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잘 만나야 (양곤서신-243호, 240828)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자동차일 것입니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동차를 관리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자동차의 입장에서 보면 누구를 주인으로 만나느냐에 따라 자동차의 상태는 달라지 게 됩니다. 비단 자동차이겠습니까? 전자제품이나 가구 등과 같은 물건도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상태가 달라지 게 됨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취미가 전자나 전기제품을 만지작거리는 것이어서 제가 사용하는 물건을 깨끗하고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얼마 전 제가 아끼던 TV를 카톡 중고방을 통해 팔았습니다. 이유는 한국에서 중고로 사서 가지고 온 성능 좋은 가정용 프로젝터가 있었기에, 좀 더 큰 화면으로 보고자 아쉽지만 TV를 떠나 보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다음 TV를 사신 분이 제게 전화를 해서 TV가 고장 났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성능 좋던 TV가 고장 나다니 사신 분에게 몹시 미안했습니다. 즉시 가서 고쳐드리겠다고 하고선 TV를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TV브랜드가 한국에서 만든 삼성이라 동네 전파사에서 고칠 수 있을까 염려되었습니다. 양곤에도 삼성서비스센타가 있기는 한데 수리하는데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고민하다가, 제가 직접 TV 뒷면을 열어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쉽게 고장 부위를 발견하였고, 간단한 납땜으로 수리가 되었습니다. TV를 켜니 예전과 같이 잘 작동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산 사람에게 고쳤다고 전화했더니, 또 고장 날 수 있으니 고칠 수 있는 제가 도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해서, 판 가격 그대로를 돌려드리고 제가 다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잃어버린 자식을 도로 찾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가 우리 주인인가가 아주 중요합니다. 물론 우리 자신이 주인을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조건 없이 선택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저는 제 주인이 ‘하나님’이시다는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이 제 주인이므로 예수님의 보혈과 성령으로 저를 깨끗케 해주시고, 또한 저를 좋은 상태로 관리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사랑하는 파송교회와 여러 협력교회들 및 개인 후원자들 그리고 양곤서신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오늘도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리며, 지난 한 달 동안도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어지는 더위로 인해 얼마나 고생이 많으신지요? 한국 교회들이 새벽마다 열심히 기도해서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전 세계를 향해 예수복음을 전하는 제사장나라 되게 하셨습니다. 이것 때문에 우리나라가 날로 국력이 신장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일선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저희들도 힘을 얻습니다. 모든 민족의 주의 복음을 들을 때까지 전진하고 또 전진합니다.
1. 가족근황: 저희가 살고 있는 빌라에는 총 8가정이 살 수 있는데, 한 가정이 비어 있어, 임시로 약 2달간 거주할 선교사님 한 가정이 며칠 전 들어 왔습니다. 이 가정은 미얀마 북쪽 한 지역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데, 반군세력이 그 근처까지 밀고 들어와 부득이 양곤으로 피난 내려왔습니다. 지금 미얀마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전투로 수많은 피난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달레이와 따웅지 같은 도시의 숙박시설이 동이 났다고 합니다. 물론 부자들이 숙박시설을 피난처로 이용하고, 서민들은 학교와 같은 공공시설을 이용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곳 양곤은 대체로 안전하지만, 나라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우니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이러한 와중에도 저와 아내 건강하게 지내며, 주님 은혜 중에 맡겨진 사역을 감당하고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또한 감사하게도 바울이와 동우는 경기도 화성시에서 하경이는 제주도에서 각자 자기들의 일들을 감당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2. 사역현황: 지난 7월에 신학교에서 저희들과 동역하던 선교사 한 가정이 미얀마를 떠나 다른 나라 사역지로 옮겨 갔습니다. 떠난 직접적인 원인은 사모님의 건강 때문입니다. 이 사모님은 안식년을 맞아 한국 가서 검진을 받았는데, 담당 의사가 미얀마 들어가면 안 된다고 권고를 하였답니다.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병이 나면 가장 어려운 점이 한국에서처럼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미얀마에서 병이 나면 기본치료를 받고서 한국으로 귀국해서 치료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학장으로서 그 선교사 가정에게 잘 도와준 게 없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 옮겨간 선교지에서 보다 건강하게 시역을 잘 감당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저희 신학교에는 작게는 100명 많게는 800명까지 행사를 할 수 있는 강당 및 공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단 행사가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8월 10일에는 신학교 내 풋살장에서 약 300명이 모인 가운데 청소년 성경암송대회가 있었습니다. 예선을 거치고 본선에 오른 12개 팀이 로마서 8장을 암송하여 자웅을 겨루었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 교단 내 50개 교회에서 이 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교회별로 예선을 하고, 그 다음 노회별로 예선을 하고, 본선에 이르기까지 수십명의 청소년들이 로마서 8장 전체를 외웠습니다. 얼마나 열기가 뜨거운지 말씀부흥운동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교단 본부에서 50개 교회 사역자들 모두에게도 로마서 8장을 외우거나 쓰도록 했다니 놀라울 일입니다. 교회부흥은 말씀부흥으로 시작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번 서신을 쓸 때는 2024년 졸업식이 끝날 때 일 것 같습니다. 졸업식은 9월 26일 목요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금 신학생들은 학기 막바지에 이르러, 곧 있을 기말시험에 부담을 많이 가진 채 학기를 마무리하고 시험을 준비하게 됩니다. 매 시험이 그렇지만, 시험은 부담됩니다. 저도 신학생일 때 겪은 일이지만, 빨리 세월이 지나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모든 과정이 끝나야 가능합니다. 누군가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했던가요? 즉, 기다리고 인내하면 그 끝이 온다는 의미이겠죠.
이제 서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제 집과 학교 사무실에는 편리성을 위해 여러 전자제품들이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값비싼 물건은 없습니다. 대부분 한국에서나 이곳에서 중고로 구입한 물건입니다. 일단 저는 제 손에 들어온 물건들을 깨끗하게 닦고 청소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잘 관리되어 저의 삶에 편리함을 가져다 줍니다. 물건도 사람도 누가 주인이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집니다.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맡기고 순종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잘 관리해주실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와 복음을 위해 헌신하시는 여러분 모두의 가정과 생업위에 주님께서 주시는 복으로 넘쳐나기를 기도하며 이만 줄입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손한락 안미숙선교사 드림.
(기도제목)
1.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가 종교개혁과 성경에 입각한 개혁주의 신학을 미얀마에 전파하는 차별화된 신학교가 되고, 미얀마를 복음화 시킬 마음으로 불타는 훌륭한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되도록 (연중 동일).
2. 미얀마개혁장로교단 산하 50개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도들의 헌신위에 든든히 서고 성장해 가도록 (연중 동일).
3.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의 장기 비전인 신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수들의 학문의 질 향상과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들도록. 아울러 개설된 M. Div. 과정이 잘 운영되도록 (연중 동일).
4. 수년 내로 남자기숙사 신축과 현지인 교수사택(빌라형 8세대) 건축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정을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도록, 여기에 더하여 강당증축을 위해서 (장기 기도제목).
5. 정부군과 반군간의 교전으로 미얀마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됩니다. 사역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6. 학생들이 학기를 잘 마무리 짓고, 기말시험 잘 준비하여 한 학기 땀 흘린 보람을 누릴 수 있도록.
7. 9월 26일 예정인 졸업식 잘 준비하고, 한국에서 오시는 손님들의 입국과 체류에 어려움이 없도록.
8. 우기에 취약한 교수, 학생, 직원들의 건강에 어려움이 없도록.
9. 온 가족의 건강과 바울이와 동우, 하경이가 하는 일에 주님께서 형통케 해주시기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