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의 화재참사는 울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울산도 화재에 취약한 건물들이 많아 화재발생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소방본부는 제천스포츠센타 화재사고 이후 관내 목욕시설을 갖춘 스포츠센터 64곳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지도점검에 착수하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하지만 제천스포츠센타 화재에서 피해를 키운 원인이 가연성 드라이비트 마감재와 필로티 건물구조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같은
위험요소를 가진 울산지역 건물들에 대한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
드라이비트란 스치로폼을 붙이고 그 위에 시멘트를 바르는 외벽 마감재를 말한다. 단열이 잘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미네랄우르 글라스울
등처럼 값비싼 단열소재 대신 주로 값싼 스티로폼을 사용해 화재발생시 사실상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번 재천 스포츠센타 화재는
주차장 내부 차량 등을 태운 불이 순식간에 외벽 드라이비트를 타고 9층까지 확산되면서 피해를 키웠다. 2016년 4월부터 6층 이상 모든
건축물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외장재를 쓰도록 의무화했지만 그 이전 건물들은 드라이비트로 대부분 지어졌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저렴하면서도 단열성이 높다는 이유로 울산을 포함해 전국 대부분의 건물들이 드라이비트로 지어졌다. 울산의 경우도
드라이비트 등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건축물이 상당수 있지만 현재 현황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 건물들에 대해 소방당국이
할 수 있는 조치라는 것이 사전 화재예방을 위한 관리조치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불에 잘 타는 가연성 마감재를 비가연성으로
교체하도록 강제할 규정이 없다.
필로티구조도 문제다. 필로티구조란 건물의 1층을 기둥만 남겨둔 채 외벽을 모두 제거한 구조다. 지난번 포항지진에서도 필로티구조가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제천 화재사고에서 이 같은 구조가 지진뿐만 아니라 화재에도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문제는
이 같은 필로티구조 건물이 최근 울산지역에서 원룸 바람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지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제천화재를 반면교사로 삼아 관리ㆍ감독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기사입력: 2017/12/26 [17:13]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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