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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파엘로 산치오의 그림. 마구간에서 요셉과 함께 아기예수 탄생을 지켜보던 이들이 경배를 올리고 있다. 정성길 명예관장 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
▲ 라파엘로 산치오의 그림. 하늘에서 아기천사들이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예수를 지켜보고 있다. 정성길 명예관장 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
▲ 라파엘로 산치오의 그림. ‘카우퍼의 소성모’와 아기예수. 둥근 화판에 즐겨 그렸던 1510년대 작품. 정성길 명예관장 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
▲ 라파엘로 산치오의 그림. ‘의자의 성모’와 아기예수. 오른쪽 아기는 세례 요한의 모습이다. 작품 속 의자는 교황 율리우스 2세가 사용하던 의자와 동일한 종류다. 이 작품은 판화로 제작됐다. 채색된 동일 작품은 공개된 적이 있으나 판화 작품은 최초 공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이 성화는 컬러 유리원판 필름으로 복원된 작품이며,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으로부터 본지가 단독 입수했다.
라파엘로는 3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출생과 사망 날짜(4월 6일)가 동일하다는 점이 특이하다. 라파엘로 그림은 조형, 감정, 빛, 공간표현 처리가 우수해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바티칸 궁전 천정과 벽화 그림은 그의 불후의 명작으로 꼽힌다.
이번에 공개된 아기예수 탄생 그림도 감정과 공간 처리를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공개된 라파엘로의 성화는 2차 세계대전 등으로 인해 소각되고 소실되면서 현재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더구나 19세기 때 원본을 촬영하고 채색하여 제작된 유리원판 필름에서 재현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그 가치는 더하다.
정성길 관장은 1980년대 프랑스에서 유리원판으로 된 성화만 약 1700장을 구입했다. 렘브란트, 미켈란젤로 등 많은 거장들의 작품이 다 유리원판 속에 들어가 있다. 그 중 라파엘로 성화만 50장을 갖고 있다.
이는 후손들의 현품을 누군가 카메라로 직접 찍어 유리원판 필름으로 제작한 것을 정 관장이 20년간 돌아다니며 구했다. 당시 유리원판 필름은 선교사업 목적으로 슬라이드 방식으로 제작되어 영상 교육용으로 사용하던 필름이다.
컬러필름 기술이 없던 시절이라 현품을 찍어 나온 흑백필름 위에 붓으로 색을 칠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실상과 반대인 네거티브(음화)로 찍혀진 것을 다시 실상과 같은 포지티브(양화)로 반전시킨 후 그 위에 원색에 가까운 칠을 해 컬러 유리원판으로 만든 것이다.
당시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합성수지(플라스틱) 필름이 나오기 전이라 필름은 0.2mm 유리로 된 것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 위에 유리를 덧씌워 ‘샌드위치형’으로 만들었다. 이는 색이 지워지지 않게 하는 동시에 지문이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 컬러 유리원판 필름에 담긴 라파엘로 예수탄생 작품 모습. 손가락으로 집은 모습이 그 크기를 가늠하게 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유리가 얇을수록 투과가 잘돼 현상율이 좋기 때문에 0.2mm의 유리를 사용했다. 정 관장은 유리와 관련해서만 특허를 50개나 넘게 받은 유리전문가다. 그는 “당시 0.2mm 유리를 만드는 기술이 있었다는 건데 지금도 그 두께로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한 정 관장은 “당시 필름은 유리를 사용했다. 유리에 붓을 칠하면 매끄럽기 때문에 밀리게 되어 있는데 정교하게 색이 입혀져 있다. 이는 아주 고도의 기술이자 내가 생각해봐도 제작기법이 미스터리”라며 거듭 놀라워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장이자 네 차례의 개인전을 한 미술전문가 윤성도 교수도 이미 정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라파엘로 그림을 보고 감동을 표했다.
윤 교수는 “현상도 해봤지만 색이 떨어지지 않고 디테일이 그대로 살아났다. 유리원판에는 연대라든가 소장자가 다 붙어 있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없이 라파엘로 그림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이어 그는 “유리원판만 해도 2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굉장히 비싸다. 더구나 라파엘로 작품은 몇 천억을 호가한다”며 이번에 공개된 작품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선종 울산박물관 사진유물담당학예사 역시 이번 라파엘로 그림의 가치를 대변했다. 이 학예사는 “라파엘로 그림의 상태를 알 수 있고, 원본이 소실됐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또 “유리원판은 특수한 분류만 소장했다. 당시 라파엘로 그림을 유리원판으로 복제했다는 것은 그만큼 라파엘로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기도 하다”고 라파엘로 작품의 가치를 방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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