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0년 전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국방의 의무를 위해 논산훈련소로 향한 날이다.
그 날 혼자 고속버스를 타고 갔는데, 아침부터 고속터미널역에서 어떤 아저씨한테 아침값 명목으로 삥을 뜯겼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
이제 막 머리 박박 깎고 훈련소로 향하는 나에게 아침을 먹지 못했다면서 돈을 좀 주지 않겠냐고 했다.
양복차림에 나름 신사처럼 보였던 아저씨였는데 그냥 3,000원 정도 주고 그 상황을 얼른 빠져나갔다.
보충역이라 4주 훈련을 마치면 집으로 오긴 하지만 훈련소에 들어가는 일인 만큼 여러가지 생각이 복잡했던 탓에 그냥 줘버렸다.
배고픈 아저씨에게 착한 일을 했으니 부디 무탈하게 다시 서울로 돌아올 수 있도록만 해달라고 속으로 빌었다.
2007년 4월 12일로부터 벌써 10년이 흘렀다.
시간 정말 빠르다.
늘 느끼는 거지만, 2007년 4월 12일 나는 10년 후의 내 모습을 적어도 지금의 내 모습으로 그리진 않았다.
10년 전 내가 그린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아니라 속상하다.
그렇지만, 나는 다시 그려본다.
2027년 4월 12일 월요일의 내 모습은 지금 내가 그리는 모습으로 될 거라고 믿는다.
주말을 막 보내고 출근하기 귀찮아 하는 그냥 평범한 월요일의 모습일 거라고 믿는다.
평범한 가정을 꾸렸을 것이고, 공무원이 된 내 모습을 그려본다.
그리고 하루를 보내면서 달력을 본 뒤 대수롭지 않게 벌써 훈련소 입소하던 게 20년 됐구나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벌써 공무원이 된 지도 10년이 됐구나란 생각도 했으면 좋겠다.
어제까지 부었던 발이 진통제 효과를 보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좀 가라앉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발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거 같아서 오늘 하루는 가뿐했다.
물론 여전히 완쾌됐다는 느낌은 없어서 오늘까지는 푹 쉬었다.
오늘은 우리 하남시의 시장 보궐선거가 있는 날이었다.
발이 이 모양이 될 걸 미리 알았는지 난 다행히 8일에 사전투표를 하고 와서 오늘은 집에서 쉴 수 있었다.
방금 결과를 확인했는데 다행히 내 표는 사표가 되지 않았다.
6월 17일 지방직에서 꼭 합격해 새로 뽑힌 시장님을 도와 일을 하고 싶다.
내일부터는 9시간 이상으로 페이스를 올리도록 노력해야지!
첫댓글 + 오늘도 이겼습니다
방금 1시간 동안 5경기 하이라이트 보고 왔습니다. ㅋㅋㅋ
드디어 오간도가 자기 몫을 했네요. 내일도 이겨서 삼성 스윕했으면 좋겠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