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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흔들리던 비행기가 안정을 되찾는다.
앞으로 족히 다섯 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야한다.
옆자리의 아내 얼굴을 보니 무척 상기 되어있는 것 같다.
하긴 그럴 만도 할 것이다.
내게 있어서는 일본과 중국을 거쳐 몇 번에 이르는 여행이지만 아내에게 있어서는 이번여행이 처음이니 말이다.
특히 년 전 중국에 두 달 가까이 출장 갔을 때 아내는 나를 따라 붙지 못했음을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가지고 있지 않았던가.
아들아이가 고등학생 때였다고는 하지만은 말이다.
여행이란 것이 본디 기회를 놓치면 다시 찾아오지 않는 법, 아내에게는 이번에도 몇 번의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일터까지 던져버리는 등 그 모든 것을 과감히 버리고 길을 따라 나선 것이다.
더군다나 22주년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있었기에도 그 의미는 더 남달랐었던 것이다.
나는 그런 옆자리의 아내 손을 미소로 잡아 주었다.
그렇지만 다섯 시간 넘게 걸린 비행시간은 과히 장난이 아니었다.
방콕 쑤완나폼 공항에 도착한 00:45분(한국시각02:45) 무렵엔 아내는 거의 초죽음이 다되어있었다.
우리부부의 3박 5일 태국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모든 것을 끝내고 RADISSON HOTEL에 짐을 푼 것이 02:00 이 넘은 시각, 피곤한 육신에 잠을 청해 보았지만 쉽게 잠은 들지 않는다.
옆에 누운 아내도 그런 모양이다.
이런 저런 얘기와 상념 속에 잠깐 잠이 들긴 들었던 모양이다.
창문을 비집고 들어온 햇살에 시계를 보니 여섯시(한국시각08:00)가 넘은 시간이다.
커튼을 걷으니 세상은 이미 훤해져 있었다.
방콕에서의 첫 아침이다.
창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은 도로들이 참 잘되어있다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들게 한다.
더러는 사진으로만 보와 왔던 열대 수목들의 모습도 보인다.
11월 14일 태국 방콕에서의 아침은 이렇게 열렸다.
1.왕궁과 에메랄드 사원
조식 후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 관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하였다.
방콕과 태국 그리고 태국인들을 말해 주고 있는 곳이 왕궁이라 한다.
왕궁에는 옛날이야기 속에서나 나오는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정취가 있었다.
높이 치솟은 궁정과 누각, 사원들은 모두 금박 잎새와 자기와 유리로 찬란하게 장식되어있어 눈이 부실지경이었고 1782년에 건축된 에메랄드사원이 있는 왓 프라케오(wat phra keo)에는 에메랄드 불상(태국에서 가장 숭앙받는 불상)이 높은 제단위에서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11월은 건기의 시작이라 하였지만 내리쬐는 태양은 따갑기만 하였고 날씨는 덥기만 하였다.
그런 가운데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의 관광, 많은 백인들을 볼 수 있는 곳이 그곳이기도 하였지만 또한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많은 한국인들의 모습을 대할 수 있었던 곳이 그곳이기도 하였다.
굳이 환전을 해가지 않아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은 것이라는 그 말처럼 내가 가는 곳곳에서는 수많은 한국인들을 볼 수 있었고 우리 돈이 그대로 통용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날씨가 더욱 덥게 느껴진 것이 비단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나 역시 앞서간 많은 한국인들이 이미 시스템화 시켜놓은 그것에서 아무 것도 할 수는 없었다.
2. 수상시장
왕궁을 나와서 도보로 이동하여 도착한 것이 수상시장을 둘러보는 배를 타는 곳이었다.
도보로 이동하는 과정 중 운 좋게도 뒷골목의 사진도 찍을 수 있었고…
강 이름이 차오프라이 강이라고 했던가?
물빛은 온통 흙빛이었지만 강에는 수많은 고기가 있었다.
물론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빵조각에 길들여진 고기들이었지만은 말이다.
옛날에는 물류와 교통으로 아주 발달했던 것이 수상시장이라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강 주변에는 아직도 수상가옥이 즐비하였다.
3.파타야 그리고 전통안마와 알카에자쇼
파타야로 이동 하던 중 점심을 먹기 위해 팔도강산이라는 한식당에 들렀다.
사장은 당연히 한국인, 하지만 종업원들은 태국인들이었다.
