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신뢰하고 무엇을 믿어야 할까?
대중은 우매하다? 아니다. 대중은 쉽게 속지 않는다? 누구를 신뢰하고 무엇을 믿을 것인지에 관한 과학적인 통찰
위고 메르시에는 이 책을 통해 명철한 논리와 다양한 증거를 제시하여 인간이 합리적으로 사실을 확인하는 능력을 어떻게 진화시켜왔는지 논증하고, '대중은 우매하다.' 라는 통념을 발전시킨 주장들이 경험론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대중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일반적으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피한다. 따라서 그런 진술은 과거의 잘못을 속죄하려는 것이든, 반대로 많은 사람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든 간에 어떤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의 기능을 더 깊이 연구할 때 우리는 그런 진술에 더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을 요약하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게 만만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까무러치게 어렵지도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잘못된 정보가 끈질기게 유지되는 이유는 우리가 더 많이 아는 사람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유언비어와 음모론이 틀렸다는 게 밝혀진 후에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돌팔이 의사와 지구 평면론자는 과학적 증거가 제시되더라도, 그 증거들을 깡그리 무시한다.
많은 사람이 음모론을 직관적으로 그럴듯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모론이 확산되는 통로를 차단하려는 시도로는 음모론을 근절할 수 없다. 중국 체제가 미디어를 강력히 통제한다고 해도 음모론의 확산을 막지는 못한다. 음모론의 확산을 억제하는 최상의 방법은,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부패, 이해 충돌, 규제 포획 등을 예방하는 강력한 법을 공정하게 시행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심리학자와 정치학자는 우리가 순진한 얼간이어서 데마고그와 사기꾼과 음모론자에게 쉽게 휘둘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고 메르시에는 이 흥미진진한 책에서, 우리가 합리적이고 회의적인 존재라는 반론을 제기하며, 기존의 주장들이 경험론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독창적이고 도발적이고, 읽기에도 재밌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