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조(鼻祖)
어떤 일을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모든 사물의 시초를 이르는 말이다.
鼻 : 코 비(鼻/0)
祖 : 할아버지 조(礻/5)
(유의어)
권여(權輿)
남상(濫觴)
시조(始祖)
효시(嚆矢)
이 성어는 한 겨레나 가계의 맨 처음이 되는 조상을 뜻하며 어떤 학문이나 기술 따위를 처음으로 연 사람을 또는 나중 것의 바탕이 된 맨 처음의 것을 말한다.
일이나 사물의 처음을 뜻하는 한자 단어에 효시(嚆矢)와 남상(濫觴), 그리고 비조(鼻祖)가 있다. 옛날 중국에서는 사람이 모태 속에서 자랄 때, 신체기관 중에서 맨 처음 코(鼻)가 형태를 이루기 시작한다고 하여 코를 모든 사물의 시작으로 본 데서 비롯된 말이다.
먼저 조(祖)부터 보자. 사(社)는 땅(土)의 귀신(示)이라는 의미다. 곧 示(시)는 ‘정성을 펴 보이다’는 뜻으로 귀신이나 제사를 뜻한다. 제사와 祈(기), 祝(축), 祠(사), 神(신), 祐(우), 祭(제), 祥(상)이 그렇다. 조(祖)는 示(시)와 且(차)의 결합으로 且(차)는 지방(紙榜)을 붙여 놓은 위패 또는 신주를 뜻한다. 곧 후손이 신주(神主=且)를 모셔놓고 제사(祭祀=示)를 지낸다는 뜻으로 그 대상은 조상이 아닌가. 조상이라면 혈족의 시초(始初)가 된다. 시조(始祖), 원조(元祖)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코(鼻)를 뜻하는 비(鼻)자를 사용하여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까닭이 있다. 옛날 중국 사람들의 의학 상식으로는 임신을 했을 때 인간의 신체 기관중에서 제일 먼저 형성되는 것이 코(鼻)라고 여겼다.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들은 그렇게 믿었다.
정자통(正字通)에 ‘인간의 배태(胚胎)에서 코(鼻)가 먼저 형태를 받는다. 그러므로 시조(始祖)를 일컬어 비조(鼻祖)라고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코(鼻)라면 ‘사람의 시초(始初)’라는 뜻이 되어, 중국 사람들은 맨 처음이라는 생각을 떠 올린다. 그들은 처음 낳는 아들을 비자(鼻子)라고 한다. 우리의 장자(長子), 장남(長男)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옛날 중국 화가들은 초상화를 그릴 때에도 코(鼻)부터 그렸다. 그것이 사람의 처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정자통(正字通)은 명(明)나라 말의 장자열(張自烈)의 저서이다. 12집(輯)으로 되어 있는데 청(淸)나라 초 요문영(廖文英)이 이 원고를 입수하여 새로 편집, 간행하였다. 체재는 자휘(字彙)의 형식을 따랐으며 ‘일(一)’ 부(部)에서 ‘약(龠)’ 부(部)까지 214부(部)를 부수 배열로 하였고, 한자는 획(劃)으로 찾게 하였다.
해설, 즉 훈고해석(訓詁解釋)은 자휘(字彙)를 구본(舊本) 또는 구주(舊注)로 삼고 인용하나, 이것은 다시 그것을 크게 보완하여 출전(出典)을 명시하였다. 불전(佛典)과 도교(道敎)의 서적까지 이용하였으며, 거기에 관한 용어 해석도 자주 볼 수 있다. 이 체재는 강희자전(康熙字典)에 계승되었으나 반절(反切; 자음표기)은 당시의 음을 그대로 따랐다. 부수에 대한 해석은 문자연구사(文字硏究士)의 한 자료가 된다.
[참고] 족보편감(族譜片感)
1. 시조(始祖). 비조(鼻祖). 중조(中祖)
시조(始祖)란 득성(得姓; 성자를 처음 갖게 됨) 또는 개관(改貫; 관향을 고쳐서 새로 정함)의 초대, 즉 시조(始祖)의 선조(先祖)를 말한다.
비조(鼻祖)라 함은 시조(始祖) 이전의 선계조상(先系祖上; 개관 이전의 선대조상)을 말하는데 시조(始祖)나 중시조(中始祖) 등을 높여 비조(鼻祖)라 부르기도 한다.
