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만세
빙하 바이러스
윤미경 동시|심보영 그림
2023년 10월 30일 발행|153*210 ㎜
104쪽|8세 이상|값 13,000원
ISBN 978-89-11-13062-7 74810
978-89-11-12644-6 (세트)
#동시 #환경 #반성 #고발 #응원
빙하 바이러스』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조명한다.
신음하는 지구를 들여다보며 우리가 무심코 보아 넘긴 진실을 콕 집어 묻는다.
왜 소풍 갔던 동물이 돌아오지 않는 거지?
왜 물고기들이 목숨 걸고 오징어게임을 하는 거지?
지구의 아픔을 알아봐 주고,
돌보아 주자는 시인의 목소리는
우리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우리의 지구는 평화롭지 않아요
환경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자연이 파괴되고 동식물이 멸종하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고, 홍수 · 가뭄 · 폭염 등 지구의 비명이 계속되고 있다. 분명 이상한 일인데, 사람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른 채 무너져 가는 지구 위에서 평화로운 척 살고 있다. 시인은 궁금한 게 많은 화자를 내세워 이상하지 않느냐고 이대로 괜찮은 거냐며 의문을 던진다.
요즘 바다를 뜨겁게 달구는 게임이 있어/모든 물고기가 종일 게임에 몰두하고 있지//찢어진 그물 사이에서 길 찾기/깨진 유리 조각에 베이지 않고 빠져나가기/비닐을 뒤집어쓰지 않고 통과하기/찌그러진 깡통에 갇히지 않고 지나가기/플라스틱과 먹이 헷갈리지 않기/바늘 끝에 매달린 지렁이에 속지 않기//성공하는 물고기는 많지 않아/하고 싶지 않아도 그만둘 수 없어//물고기들은 서로 물었어/이 게임을 왜 해야 하는 거야?/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야?//하지만 답은/아무도 몰라.
_「오징어게임」 전문
오징어게임이라는 제목에 솔깃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바다에서 진행되는 오징어게임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무시무시한 게임이다. 게임 참가자인 물고기들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없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 버티는 것뿐이다. 드라마 속 이야기면 좋으련만, 지금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게임 설계자는 바로 인간이다. 바닷가에 놀러 갔다가 버리고 온 캔, 과자 봉지가 바다로 흘러가 게임장을 만들었다. “왜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물고기들은 “그물”과 “비닐”에 몸이 감기지 않게, “찌그러진 깡통에 갇히지 않”게 위험천만한 바닷속 삶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여름 바닷가에서 한 내 행동을 되돌아보자. 나는 물고기에게 미안한 행동을 하진 않았나?
그럼 우리가 무얼 하면 되죠?
시인은 1부에서는 자연과 육지 동물의 고통을, 2부에서는 바다와 바다 생물의 고통을, 3부에서는 인간의 잘못과 인간에게 미칠 영향을 노래하며 환경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제기한다. 나아가 4부에서는 어떻게 하면 지구를 구할지 있을지 방향을 제시한다.
내용물을 비우고 상표를 제거하라/최대한 납작하게 몸을 줄이고/뚜껑은 꼭 챙겨 쓰고 모여라//투명 페트병 병정은 투명 페트병 전용에 집합/색깔 페트병 병정은 일반 플라스틱용에 집합/숟가락 빨대 작은 플라스틱 병정은/모두 일반 쓰레기통으로 집합한다//각자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절대로 이탈하지 말라/잠자코 때를 기다리면/옷 가방 운동화 가구로/다시 탄생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하라!
_「플라스틱 병정 훈련」 중에서
플라스틱은 가볍고 값싼 아주 편리한 재료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분해되지 않아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분리배출을 통해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작 분리배출을 올바르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인은 플라스틱을 “병정”에 빗대어서 병정들이 제각기 필요한 모습을 갖추고 바른 장소로 집합하는 장면으로 그려 냈다. 정보지에서 보던 내용을 플라스틱 병정 대장의 목소리로 치환해서 읽으니 병정놀이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대충 하던 분리배출도 병정 대장의 구령에 맞춰 재미있게, 올바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만두 두 개를 싸 달라는 엄마가 창피했”던 화자가 “진짜 창피한 게 뭔지 생각해 봐”라는 “엄마 말을 꼭꼭 씹”으며 무엇이 부끄러운 행동인지 생각할 기회를 가진 것처럼(「만두 두 개」) 독자들도 이 동시집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사는 지구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작가 소개
글 윤미경
이야기와 동시를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2012년 황금펜아동문학상에 동화 〈고슴도치, 가시를 말다〉가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무등일보 신춘문예, 푸른문학상, 한국아동문학회 우수동화상, 시와경계 신인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시간거북이의 어제안경〉으로 MBC 창작동화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저서로는 동시집 『쌤통이다, 달님』, 『반짝반짝 별찌』, 동화책 『거절은 너무 어려워!』, 『짱돌 던지는 아이』, 청소년 소설 『얼룩말 무늬를 신은 아이』, 그림책 『우리는 어린이예요』, 『눈먼 고래』 등 여러 권이 있습니다.
그림 심보영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와 그림으로 만듭니다. 『토끼행성 은하늑대』, 『따끈따끈 찐만두 씨』, 〈붕붕 꿀약방〉 시리즈, 『대단한 수염』 등을 쓰고 그렸고, 『우다다 꽁냥파크』, 『깊은 밤 필통 안에서』, 『기뻐의 비밀』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식당 바캉스』로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