능숙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은 통하는 우리말, 정확히 나이는 알 수 없었지만 대부분이 내 눈에는 열 댓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니 그곳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 식당에서 본 모습들도 그랬다.
특히 여자애들은 더 앳되어 보였다.
태국에서는 초등학교까지만 의무교육 이라한다.
그래서 그럴 것이라는 나만의 생각을 해보았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 지배를 받지 않은 나라가 태국이라고 했던가.
그리고 한국전쟁 중에는 파병까지 해주었던 나라, 한때는 우리보다 잘 살았고 면적도 우리보다는 다섯 배나 더 큰 나라.
하지만 지금은 빈부 격차가 크고 정정이 불안하기도 한 나라가 태국이다.
파타야로 이동하는 도중에 봤던 도로와 인프라는 그런 여러 것들을 능히 짐작하게 해주었다.
참 잘되어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 도로이다.
비록 도로 위를 달리는 차는 일제차가 주류인 외제차일색이지만 중앙 분리대에 도로를 하나 더 낼 수 있을 것만큼 태국은 땅만큼은 넉넉했었다.
파타야로 이동해서는 JOMTIEN PARM BEACH 호텔에 짐을 풀고는 이내 전통안마를 받으러 갔다.
2시간 동안 온몸을 주무르며 삭신을 풀어 주던 맛사지, 철의 도시에서 쇳가루 마시던 내 몸이 참으로 호사를 누리던 시간이기도 했던 것이 그 시간이었다.
저녁을 먹고는 트랜스잰더들의 쇼인 알카에자 쇼를 관람했다.
대부분 남자들이 여자들로 성전환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키는 엄청들 컸다.
게다가 높은 힐까지 신었으니 시각적으로 느끼는 차이는 더 컸었을 것이다.
19세 이상이라는 자막을 붙여야 할 내용은 없었으며 화려하고 찬란하기만 했다.
특히 무대 장치가 아주 훌륭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4.파타야 야시장
노천바가 차려진 곳은 무에타이 경기가 열리는 곳이었으며 뱀쇼도 보여주는 것이었다.
물론 입장료 같은 것은 없었다.
가이드 얘기로는 노천바에서 맥주를 파는 업주들이 그 비용을 낸다고 하였다.
무에타이도 그렇고 뱀쇼도 그렇고 관광객들에게는 팁만 받는다고 했다.
관광객들은 사진 촬영의 대가로 팁을 지불하는 것이고, 물론 나도 뱀을 목에 걸치고 찍으면서 뱀주인에게 돈 천원을 주고 사진을 찍었다.
하여간 태국이란 나라는 공짜가 없는 나라였다.
호텔에서 나와 알카에자 쇼를 보고 야시장을 가기 까지는 버스를 이용했지만 다시 호텔로 들어갈 때는 송테우라는 것을 이용했다.
1톤차의 적재함 양편에 의자를 만들어 놓고 사람을 실어 나르는 것인데, 태국엔 이밖에도 톡톡이라는 것과 오토바이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다고 한다.
파타야에서 첫 날도 그렇게 저물었다.
5.산호섬
스피드 보트로 한 30분 이동을 했는지 모르겠다.
옥색빛 잔잔한 바다를 건너 이동한 것이 산호섬이었다.
말 그대로 백사장도 산호모래였다.
작열하는 태양과 남국의 바다, 그리고 산호섬.
역시 그곳에서도 관광객의 대부분은 한국인이었다.
[사왓디 캅(안녕하세요)] [타올라이 캅(얼마예요)] 하며 [폼 마짝 까올리 캅(한국에서 왔습니다)] 라고 하는 말을 굳이 쓸 필요가 없었다.
위대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느꼈던 곳이기도 했다.
그런 위대한 대한국민을 놀라게 한 것이 파타야의 태국인이었으니.
버스를 타고 배를 타고 이동하는 중 얼굴을 가린 사진사들이 우리들 모습을 자꾸 찍어대더니만 섬을 나와서 배를 내리는 순간에 이미 그 사진들은 인화 되어있었다.
그것도 일반 사진이 아닌 접시에 말이다.
참으로 그들의 기동성에 놀랐던 것이 그일 이었다.
부부 모습 두 장을 접시에 인쇄하여 하나에 삼천원씩을 받고 그들은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 중 몇몇은 그 사진을 구입기도 했었다.
