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I/정지용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山)새처럼 날아갔구나!
===[한국 대표 명시 3, 빛샘]===
열없이: 멋적고 심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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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식을 잃은 슬픔을 시로 표현한 아주 슬픈시입니다.
유리창은 이승과 저승의 장애물인 동시에 통로 역할을 하는군요.
어느덧 구월이 왔습니다.
그토록 무더웠던 더위도 서서히 꼬리를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추석이 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코스모스, 상사화, 국화, 능소화가 피고
감, 대추, 밤이 익어가는 가을이 되었습니다.
「9월의 노래」를 들어 봅니다.
구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꽃잎이 피는 소리 꽃잎이 지는 소리
가로수에 나뭇잎은 무성해도
우리들의 마음엔 낙엽은 지고
쓸쓸한 거리를 지나노라면
어디선가 부르는 듯 당신 생각뿐
구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사랑이 오는 소리
사랑이 가는 소리
남겨진 한마디가 또다시 생각나
그리움에 젖어도 낙엽은 지고
사랑을 할 때면 그 누구라도 쓸쓸한 거리에서
만나고 싶은 것
좋은 가을 되세요
=적토마 올림=
9월의 노래/이유 작사, 길옥윤 작곡/패티김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