중조(中祖)는 시조(始祖) 이하(以下) 계대(系代)에서 가문(家門)을 중흥(中興)시킨 선조(先祖)를 종중(宗中)의 공론(公論)에 의하여 추존(追尊)하여 부르는 선조(先祖)이다.
2. 선계(先系)와 세계(世系)
선계(先系)란 시조이전(始祖以前) 또는 중시조이전(中始祖以前)의 선대조상(先代祖上)을 일켣는 말이며 시조(始祖)나 파조(派祖)로부터 대대로 이어 내려가는 계통의 차례를 말한다.
3. 세(世) 와 대(代)
시조(始祖)를 1세(世)로 하여 차례로 내려가는 경우를 세(世)라 하며, 기신(己身) 인 자기로부터 부조(父祖)의 순으로 올라가는 것을 대(代)라 한다.
부자(父子)의 사이가 세(世)로는 2世이지만 대(代)로는 1代가 되며, 자기의 파조(派祖)를 몇 대조(代祖)라 하고 자신은 파조(派祖)로 부터 몇 세손(世孫)이라 한다. 일례로 파조(派祖)가 37대조(代祖)이면 자신은 38세손(世孫)이 된다.
4. 항렬(行列)과 항렬자(行列字)
항렬(行列)이란 같은 동족간의 차서(次序) 즉 세대의 차별을 구분하는 것이며 항렬자(行列字)란 세대 차서(次序)에 따라 붙여진 이름 자(字)를 말한다.
항렬자(行列字) 선정은 대략적으로 甲, 乙, 丙, 丁의 자(字)나 변을 쓰며, 십이지(十二支)로 子(자), 丑(축), 寅(인), 卯(묘)의 순서에 따라 이름 자(字)를 붙인다. 숫자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으며 오행상법(五行相法)으로 금수목화토(金水木火土)의 변을 사용하기도 한다. 항렬은 장손계통(長孫系統)일수록 낮고 지손계통(支孫系統) 일수록 높다.
5. 본관(本貫)과 관적(貫籍)
본관이란 시조(始祖) 또는 중시조(中始祖)의 출신지와 씨족의 세거지를 근거로 정하는 것으로서 시조나 씨족의 고향을 일컫는 말이다.
6. 분적(分籍)과 분관(分貫)
국가에 대한 공훈으로 봉군(封君) 되었거나 혹은 후손중에서 어느 1파(派)가 다른 지방에 분거해서 살게 되면 그 지방을 근거로 관직을 새로이 창설하게 되어 자동적으로 분적(分籍=分家)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분적(分籍) 또는 분관(分貫)이라 하며, 이로 말미암아 새로이 분관(分貫)되는 시조를 시관조(始貫祖) 혹은 득관조(得貫祖)라 일컫는다.
효시(嚆矢), 남상(濫觴), 권여(權輿)
총이 나오기 이전까지 전쟁에서 활은 아주 강력한 무기였다. 영화 '최종병기 활'에는 주인공 남이가 쏘는 '아기 살'이 나온다. '조선의 병기'라 불린 '아기 살'은 일반 화살에 비해 길이가 3분의 1에 불과한 작고 짧은 화살이다. 통아(筒兒)라고 하는 가느다란 나무통에 넣어서 쏜다. 날쌔고 촉이 날카로워 관통력이 뛰어나다.
화살에는 '우는 살'도 있다. 이 '우는 살'이 바로 효시(嚆矢)다. 嚆는 '울릴 효', 矢는 '화살 시'다. 살 끝에 빈 깍지를 달아 붙인 것으로 화살이 날아가면서 공기에 부딪혀 소리를 내기 때문에 '우는 살'이라고 한다. 전쟁을 시작할 때 '효시'를 먼저 쏘아 올렸다는 데서 유래해 '효시'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의 맨 처음을 의미하게 됐다.
사물의 처음이나 기원을 이르는 말로 남상(濫觴)도 있다. 濫은 '넘칠 람', 觴은 '(술)잔 상'으로 '남상'은 술잔을 띄울 정도의 적은 물을 뜻한다. 곧, 거대한 배를 띄울 수 있는 양쯔강 같은 큰 강물도 그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술잔 하나 띄울 만한 적은 물에서 시작됐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권여(權輿)도 사물의 시초(始初)를 뜻하는 단어다. 權은 '저울(추) 권', 輿는 '수레 여'로 '권여'는 저울대와 수레 바탕이라는 뜻이다. 저울을 만들 때는 저울대부터 만들고, 수레를 만들 때는 수레 바탕부터 만든다는 데서 유래한다.
