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여행을 통해 깨달은 직관의 가치>
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 12202831 안금진
나는 굉장히 합리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MBTI만 보아도 ESFJ, S 78%에 F 92%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오늘 하루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하루 일과를 계획하여 생활을 하는 나에겐 직관적인 경험이 드물다. 스마트폰 갤러리를 열어 나의 직관적인 경험에 대해 찾아보았다.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고.. 대부분이 계획에 따라 생활한 삶의 흔적이었다. 이런 나의 흔적 속에 직관적인 경험을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번개여행'. 19살 시절의 나의 첫 무계획 여행이었다. 2019년 11월 16일 토요일, 인하대학교 수시 면접일이기도 했다. 이 날 오전 9시 면접을 배정 받은 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부모님 차를 타고 인천에 왔다. (본가인 충청도에서 인하대학교까지 거리는 차로 4시간 정도) 나는 수능 점수로 대학 진학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이었기에 면접 준비를 하지 못했다. (면접 2일 전이었던 수능을 스스로 망쳤다는 생각에 급히 면접을 보기로 결정했다.) 하루 전에 면접을 보러가겠다고 결정을 한 것이었기에 면접 상황에서 나의 생각을 직관적으로 풀어 답변을 했어야했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면접실로 들어갔다. 이게 뭐람 ?! 갑자기 솓는 자신감에 면접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했다. 이 날이 내 인생에서 가장 말을 잘한 날이 아닐까..ㅎㅎ
그렇게 면접을 잘 마무리 짓고 그대로 본가에 돌아왔다. (3번째 순서였기에 30분 내로 면접을 마치고 다시 4시간의 이동을 겪었다..) 이렇게 준비 없이 보러 간 면접도 나름 직관적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부터 내 인생에서 가장 직관적이었던 경험이 시작된다. 뒹굴거리며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게 친구의 전화 한 통이 왔다.
"금진아 뭐해?"
"나 면접보러 갔다와서 쉬는중 ~~"
"나 심심한데 놀러가자"
"어디갈까? 대전? 아님 그냥 집 앞? 서울은 어때 ㅋㅋㅋㅋ"
"서울 좋은데?"
"오잉?"
"엥??"
"리얼로?? 뭐.. 그래! 가보자 !!"
장난식으로 언급했던 것이었는데.. 친구와 둘이 즉흥적으로 서울을 가게 되었다. 허둥지둥 준비를 하고 가방 하나와 함께 기차역으로 갔다. 친구도 기차 시간에 맞춰 나왔고 우리의 모습을 이러했다. '나+백팩, 친구+백팩+갈비 가방' : 갈비 가방은 친구 친언니에게 줄 선물. 당일에 기차표를 끊으려 하다보니 입석 밖에 없었고.. 덕분에 친구와 나는 열차 카페에 앉아 3시간 동안 열심히 상모를 돌렸다고 한다.. 어찌저찌 우리는 서울역에 도착을 했고, 지금부터 난관봉착의 연속이 시작된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논현역, 친구 언니의 자취방이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해야하는데, 지하철을 혼자 타 본 경험이 없는 우리 둘은 서울역을 10분 동안 활보했다. 갈비 가방과 함께.. 그러던 중, 역무원께서 우리를 발견하고 도움을 주셨다. 우리는 도움을 받아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낑겨 고속터미널역까지 갔고.. 하나의 사건이 터진다.
"헐 금진아 큰일났어"
"왜??"
"나 가방이 없어.."
"너 손에 들고있잖아"
"이건 갈비고, 내 옷 들어있는 가방.. 두고 내린 것 같아 ㅜㅜ"
"어??"
그렇다.. 친구는 갈비를 챙기고 본인 짐을 잊어버린 것이다. 웃기지만 슬픈 이 상황 속 우리는 안내데스크로 달려갔고 상황 설명을 드렸다.
"방금 떠난 지하철에 가방을 두고 내렸어요 ㅜㅜ"
"혹시 몇번째 칸이었는지 기억나세요?"
"어..."
갑자기 인스타 스토리에 올린 영상이 생각났다. 다행히도 그 영상에서 우리가 탑승했던 칸을 알 수 있었다.
"4번째 칸이요 !!"
우리는 되찾은 가방과 함께 논현역에 도착했다. 친구 언니를 만나 집에 짐을 풀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맛집을 검색해볼까 했지만, 즉흥 여행인 만큼 발 닿는 곳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20분 정도 배회하다가 정말 맛있어 보이는 곱창집을 발견했다. '논현 이모 왕 곱창'. 오는 길이 힘들었어서인지.. 곱창을 정말 잘하는 집이었는지는 몰라도 아직까지 생각나는 정말 맛있는 야채곱창이었다.
