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떠나지 않았다면 김정호는 올해 일흔 살입니다. 33년 동안 세상에 머물다가 갔습니다.
그리고 떠나서 하늘에 별이 된 지 37년이 됐습니다. 그 긴 세월 동안 그의 노래는 사람들에게서 떠나지 않고 별빛처럼 남아있습니다.
일흔일곱 살의 김도향은 김정호 생전에 아주 가까웠던 선배였습니다. 김정호가 떠난 11월이 되면서 올해 그는 무척 바빠졌습니다. 김정호를 기억하는 추모 콘서트 준비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제 콘서트가 열릴 노원문화예술회관이 출연진 문제 등으로 11월 25일 예정의 콘서트가 취소됐다고 공지했습니다. 아쉽게됐지만 김도향은 이제 '하얀나비 음악제' 준비에 나서겠다고 말합니다.
김정호가 떠나고 난 뒤 음악을 통해 김정호가 천재 싱어송라이터였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고 김도향은 말합니다. 짧게 머물다 갔지만 김정호가 남겨놓은 많은 음악을 보면 김도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김정호는 우리 민요와 판소리 정통 선율을 대중가요에 접목시켜 한국적인 한(恨)을 풀어 놓은 대표적인 가수입니다.
김정호의 어머니는 판소리 소리꾼 박숙자 명창입니다. 김소희,박귀희와 같은 명창을 길러낸 국창(國唱) 박동실이 외할아버지입니다. 외삼촌은 무형문화재 아쟁 예능 보유자 박종선 명인입니다. 말하자면 국악계 성골 집안 출신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이 다른 길을 가기를 원했습니다. 6살 때 김정호가 국악에 관심을 보이자 집안의 모든 국악기를 내다 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천성적으로 타고난 재능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서울로 올라와 살면서 대동 상고를 졸업한 김정호는 대학 갈 생각도 하지 않고 기타를 붙잡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 8군 무대에서 일하던 이상일 아래서 음악을 배웠습니다.
김정호」가 대중(大衆)들에게 마지막 모습을 보인 것은 1985년 8월 경. TV에 출연한 그는 “어린 딸을 위해 아빠도 유명한 가수였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출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1985년 11월 29일 서울대 병원 에서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하얀 나비』의 가사처럼 "때가 되면 다시 피듯" 그의 노래는 여전히 대중(大衆)의 가슴에서 피어나고 있습니다.
김정호
춘수
음~ 생각을 말아요
지나간 일들은
음~ 그리워 말아요
떠나간 님인데
꽃잎은 시들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걸
서러워 말아요
음~ 어디로 갔을까
길 잃은 나그네는
음~ 어디로 갈까요
님 찾는 하얀 나비
꽃잎은 시들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걸
서러워 말아요
첫댓글 김정호님의 날이갈수록,
님은 너무 일찍 떠났지만
님의 노래들은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