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211]신위(申緯)5율=朴淵(박연)-박연폭포에서
朴淵(박연)-박연폭포에서
- 신위(申緯, 1769~1845)/조선
俯棧盤盤下 回看所歷懸 | 잔교를 굽어보며 구불구불 내려와 돌아보니 지나온 길 매달려 있구나. |
巖飛山拔地 溪立瀑垂天 | 바위가 날아 온 듯 산은 땅에서 솟았고 시내가 서있는 듯 폭포는 하늘에 드리웠네. |
空樂自生聽 衆喧殊寂然 | 공중의 음악소리 자생으로 들리는데 뭇 사람 떠드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네. |
方知昨宿處 幽絶白雲巓 | 바야흐로 알겠노니 어제밤 자던 곳이 그윽한 곳 흰 구름 걸린 산마루였음을. |
이 작품은 물론 개성에 있는 박연폭포를 보고 읊은 것이다.
자하는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로 널리 알려져 있거니와,
자하의 시는 그림과 같은 정경이 갖추어져 있다.
보통 솜씨로는 그릴 수도 없는 그림을 율문(律文)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함련과 경련에서는
눈으로, 귀로 보고 듣는 경치를 맑고 깨끗하게 그려내고 있다
*俯=숙일 부는 원문에서는 頫로 나온다.
同意字=俛( 힘쓸 면, 숙일 부)
俯 = 頫숙일 부, 뵐 조(다른 표현: 구부릴 부)
棧= 잔도 잔. 성할 진(다른 표현: 사다리 잔).
동자(同字)㮍 약자(略字)桟
巓= 산이마 전(다른 표현: 산꼭대기 전)
俯棧盤盤下(부잔반반하) 잔교를 굽어보며 빙 돌아 내려와선
回看所歷懸(회간소력현) 폭포가 걸린 그곳 다시 한번 돌아본다.
巖飛山拔地(암비산발지) 땅에서 솟아났나 바위는 날아갈 듯
溪立瀑垂天(계립폭수천) 시내가 서있는 듯 폭포는 하늘에 드리웠네.
空樂自生聽(공악자생청) 허공중 음악 소리 저절로 들리우니
衆喧殊寂然(중훤수적연) 시끄러운 뭇소리 자못 들리지 않네
方知昨宿處(방지작숙처) 이제사 알겠네 어젯밤 잠자리가
幽絶白雲巓(유절백운전) 흰구름 그윽한 산마루이었음을
원문=警修堂全藁冊六 東陽申緯漢叟 / 崧緣錄 己卯九月
朴淵
頫棧盤盤下。迴看所歷懸。
巖飛山拔地。溪立瀑垂天。
空樂自生聽。衆喧殊寂然。
方知昨宿處。幽絶白雲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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