리 즐겁지 않았고 다녀온 뒤로로 여행에 대한 추억을 하기 보다는
어떻게 시간을 지냈는지 모르게 시간을 흘러 보냈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조금씩 조금씩 그때를 추억해 보며 큰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네요.
큰아이가 패키지 싫다고 하는 바람에 처음 떠나 보는 유럽 여행을 자유여행을 하게 되었어요.
매일 매일 엄청난 거리를 걸어다니며 강행군을 하는 통에 큰아들은 너무 힘들다고 투정도 부렸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때 왜 자기가 그랫는지 모르겠다고,다음엔 가기전부터 운동 좀 열심히 해서 많이 걷고 더 많이 보고 오겠다고...
가족이 함께 떠난 여행이 아이들이 어렸을적 말구는 없었는데 먼 이국에서 같이 다니면서 소소한 가족애도 느끼게 되었고
휴일엔 여유롭게 힐링을 즐기는 유럽사람들 모습에 참 부러워도 했답니다.
외국여행이 첨인지라 준비물 부족 미흡하여 덴마크에선 추워서 덜덜덜 거리고 다녔고 ㅋㅋㅋ
가고 싶었던 레고랜드는 그렇게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인지 모르고 무턱대고 가려했다가 못 가 보고
지금도 레고랜드 못 가 본게 너무나 아쉽고 또 아쉽네요
일요일날 개장 햇으면 쭉이지어야지 일요일 개장 월화수목금 쉬고 토욜 다시 개장...
우리나라에선 찾아 볼수 없는 현상이지요.
그래두 영어 공부는 쫌 한다고 자신하던 큰아들...
막상 외국인을 만나니 듣는건 다 되는데 말이 잘 안되는지라 학교에서 배운공부와 현실은 너무 다르다는걸
느꼈다고 하더라구요. 다음에 또 나갈 기회가 된다면 그땐 그 나라 현지어를 배우고 가겠노라고..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으면 잘 읽고 엄마아빠에게 설명을 장황하게 해 주려 했는데
모든게 '불어'로 되어 있어 멋진 그림도 설명을 할 수 없고 단지 멋지다만 말하고 왔지만
지금 돌아와 역사시간에 보니 그 때 본 작품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말 " 정말로 , 아는 만큼 보인다" 는 말이 맞다고
파리에서는 한국사람들 많이도 봤는데 덴마크에선 동양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이런 여행코스도 없을거라며 큰 자부심?을 가지고 ...ㅎㅎ
기차를 타려고 표를 끊었는데 표를 받고 보니 막막하더라구요.
검정건 글씨요 흰건 종이 시간은 14:30 분이라고 써 있는데 이게 무슨뜻인지 알수가 없어서
큰 아들이 용기내서 역무원 한테 물어보니 그 시간까지만 타면 된다고 합니다.
유럽여행을 하다보니 여긴 교통권 하나로 버스, 지하철.트램 모두 이용가능하더라구요.
체코는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 환승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프라하만 다녀온거였답니다.
여긴 거의 한국이라고 해도 될정도로 한국사람 엄청 많아서...그리고 너무 시끄러워요.
저는 콩글리쉬로 마구마구 하고, 아들은 고급?영어 사용하려다 보니 말이 잘 안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완벽하게 영어를 하려고 하니까 힘들다고 - 큰아들은 그러더라구요.
저는 문장이 안맞아도 그냥 단어 생각나는대로...ㅎㅎ 무식하면 용감하다.!!!
여유 있어 다녀온 여행은 아니였습니다.
그동안 큰아이는 사교육을 수학과외 조금 한것과 영어학원 다닌것 말구는 없기에 그거 조금씩 모아둔것과
적금과 펀드 모두 해지하고 떠났어요.
더러는 저 보구 사치스럽다 말도 하지만 사교육비 몇십만원씩 들여서 하는것 보다 사치스러울까 싶어요.
결과적으로 큰아들은 중3인데 2주 다녀온 뒤 2주 후에 중간고사가 있었답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더라구요 , '공부도 못하는 애가 2주간 여행을 다녀와 '라는 말이 듣기 싫었다고
전교전차 148등 48등으로 끌어 올렸고 기말 고사는 30등으로...깜놀했답니다.
여전히 지금도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요.(이번 2학기 고사 목표는 1만문제 풀고 시험보기 전교 석차 한자리수 하기랍니다.)
공부하다 조금 쉬는 시간엔 터기에 관해서 알아보고 ,저에게 이야기 해주고 파리때문에 프랑스 혁명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고
꿈을 갖게 된것 같아요.아이들은 ...
일을 많이 만들어서 더욱 기억에 남을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서야 조금씩 조금씩 꺼내 보며 그 때를 추억해 봅니다.
다시 갈 기회가 또 온다면 가족들과 함께 자유여행을 알차게 재밌게 다녀오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항구 '니하운'입니다.
건물들이 레고같아요. 진짜로..
밥과 김치가 너무너무 먹고 싶었던 여행이였어요.
덴마크에서 아침을 먹는데1인당 4만원이 넘는 금액이였는데 햄은 너무 짜서 못먹고 고기는 향신료때문에 못 먹겠구
그나마 먹을수 있는걸로 골라서 이렇게...
오르세 미술관에 걸린 시계인데요.
ㅋㅋ 제가 이 시계를 찍다가 " 마담~, 노 픽쳐" 소리를 들었어요 , 큰아들 창피해 죽겠다며..
여기가 그 유명한 거울의방입니다.
베르사유궁전에 있는 ..엄청 사람들이 많았구요 사치스러운 왕비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것 같았어요.
요것이 바로 큰아들의 검색능력에 의해 갔던 생트사펠 성당에 있는 루이17세의 심장입니다.
성당안에 묘지라...저는 조금 을씨년스러웠어요.
덴마크 버스 안 모습입니다.
덴마크는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버스도 유모차나 자전거를 싣고 탈수가 있어요
기차도 그렇더라구요. 그런건 참 부러웠어요. 지하철 타러 내려가는 곳도 자전거를 끌고 내려갈수 있도록 해 두었더라구요.
사진은 멋진데
조금 지저분해서 실망했어요.
덴마크 중앙역인데
엄청난 자전거를 보고 놀랐답니다.
체코 공항인데요
이렇게 친절하게 한글이 써 있어요.
아마도 한국사람이 많이 온다는 뜻이겠죠?
첫댓글 와우!
외국에서 보는 한글은 너무 반갑지!
슈투트가르트 지하철타고 가다가 한글로도서관이라고 써있는걸 내내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만나서 여행기를 들어야하는데...^^
샘 부럽습니다 가족여행 멋지게 다녀오셨군요 전래놀이강의만 잘하시는줄 알았더니 기행문도 일등이세요
내용이 너무 실감나고 가족애가넘쳐 끝까지 재미있게읽었어요 저도 옜날로 돌아갈수있다면 이런가족여행 하고싶군요
돌아가신 어머님도 기뻐하셨을거예요 아이들에게도 살아가는데 활력소가 되지않았을까요 과감하게 떠난여행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