효시(嚆矢), 남상(濫觴), 권여(權輿)는 모두 사물이나 현상의 맨 처음이나 시초를 가리킨다. 비슷한 말로 비조(鼻祖), 시조(始祖), 원조(元祖)’가 있는데, 이 단어들은 사람에게도 쓰인다.
효시(嚆矢)
어려운 한자말 중에서 효시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전쟁에 있어서 공격 신호로 쓰인 말이나 최근에는 어떤 일이 생기게 된 처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은 한자어로 사기(史記)가 완성된 기원전 91년 경에 나온 말인데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이익의 성호사설(星湖僿說) '인사문(人事門) 오위조'에 처음 등장하나, 그 이전인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에도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효시(嚆矢)의 뜻
(1)'우는 살'이란 뜻으로 전쟁 때에 쓰던 화살의 하나이다. (2)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시작되어 나온 맨 처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효시의 유래
효시는 날아가면서 소리를 내는 화살이다. 주로 공격 신호용으로 쓰인다. 화살 끝단, 즉 촉 부위에 살촉 대신 소리 나는 물건을 달거나 촉의 중앙에 명적(鳴鏑)을 달아 쏘면 명적에 뚫려 있는 구멍이 공기의 저항을 받아 우는 것 같은 소리를 내게 된다. 효시의 생명인 명적에는 뿔로 만든 각제와 청동제가 있다.
사기(史記) 흉노전(匈奴傳)에 따르면 '흉노의 선우 묵특이 처음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북방 민족들은 이미 그 이전부터 썼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를 유추해보면 이 어휘의 최초 생성 시기는 묵특 선우 시기보다 조금 늦기는 하나 '사기'가 완성된 91년 경으로 잡고 있다.
장자에 나오는 효시
전쟁터에서 허공에 쏘아 올려 공격의 시작을 알리는 용도로 쏜 화살을 가리키는 것으로 명적(鳴鏑). 향전(響箭)이라고도 한다. 원래의 뜻은 전쟁 때 신호용으로 쓰이던 화살이지만 사물의 발단이나 어떤 일의 시초를 뜻하는 말로 쓰이며, 같은 뜻으로 권여(權與), 남상(濫觴) 등이 있다.
출전으로 장자(莊子) 재유편(在宥篇)에 다음 구절이 있다. "지금 세상에서는 처형되어 죽은 자들이 베개를 나란히 하고 누워 있고, 칼 쓰고 차코를 찬 자가 비좁은 곳에서 서로 밀치며, 형벌을 받고 죽은 자들이 나동그라져 있다. 이렇게 되자 유가(儒家)나 묵가(墨家)가 기세를 부리게 된 것이다. 아! 반성할 줄도 모르고 부끄러움도 모르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심하다. 나는 성인이나 지혜라는 것이 칼과 차꼬를 죄는 쐐기가 되지는 않는지, 혹 인의가 수갑과 차꼬를 더욱 단단히 하는 형구가 되지는 않는지 알 수가 없구나, 증삼(曾參)과 사추(史鰌)가 걸왕과 도척의 효시(嚆矢)가 된 것이 아닌지 어찌 알겠는가(焉知曾史之不爲桀蹠嚆矢也). 그러므로 성인을 없애고 지혜를 버리면 천하가 잘 다스려진다."
증삼과 사추는 효성과 강직함으로 알려진 이들이고 걸왕(桀王)은 하(夏)나라의 폭군, 도척(盜蹠)은 고대 유명했던 큰 도둑이다. 이는 사람 본연을 그대로 두지 않고, 인의라는 잣대로 현자와 어리석은 자의 차별을 두고 거짓과 진실을 다투면서 세상이 더욱 혼란스러워진 것이라는 장자의 지적이다.
효시와 시초의 차이
효시의 원래 뜻은 전쟁을 알리는 뜻이 있지만,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시작되어 나온 매 처음을 이르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시초는 처음을 가리키는 말로 비로소 시(始), 처음 초(初) 한자를 사용하며 처음을 뜻하게 된다. 처음을 나타내는 의미로서는 둘 다 같은 뜻이라고 봐도 틀리지는 않지만 효시가 조금 더 문학적 표현이다.
