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소한 연대기
- 이경임
셈이 어두운 나는 원시의 어느 시대
이를테면 구석기 어디쯤의 인간이 되어
아무런 걱정도 없이 햇살을 보고 싶네
바람의 말을 익힌 잎 넓은 귀 열어
사람이 쏟은 거짓은 나뭇잎처럼 흘리며
저녁이 이슥하도록 바람 속에 서 있으리
한 덩이 고기를 허물없이 나누며
밤이면 배가 든든한 아이들 머리 위에
착하게 피어오르는 은하수를 바라보겠네
달이 떠오르는 숲속 어둠 한편에서
잠들지 못한 사람이 불어 주는 휘파람에
단꿈이 깊었던 새들, 지평선 너머 날아가고
빗살 몇으로 셈을 해도 그저 빈손의 가계家計
이 맑은 가난이 춥지 않은 동굴의 밤,
먼 들판 뛰쳐오르는 말발굽 하나 새겨넣겠네
-이경임 시조집 『나의 사소한 연대기 』 , (2024. 9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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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질병이 아닐 것이라고 여겼더니 기어코 초기암진단을 받으니 마음이 서늘해졌습니다
어느 지인은 7년전에 똑같은 질환으로 엄청난 돈을 썼다고 하며 지금은 괜찮다고 위로해주더라구요
돈도 돈이지만, 몸 고생 마음 고생이 더 심각할 텐데 싶었고 역시나 아들딸이 생고생이네요^*^
지난 11월부터 시작된 나의 사소한 연대기가 넉달이 지났음에도 아직 끝이 아닙니다
3월 10일 담당 과장님을 만나보아야 확실한 이야기를 듣게 될 듯합니다
어제 검사는 금식이어서 같이 다닌 식구들도 덩달아 굶어야 해서 마치도록 마음이 께름직했거든요
그래도 음식점이 문닫기 전에 검사를 마쳐서 늦은 저녁이지만 같이 허기를 달랬습니다
잠자기 전에 아내는 맏사위와 처남에게 감사 표시를 전했나 봅니다
누구도 부자는 아니어도 정을 나눌만큼은 되니 맑은 가난으로 치부해도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