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제 집사람인 베어2(이남희)가 아직은 회원이 아닌 관계로 제 닉을 빌려서 올리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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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르 벚꽃 잎이 다 지는 가 했더니, 뒤를 이어 하얀 조팝 꽃나무 향기로 가득한 4월 끄트머리,
남편 ‘베어’ 권유로 번개모임에 가게 되었다. 옅은 풀빛으로 물이 오른 나무들로 가는 길이 싱그러웠다.
도착한 ‘쿡스 벨’ 가게 앞마당에도 붉은 명자꽃 울타리가 아름다웠다.
다양한 크기의 멋진 그릴들이 앞마당에 먼저 폼을 잡고 있었다.
Street garden 파티를 상상하며 살레님의 오픈닝 멘트를 경청했다.
그 가게의 주인장 비엔비님은 카우보이 모자에 예쁜 나뭇가지 네임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외모도 수려하시고, 목가적 분위기를 즐기실 것 같은 예기(藝氣)가 느껴져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오프라인 모임 첫 나들이라 베어나 나나 좀 쭈뼛거릴 것 같았지만,
샬레님의 입담에 녹아 우린 금 새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바비큐 실습 열 번 이하인 사람 손 들어보라는 샬레님의 말씀에 손든 사람이 꽤 많은 것을 보니,
오늘은 초보들의 열정으로 강의가 빛날 것 같았다.
안내장의 프로그램도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보니 스텝들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비엔비님은 준비하시느라 새벽 세시에야 잠이 드셨다고 했다.
多 人의 기쁨은 누군가의 열정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거기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날의 순서 중에서 난 톱연주와 셀러드 세팅법에 관심이 많았다.
사실 고기 굽는 일은 집에서도 ‘베어’의 일이라 내 관심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샬레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고,
말씀이 워낙 구수해서 저절로 귀가 모아지기 시작했다.
그릴, 칩리, 시즈닝, 럽, 마리네이드, 물텀벙, 마른 럽, 젖은 럽,등 바비큐 용어들이 낯설지 않게 속속 내 것이 되어왔다.
남편이DvD로 바비큐 입문 공부를 할 때 들려오던 말들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 넓지 않은 집에 웨버 47에 이어 57그릴이 두 번째로 배달되었을 때,
우리식구들이 얼마나 놀랬는지....... 뭘 얼마나 구워 먹는다고 저 난리인가 싶어
난 속으로 구시렁거리기도 했었다.
헌데 지금 베어는 그것도 성에 안차는지 또 다시 스모커인지 뭔지에 자꾸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앞치마를 두르고 고기를 만지는 분(샬레님, 비엔비님)들의
진지한 표정과 프로다운 손놀림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 혼자 페미니스트다운 면모로 착각하면서 그들을 멋지게 바라보았다.
남편은 자기의 방식과 프로의 방식을 비교해 가며 진중한 표정으로 교육 내용을 살펴 듣고 있었다.
메모는 내게 부탁했지만, 요리에 관심이 많던 나도 습관처럼 꼼꼼히 메모를 해 나갔다.
특히, 훈연 나무에 대한 설명에서 단 맛이 많이 나는 과실수일수록
달콤한 훈연을 낸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았다.
벚나무보다, 사과나무가, 사과목보다, 포도나무가 단맛이 깊다는 것이다.
그리고 훈연 칩은 고기가 생살 일 때 향이 침투하므로
불과 고기, 훈연 칩을 동시에 넣어야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었다.
고기 온도 조절도 고기에 따라 달라야 한단다.
목살은 저온에서 느리게, 삽겹살은 중저온에서 두어시간, 갈비립은고온에서 빠른게 좋다고 한다.
또한, 비어 캔 치킨은 180도 정도로 두어 시간이면 결과물의 퀄리티가 좋단다.
특히 오리 뼈를 발라낸 뒤 두어 시간 구워내면, 베이징 덕 저리가라하게 맛나다니 한번 시도해 볼일이다.
역시 바비큐요리는 과학의 산물이며, 느림의 美學인게 분명하다.
천천히 구워내야 맛 또한 지긋해지니 말이다. 우리 집 바비킴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통으로 구워 본적은 있는데 뼈 바른 것은 안 해봤기에........
강의 순서가 반쯤 지나고, 김태우님의 톱 연주의 공명이 아름다운 실내악을 듣는것처럼 감미로웠다.
철의 날카로움은 간곳없고, 현이 톱 등살을 스칠 때마다 잔디밭에 공명이 바람과 함께 굴렀다.
톱날이 휘어질 때마다 'my way' 의 애잔한 선율이 손끝을 울리며 흘러나왔다.
멋스런 연주 덕분에 나만의 my way는 끝없이 소실점을 이루며 사라져갔다.
분위기 반전, 날으는 돈까스님의 레크레이션 퀴즈....... 즐겁게 과거로 돌아가 아이들처럼 즐거웠다.
특히,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가 고기를 구워드린다는 멘트에 감동했다.
그 말씀에 사람을 사랑하는 맘이 없는 사람은
절대 바클 회원이 될 수 없을 거란 확신이 서는 순간이었다.