맹아와 효시의 차이
맹아(萌芽)는 싹 맹(萌), 싹 아(芽)로 '사물의 시초가 되는 것'이라는 뜻이다. '문명의 맹아'와 같은 데서 쓰이고, 효시는 '근대 문학의 효시'와 같이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쓰인 것을 보면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약간의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 뜻풀이는 비슷한 뜻을 나타내지만 엄밀하게 구분하면 '효시'는 시작되어 나온 맨 처음 사물이나 현상의 범위가 비교적 분명하고 구체적인 경우에 쓰이고, '맹아'는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경우에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남상(濫觴)
순자(荀子) 자도편(子道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가 화려한 차림을 하고 나타나자 공자는 그 같은 모습을 보고 말했다. "유(由: 자로의 이름)야, 너의 그 거창한 차림은 어찌된 일이냐?"
공자는 자로가 전과 달리 그런 화려한 차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자, 그래서 양자강을 비유해서 자로에게 말했다. "원래 양자강은 민산(岷山)에서 시작되는데 그것이 처음 시작할 때는 그 물이 겨우 술잔을 띄울 만했다. 그러나 그것이 강나루에 와 닿았을 때는 큰 배를 띄우고 바람을 피하지 않고는 건널 수 없다. 그것은 하류의 물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겁이 나서 그러는 것이다. 지금 너는 화려한 옷을 입고, 몹시 만족해하는 얼굴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너의 그 같은 태도를 보게 될 때 누가 너를 위해 좋은 충고를 해 줄 사람이 있겠느냐." 그가 혹시 사치와 교만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되어서 제자에게 충고하는 말이다.
남상(濫觴)을 '잔을 담근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사물의 맨 처음이나 기원, 시초나 근원을 나타내는 말이 되었다.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말에는 효시(嚆矢), 원조(元祖), 비조(鼻祖) 등이 있다.
▶️ 鼻(코 비)는 ❶형성문자로 自(자; 코의 모양)와 음(音)을 나타내는 畀(비; 물건을 주는 일)로 이루어졌다. 옛날엔 自(자)가 코의 뜻을 나타냈지만 나중에 自(자)는 자기(自己), 자연(自然) 따위 여러 가지 뜻으로 씌어짐으로 코의 뜻으로 따로 鼻(비)란 글자를 만들었다. ❷회의문자로 鼻자는 '코'를 뜻하는 글자이다. 鼻자는 본래 코를 뜻했던 自(스스로 자)자가 '자기'나 '스스로'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畀(줄 비)자를 결합해 만든 글자이다. 鼻자에 쓰인 畀자는 '주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코와 폐를 연결하는 기관을 묘사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 鼻자는 숨을 들이쉬는 코와 폐를 함께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鼻(비)는 ①코 ②구멍, 맞트이게 뚫은 자국 ③시초(始初), 처음 ④손잡이 ⑤종, 노복(奴僕: 사내종) ⑥코를 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일을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을 비조(鼻祖), 콧속의 점막에 생기는 염증을 비염(鼻炎), 코로 내는 소리를 비음(鼻音), 코뼈로 코를 이루고 있는 뼈를 비골(鼻骨), 콧구멍으로 코에 뚫린 두 구멍을 비공(鼻孔), 코와 입을 비구(鼻口), 코웃음으로 콧소리를 내거나 코끝으로 가볍게 웃는 비난조의 웃음을 비소(鼻笑), 콧물로 콧구멍에서 흘러 나오는 액체를 비수(鼻水), 콧구멍의 털을 비모(鼻毛), 오식 또는 육식의 하나로 냄새의 좋고 나쁨 등을 깨닫는 작용인 후각을 비식(鼻識), 콧날로 콧마루의 날을 이룬 부분을 비선(鼻線), 콧구멍으로 나는 소리를 비성(鼻聲), 코로 물 따위를 마심을 비음(鼻飮), 코를 닦거나 푸는 데 쓰는 종이를 비지(鼻紙), 감기에 걸려서 코가 막히고 아픈 병을 