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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기자 |
“한국의 사회 변혁 중 당황스러운 것은 강력한 사회주의 편향(strong socialist bent)이다. … 한국이 경제적 경직성을 증대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모건스탠리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중국계인 앤디 시에가 최근 낸 한국 경제 보고서의 한 구절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경제학 박사인 그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중국 등 동북아 경제에 관한 한 가장 권위 있는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보고서의 제목을 ‘표류하는 경제, 들끓는 사회(Drifting Economy, Boiling Society)’라고 달았다. 그 이유는 보고서의 구절구절에 녹아 있다.
“지금 한국은 군사 독재의 잔재를 없애려는 정치·사회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경제 자유화는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 …나는 기업인들과 한국 내 기관투자가들이 극단적으로 비관적 정서(extreme bearish sentiment)를 갖고 있는 데 충격을 받았다. …경제는 표류하고, 한국 사회는 혁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6월 29일 서울에 왔을 때도 “한국은 ‘정치적 마비상태(political paralysis)’ 때문에 경쟁력 있는 신규 산업의 부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한국의 수출 호조는 중국으로 이전한 자사 공장에 대한 중간재 판매가 수출로 집계된 데 따른 착시현상일 뿐이라고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한 외국 애널리스트의 말에 지나치게 무게를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치 건너’인 국외에서까지 그렇게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져 나온다면 우리 내부 여론은 어떨까를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실제 여의도의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저녁에 소주잔을 기울일 때면 엔디 시에와 비슷한 토로를 해왔다. 오죽하면 한 증권사 사장이 “(앤디 시에가) 평소 하고 싶은 말을 다 대변해줘 속이 후련하다”며 박수를 쳤을까.
(장원준·경제부기자 wjjang@chosun.com">wjjang@chosun.com)
첫댓글 사건(?) 이 터지는 바램에 늦게 읽어 보네요...걱정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