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단톡방에 글을 올렸듯이 왼쪽 엄지 바라가락을 다쳤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났더니 견딜 만 해서 서울 정동지역 교회사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그날 저녁 씻으려고 봤더니 피멍이 좀 심하고 걸어서 그런지 통증이 심해서 다음날 병원에 가야지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또 많이 좋아진 것 같아서 그냥 참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당뇨 약 처방도 받아야 해서 태안 나간 김에 저도 병원에 들렀습니다. 당연히 의사는 엑스레이 찍고 보자고 해서 찍고 잠시 후 들어갔습니다. 앞의 분이 진료를 받고 계시는 동안 벽면 모니터의 제 발 사진을 보는데 별 이상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잠시 후 제 차례가 돼서 앉았더니 양말을 벗어서 발을 올려보라고 했습니다. 올렸더니 발가락의 앞부분과 뒤부분을 눌러보더니 어느 쪽이 아프냐고 해서 앞쪽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럴 거라며 벽 모니터가 아닌 컴퓨터 모니터를 자세히 보여 주면서 골절이 의심된다는 것입니다. 골절이면 골절이지 의심은 뭐냐고 했더니 엑스레이라 그렇다며 60-70%는 골절 같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수술할 정도는 아니지만 깁스를 하라고 해서 그냥 안하고 버텨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럼 1주일 뒤에 다시 와서 찍어보면 확실할 것 같다며 혹시 모르니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혹시 더 크게 벌어지면 수술을 할 수도 있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약만 타 가지고 집에 왔습니다.
다친 후 며칠 동안 아침에는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병원에 안가도 될 것 같고, 저녁이 되면 아파서 다음 날 병원에 가거나 가서 깁스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이상하다 했습니다. 아침엔 발가락이 부드러워진 것 같은데 저녁에 굽히지도 못하겠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토요일 아침에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아침에 편했던 것은 간밤에 걷지 않고 발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좋아졌다가 낮에는 평소와 같이 걸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똑같이 걸을 수는 없어서 절뚝이거나 엄지발가락을 들어서 걸었기에 저녁이 되면 더 아팠던 것입니다. 제 추측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몸이 참 신기롭다는 생각을 또 해보게 됩니다. 제가 깁스를 거부하자 의사 선생님이 그럼 반깁스라도 하라는 말씀을 정말 가볍게 여기고 무시했는데 나름의 다 이유가 있지 싶습니다. 저는 너무 과잉진료가 아닌가 했는데 그렇게라도 해야 덜 움직이고 조심하지 싶습니다. 그래서 고민이 됩니다. 1주일 되는 날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골절이라는 말을 듣고 반깁스라도 해야 하는지 아니면 좀 일찍 가서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마음이 아침과 저녁에 서로 다르니 더 그렇지 싶습니다. 6주 동안 조심하면서 또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