비통(鼻痛), 코가 세다는 뜻으로 고집이 셈을 이르는 말을 비강(鼻強), 콧병의 한 가지로 코가 막히고 맑은 콧물이 자꾸 흐름을 비구(鼻軀), 크고 우뚝한 코를 고비(高鼻), 콧마루가 찡함으로 몹시 슬프고 애통함을 산비(酸鼻), 귀와 코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이비(耳鼻), 방패의 손잡이를 순비(盾鼻), 몹시 슬프거나 참혹하여서 콧마루가 시큰시큰함을 산비(散鼻), 우뚝한 코를 융비(隆鼻), 냄새가 코를 찌름을 촉비(觸鼻), 코만 어루만진다는 뜻으로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뻔뻔스럽게 굶을 문비(抆鼻), 코 밑에 닥친 일에 관한 정사라는 뜻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먹고 살아가는 일을 이르는 말을 비하정사(鼻下政事), 당장 만을 생각하는 얕은 생각이나 그 자리에서 떠오른 생각 또는 임기응변을 일컫는 말을 비원요간(鼻元料簡), 당장만을 생각하는 얕은 생각이나 그 자리에서 떠오른 생각 또는 임기응변을 일컫는 말을 비원사안(鼻元思案), 콧구멍에서 불을 뿜는다는 뜻으로 기운이 펄펄한 모양을 이르는 말을 비두출화(鼻頭出火), 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비구소선(鼻口所宣), 곤경에 처해 자기 일도 해결하기 어려운 판국에 어찌 남을 도울 여지가 있겠는가라는 말을 오비삼척(吾鼻三尺), 자는 범의 코를 찌른다의 뜻으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화를 스스로 불러들이는 일을 이르는 말을 숙호충비(宿虎衝鼻), 불교에서 말하는 8대 지옥 중의 여덟째로 고통이 가장 심하다는 지옥을 이르는 말을 아비지옥(阿鼻地獄), 눈코 뜰새 없는 것 또는 몹시 바빠 어쩔 수 없는 것을 이르는 말을 안비막개(眼鼻莫開) 등에 쓰인다.
▶️ 祖(할아버지 조/조상 조)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보일 시(示=礻; 보이다, 신)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且(차, 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且(차; 고기를 수북히 담은 모양, 조)와 제사상(示)을 차리고 모시는 조상의 뜻이 합(合)하여 할아버지, 조상을 뜻한다. 且(차, 조)는 제삿상 위의 고기나 음식을 겹쳐 쌓아 올린 모양이다. 보일 시(示=礻; 보이다, 신)部는 신이나 제사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祖(조)는 모시는 대상, 조상, 옛날엔 且라고 써서 선조(先祖)의 뜻을 나타냈다. 그래서 祖(조)는 ①할아버지, 할아비 ②조상(祖上), 선조(先祖) ③국조(國祖), 개조(開祖) ④시초(始初), 처음 ⑤근본(根本) ⑥사당(祠堂) ⑦행로신, 도신(道神) ⑧비롯하다 ⑨본받다 ⑩익히다, 배우다 ⑪길제사 지내다 ⑫송별연(送別宴)을 열다 ⑬복되다 ⑭가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손자 손(孫)이다. 용례로는 한 집안이나 한 민족의 옛 어른들을 조상(祖上), 조상 적부터 살던 나라를 조국(祖國), 조상 때 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가업을 조업(祖業), 할아버지가 한 집에서 거느리고 사는 식구를 조솔(祖率), 처음으로 만들거나 이룩함을 조창(祖創), 할아버지 이상의 조상을 선조(先祖), 한 족속의 맨 우두머리 조상을 시조(始祖), 어떤 일을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을 비조(鼻祖), 첫 대의 조상 또는 어떤 일을 시작한 사람을 원조(元祖), 한 왕조의 첫 대의 임금을 태조(太祖), 무슨 일을 처음으로 시작하여 그 일파의 원조가 된 사람을 개조(開祖), 조상이 같음 또는 같은 조상을 동조(同祖), 공훈과 업적이 있는 조상을 열조(烈祖), 이름이 높이 드러난 조상을 현조(懸祖), 어떤 종교를 처음으로 세운 사람을 교조(敎祖), 신을 공경하고 조상을 숭배함을 이르는 말을 경신숭조(敬神崇祖), 절이나 종파를 새로 세운 사람을 이르는 말을 개산조사(開山祖師), 조상이 같고 근본이 같다는 말을 동조동근(同祖同根), 아비와 할아비를 바꾼다는 뜻으로 지체가 좋지 못한 사람이 지체를 높이기 위하여 옳지 못한 수단으로 자손이 없는 양반 집의 뒤를 잇는다는 말을 환부역조(換父易祖)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