6.농녹 빌리지와 코끼리 트레킹
우리로 치면은 거제 외도쯤을 생각하면 딱 맞을 것이다.
역시 외도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고 외도처럼 정원이 발전된 곳이다.
역시 외도처럼 잘 만들어진 곳이고…
다른 것이 있다면 민속쇼가 있다는 것이고 코끼리 쇼가 있다는 것이리라.
아름다운 곳이라 느꼈던 곳이 농녹 빌리지이다.
농녹 빌리지를 나와서는 코끼리 트레킹을 했다.
코끼리 트레킹후에는 야자를 비롯한 열대 과일도 시식할 수 있었고…
이곳에서도 역시 공짜는 없었다.
코끼리 꼬리털로 만들었다는 반지를 아내에게 사 준 것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역시 팁은 줘야만 했었기에 말이다.
참으로 바빴던 하루이기도 했다.
저녁을 먹고는 일행들과 파타야 해변으로 나와서 맥주를 마시면서 파타야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겼다.
7.타이거 쥬와 파인애플 농장과 쇼핑
동물원이었다.
호랑이와 돼지와 한 우리에서 사육되는 곳, 악어쇼가 있고 돼지 달리기가 있는 곳.
새끼 호랑이가 어미돼지 젖을 빨고 새끼 돼지가 어미 호랑이 젖을 빠는 곳.
어떻게 사육되느냐의 차이리라.
본고장에서 먹어 보는 열대과일의 맛, 파인애플은 말 그대로 fine apple이었다.
어찌나 달고 맛있던지.
그밖에도 둘리안이며 망고, 그리고 이름을 채 못 외운 여러 열대 과일들.
시식을 해본 과일들은 그런대로 먹을 만 했었다.
쇼핑은 여러 곳을 다녔지만 내가 맘먹고 구입한 것은 로얄제리뿐이었다.
8.방콕에서의 마지막 밤
저녁을 먹기 위해 간 곳은 방콕 최대의 고층 건물인 베이욕 타워였다.
88층인 건물, 저녁식사는 79층에서 이루어졌고 저녁후에는 관람을 위해 전망대까지 올라갔다.
가지고 간 디카로 잡은 야경은 이것 밖에 아니 되지만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 야경으로 인해서 참으로 아름답기만 했었다.
그리고 태국시간 02:15(한국시간04:15), 쑤완나폼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부산으로 향해서 09:25분에 도착하였고 피곤에 지친 우리 부부는 어제 토요일을 온통 잠으로 보냈고 나는 오늘 일요일 아침부터 일어나 이렇게 여행을 정리하고 있다.
아내는 아침밥만 주고는 또 침대로 가더니만 낮12시가 넘는 지금 아직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더 많고 자세한 사진은 제 블로그인 아래 주소에 올려 놓겠습니다.
첫댓글 함규씨 태국 관광을 다녀 오셨네요 ... 사진이나 설명이 잘 되어 있어 여행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좋은 추억 오래 간직되시기 바랍니다...
태국여행 잘 즐겼습니다. 나중에 갈 기회가 있으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피로 회복 하세요.......
청풍명월 3박4일간의 태국여행 즐거운 여행 잘 다녀왔구나,김정숙 여사와의 결혼22주년 기념일을 앞둔 해외여행 의미심장한 아름다운 시간이었으리라 믿네,활짝 웃는 밝은부부의 모습 아름답게 느껴지네 덕분에 태국구경 잘했네 여독의 피로회복 잘하고 늘 활력이 지속되기를...청풍명월 화이팅!!!
뱀 무서워한다고 소문난 함규님, 표정 good! 신혼여행 사진 같네요. 부럽습니다. 여독 잘 푸시고 힘차게 다시 출발하시길 빕니다. 힘!!!
좋은 추억여행이되셨네요.사진잘보았읍니다.두분 많이행복해보여 보기좋읍니다.오래로래 간직하시고 행복하세요.힘!!
두내외분 좋은 여행 다녀 오셨군요 아름다운 추억 고이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신혼여행같은 여행을 다녀오셔서 열대 아이를 닮은 까무짭짭한 늦동이 보시는건 아닌지... 좋은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나는 언제 저렇게 멎지게 코키리 타 보노 함규님 멎찐 여행 부럽읍니다 사진 잘봤읍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