허겁지겁 배를 채운 후 우리는 말로만 듣던 '한강 산책'을 하기로 했다. '잠원한강공원'으로 향했는데, 한강이 처음이었던 우리에게는 한강공원을 가는 길마저 버거웠다. 차도와 인도를 번갈아가며 이동했다. 덕분에 많은 운전자분들에게 욕도 먹고 ㅎㅎ.. 어쨌든 무사히 한강공원에 도착했다 !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온 한강공원은 정말 아름다웠다. 우리는 벤치에 앉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한 번도 같은 반이었던 적 없는 우리가 어떻게 친해졌으며(낯가림이 정~~~~~~말 심한 저는 먼저 친해지자고 말을 거는 일이 거의 없어요..), 중학교 시절 운동을 그만 둔 후 운동과 벽을 쌓고 있던 내가 체육교육과 진학을 생각하게 된 계기.. 지금 이 번개여행을 오게된 이유까지 ! 아직도 모든 것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만약 평소대로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이 여행에 대해 생각했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충북-인천-충북-서울'이라는 이동경로 자체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그러나, 이 순간만큼은 직관적인 생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친구와 더 돈독해지는 시간이었으며, 한강을 보면서 빨리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무엇보다 낯선 장소에 대해 두려워하는 내게 도전하는 자세를 알게해주었다. 이 이후에 정말 많은 곳을 놀러다녔다. 만나는 친구들마다 "너 또 어디어디 다녔더라? 그만 좀 싸돌아다녀 ~~"라고 할 정도로 ㅎㅎ..
그렇게 번개여행의 1일차를 잘 마무리했다 !!
우리의 여행은 마지막까지 순탄하게 지나가지 않았다. 가로수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 아무 우산이나 집어서 계산을 하고 펼치는 순간..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 어? 근데 이거 우산이 아니라 양산이네 ^*.. "
"오잉 ㅋㅋㅋㅋㅋ 망했다 !!"
양산을 쓰고 다닌 덕분에 비가 오면 올수록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무거워졌다는.. ㅋㅋㅋㅋ 여기서 하나 더.. 이때가 포토매틱이 처음 나왔을 때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사진 찍으러 들어갔다가 열심히 눈을 굴리고 나왔다고 한다.. 시선을 어디 두어야할지 몰라서 이곳 저곳을 보며 찍었더니 출력된 사진 속 우리의 눈동자는 모두 제각각.. 아무튼 "재밌었으면 된거야 ~~" 하고 나왔다 !
매사 합리적인 것을 따지며 행동하던 나에게 번개여행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가장 크게 느낀점은 직관적인 것은 배우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도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학기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강의를 들으며 직관의 힘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한 학기 수업을 통해 깨달은 것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보면 '직관은 우리의 삶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이다. 즉, 합리적인 것보다 큰 깨달음과 인생의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한 학기 동안 열과 성을 다하여 저희에게 직관의 가치를 전달해주신 홍영일 교수님께 감사합니다.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직관적으로 사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강의를 통해 배운 것을 토대로 직관적인 것을 추구하며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
첫댓글 약간의 고생이 첨가된 번개여행이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일 것 같아요@!! 저는 이번 기말고사 시험기간동안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었는데 마지막 전공 시험 전 날에 순간적으로 갑자기 "나 어디든 가야겠어! 고생한 나에게 쉬는 시간 줘야돼!"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말 전공시험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가방을 싸고 다짜고짜 서울로 가서 평소에 좋아하던 카페에 가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 쪽에 살던 친구도 알차게 만나고 돌아왔답니다 ㅎㅎ. 진짜 너무 다짜고짜라서 주변 친구들이랑 룸메이트들은 다들 저에게 갑자기??하며 물음표를 던졌었지만 저는 순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한 제 자신 덕분에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어서 제 스스로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금진학우님께도 혹시나 이렇게 '어디든 가야겠어!'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 온다면 무작정 가방부터 싸고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곳을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약간의 고생이 첨가된 번개여행이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일 것 같아요@!! 저는 이번 기말고사 시험기간동안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었는데 마지막 전공 시험 전 날에 순간적으로 갑자기 "나 어디든 가야겠어! 고생한 나에게 쉬는 시간 줘야돼!"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말 전공시험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가방을 싸고 다짜고짜 서울로 가서 평소에 좋아하던 카페에 가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 쪽에 살던 친구도 알차게 만나고 돌아왔답니다 ㅎㅎ. 진짜 너무 다짜고짜라서 주변 친구들이랑 룸메이트들은 다들 저에게 갑자기??하며 물음표를 던졌었지만 저는 순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한 제 자신 덕분에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어서 제 스스로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금진학우님께도 혹시나 이렇게 '어디든 가야겠어!'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 온다면 무작정 가방부터 싸고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곳을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직관주의적인 생각으로 인해 값진 경험을 하신 거 같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 또, 직관이 우리의 삶을 다채롭게 만든다는 표현이 인상깊네요 :) 학우님의 글을 보니 앞으로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는 여행을 통해 재밌게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