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질문]
하나의 장면을 기억해보려 한다.
인도네시아의 밀림 숲, 일본군은 고립되었고 보급도 끊긴 상태, 일본이 패망하기 직전 상황이었고,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최대치는 그들 무리 속에 섞여 있었다. 그런 어느날 매일 아침이 되면 병사 하나 둘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밤 몰래 숨어 지켜본 결과 부상당했거나 쇠약해진 동료를 죽여 인육을 낄낄대며 먹고 있었던 거다. 이미 그들은 인육에 맛을 들였고 즐기기까지 했다. 최대치는 구토를 일으키면서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기억되는 김성종의 소설 <여명의 눈동자>의 한 대목이다. 드라마로 상영되어 국민드라마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 대목은 차마 방영하지 못했던 듯.
또 하나의 장면을 기억해본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가를 향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단식 투쟁을 하는 곳으로 정체불명의 청년들이 찾아가서 그 앞에 돗자리를 깔고 폭식 투쟁으로 맞섰다는 TV생방송을 보면서 나도 역시 "왜?"라는 질문을 던졌었다.
그리고 지금 역시도 질문을 던진다.
내란수괴임이 분명한데도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 반대를 집단적으로 부르짖으며 폭동과 난동으로 법원(서부지법)을 파괴하고, 다시 또 헌법재판관들을 처단하라는 주장이 난무하는가. 왜?
국론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임 또한 명명백백한데 어찌하여 내란에 동조하고 가담하여야 하는가. 왜?
또 어떤 언론 기사는 이것을 "국론분열"이라 표현하는가. 국론이 내란이 되기도 한단 말인가? 그래서 국론이 둘이 되기도 한다는 건가? 왜?
인간의 탈을 썼으면 최소한 "왜?"라는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것들에 또다시 "왜?"라고 물어야 하는 슬픈 현실이다. 마치 사람이 사람을 먹어치우려는 듯한~
kjm _ 202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