비엔비님의 애씀은 쉴 새가 없이 목살 스테이크 설명으로 이어졌다.
고기 한 덩이 200g로 손질하여 베이스 양념으로 마리네이드한 후,
월계수잎을 으깨어 뿌려주고, 먹다 남은 귤, 오렌지, 레몬등을 받드에 담아, 최소3시간, 표준6시간, 최적 12시간 뒤에 바비큐하라는 말씀이었다.
구울때 파인애플도 함께 구워,
먹을 때 고기와 함께 먹으면 달큰한 바베큐맛이 일품이란다.
노란 파인애플이 그릴에서도 색상 변화 없이 상큼해 보였다.
'봄날의 크리스마스' 처럼 분위기 띄운 테이블 셋팅. 포인세티아 무늬가 찍힌 테이블 크로스가 마당의 풀잎과 잘 어울렸다.
은빛 냅킨꽂이와 예쁜 와인까지 놓여진 테이블로, 환상적인 매운맛의 미친 비베큐와 해물 스파게티가 먹음직스럽게 옮겨졌다.
그리고 양상추 청경채, 적무등의 야채가 큼직큼직하게 담겨진 샐러드가
두 가지 소스의 맛으로 우리앞에 놓여졌다.
회원들의 귀한 입맞춤 덕에 순식간에 사라진 음식 써빙하신 비엔비님 사모님,
소리없이 정말 애쓰셨는데 인사도 못하고 돌아와서 서운했다.
강화도에서 오신 대장간님이 인삼주와 생새우, 밴뎅이, 순무 두루 가져 오시어 더욱 성찬을 이루었다.
인삼주 맛이 영 잊히지 않았다
직화로 목살 스테이크와 닭 가슴살, 맆, 비어캔 한 닭고기까지 엄청 양이 많았다.
든든히 저녁까지 해결이되었다. 비엔비님은 끝까지 배식하시느라 드시지도 못하면서
불 앞에서 진종일 서계셨다.
협찬해 주신 톱코리아, 와인, 썸라이즈, 안데스 코리아 덕에 눈으로, 입으로 호사한 하루였다.
우리 ‘베어’ 의 말을 빌리면, 바비큐 취미는 가족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이라
더욱 의미가 좋다는 말에 넌지시 동의를 했는데.
먹는데서 情난다고 바클 첫 나들이 이후론
이웃까지 즐겁게 해주는 일이라는 생각에 동그라미 를 쳤다.
비약일지 모르지만 방법론적으로 접근하면 가족 간에, 이웃 간에 정이 돈돈해지는 일이니,
앞으로는 각 가정의 문화운동으로 확대될 여지도 있지 않은가 싶다.
그럼 온통 불타는 도시가 될려나... .
아무튼 주말이면 열심히 굽는 남편 덕에, 빨래판만한 고기덩이가 냉장고를 들락날락 어수선하지만,
이웃에 인심쓰는 맛도 즐거움이 되니,.
기껍게 바비큐 클럽 홍보 대사를 해야 할까보다.
정모 한번 다녀오면 한 솥 밥을 먹는 식구가 금방 될 것 같다.
운영자 분들, 그날, 애기 업고 열심히 아내 ‘경희씨’ 챙기신(슈우웅) 분
보기드문 페미니스트 넘 보기좋았습니다. 배부르고 흐뭇한 하루였다.
‘베어’ 볼에 진하게 뽀.. 해줄란다.
첫댓글 글도 참 이쁘게 잘 쓰시네요..^^ 미안 합니다..예약문화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각자 테이블 쎄팅을 준비 했는데 비가 오락 가락 하는 바람에 시간을 놓쳐 행사에 차질이 있었습니다..^^ 우리 내일은 환희를 맛 보기로해요..수고 하셨습니다..^^
일정상 관심사인 샐러드 요리를 못 해서 죄송 합니다..^^ 멜을 함 올려 주세요..샐러드 요리 법 보내 드릴께요..^^ 즉 야채 손질 부터 야채선택요령. 이취. 드레싱. 쎄팅. 신선하게 유지 하는 법등 멜 강의 해 드릴께요..시간 좀 주시고요...
정말 애쓰셨어요. 그날... 댓글도 감사하구요. 제 멜nhbear@hanmail,net 입니다. 진정 그리하여주시면 곱절로 감사합니다.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베어2)
이번 주 까지는 시간이 없을것 같아요..홍천 켐핑 들어 갑니다..다음 주에 시간 내 보겠습니다..^^
너무 정성스런 후기였습니다. 베어님 좋으시겠습니다~~뽀~~~ㅎㅎㅎ
고맙습다.. 감사..
베어님은 행복 하시겠습니다,이렇게 옆에서 응원을 해주시니...부러버라^^
얻어 먹으면서 가끔 나들이 따라 나설만 하네여~..(베어2)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건장하게 자알 생기신분? 운영자님 , 저도 동감입니다.(베어2)
잘 보고 갑니다....저도 바베큐 홍보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별.. 후기도 잘 봤습다. 자상하심이 청보리 일렁임같더군요,(베어2..나미. 제 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