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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시나리오 공략이 배틀넷 Melee에서 승리하는 보다 더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공평하게 시작하여 앞마당과 건물을 여러개 지어, 힘싸움을 주로 했던 Melee와 달리,
여러 상황에서 적절한 플레이를 해야 했던 다소 불공평한 싸움이기도 했던 미션..;
물론... 저랑 자주 했었던 제 주위의 친구들이 저처럼 변변치 못한 실력이라 그런 것 같지만요-_-;
그나저나, 요즘은 배틀넷 유저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되다보니... 만날 지면서도 기본적인 실력은 줄지는 않았나봅니다.
작년 겨울에 프로토스 미션만 골라서 공략해본적이 있었는데...
미션의 난이도는 어렵지는 않은 편이었고, 그것보다도 재밌었던 것은 시나리오 자체였죠.
스타크래프트에서 '배신'이라는 요소가 없는 종족은 프로토스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테란의 영웅 중에서는 맘에 드는 넘은 레이너 정도밖에 없더군요...
저그는 하나도 없고요-_-; (특히, '요녀' 케리건을 보면서 이를 갈았...)
하지만, 프로토스 영웅들은 말 그대로 영웅이라는 냄새가 풍기는 자들 뿐이었죠.
1. 스타크래프트의 클라이맥스 - 테사다와 제라툴의 만남.
- 개인적으로 오리지날(I,II,III)과 부르드워(IV,V,VI)를 포함한 전체 여섯 개의 에피소드 중,
최고의 미션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는 오리지날의 프로토스 미션(Episode III).
대략적인 내용은, 저그의 셀레브레이트가 다크템플라에 의해서 썰릴 때,
오버마인드가 다크템플라의 생각을 읽게 되고, 프로토스의 모성 '아이우'의 위치를 알아냅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오버마인드는 두말할 것도 없이, 프로토스의 모성으로 워프하고
아예, 아이우에다가 자신의 하이브를 세워버리죠.
남의 집 현관에다가 돗자리를 깔아버린 오버마인드는, 본격적으로 프로토스의 모성을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그 뒤로 아이우는 폭탄드랍을 온 오버로드에서 내린 디파일러의 다크스웜 밑의 저글링들이
프로토스의 게이트웨이를 부숴먹듯이 마구(...) 털립니다.
페닉스를 비롯한, 많은 프로토스 수비대에서 저그들을 격퇴하고 있었지만, 저그의 본체이자 자아인
오버마인드를 제거하지 않는 이상, 저그들을 아이우에서 몰아내기란 무리라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되죠.
그래서, 전 집정관이었던 하이템플라 '테사다'가 프로토스의 최상위집단인 콘클레이브의 명령을 무시하고,
다크템플라 '제라툴'을 찾아 나섭니다. 이에 콘클레이브는 테사다를 반역자로 몰아세우고, 테사다를 추적하여
재판을 받게 하려 합니다.
(콘클레이브는 계급화된 프로토스 사회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집단이죠.
대략 인도의 카스트와 흡사합니다. 브라만이 콘클레이브, 크샤트리아가 템플라 쪽에 속하겠군요.)
결국, 짐 레이너와 함께 동행하고 있는 테사다를 찾게 되지만, 테사다는 다크템플라들을 찾기 위해서 여정을 계속하고,
고생 끝에, 테사다는 제라툴을 찾아냅니다. 제라툴은 테사다에게 자신들의 신념과 방법을 존중해주었다며
존경을 표하고, 테사다 또한 진심으로 프로토스의 모성을 구하기 위해 제라툴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제라툴은 콘클레이브에서, 마치 이단과도 같은 자신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테사다의 진심어린 부탁과 고향 별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들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하죠.
사실 98년도에, 처음 스타크래프트를 접했을 때에도 접했던 이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군요.
드디어 다크템플라들을 플레이 상에서, 처음으로 만납니다.
(언급이 된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오리지날 저그미션(Episode II)에서도 '다크템플라'라는 미션명이
존재할 정도니 말이죠. 실제로 처음 등장한 것은 이 스테이지에서.)
(무엇보다, 다크템플라는 오리지날에서는 아직 생산할 수 없는 유닛이었고,
유닛 이름에도 보면, 'Protoss Zealot'이라고 나오는데 다크템플라는 그냥 'Dark Templar'라고 나오죠.
부르드워에서는 프로토스 세력에 정식으로 합류한 다크템플라이기 때문에, 'Protoss Dark Templar'라고 나옵니다.
부르드워가 나오기 전, 오리지날 미션에서 다크템플라는 뭔가 신비감을 불러일으켰죠...
재생산이 안되기 때문에, 미션 도중에 잃으면 무지하게 아까운 유닛이기도 했습니다.)
다크템플라들에게 모성으로 와달라고 부탁하는 테사다.
자신들의 방법과 신념을 존중한 어느 하이템플라에 대한, 다크템플라의 호의.
그러나, 자신들에 대한 콘클레이브의 불신감 때문에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망설입니다.
마지막 테사다의 말, 'help me save our people'에서 절박함과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영웅들 중에 이런 진심을 내비친 대사를 보여주는 것은, 많지 않죠.
다들 종족의 승리를 위해서 본심을 숨기고 능구렁이같이-_-;
Khala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던 그들의 신념과 방법 때문에, 추방되었던 그들이지만 고향에 대한 애정을 잊고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Khala에 동의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로 수 천년 동안 대립해왔던 프로토스 내의 두 세력이
Zerg라는 거대한 적 앞에 다시 하나로 맞섭니다.
이 당시에 플레이 할 적에는 정말 감동의 순간이었더랬죠.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스타크래프트 세계관 내에서 가장 명장면으로 이걸 꼽고 싶네요 ㅎㅎ
(다크템플라의 힘과 하이템플라의 힘을 조합하는 방법을 알아낸 테사다가 캐리어 '간트리더'와 함께 오버마인드에게
돌진하는 장면도 명장면이죠. 그 두 부분이 가장 멋졌다고 생각합니다.)
2. 스타크래프트의 진(眞) 에필로그 - Dark Origin.
이 미션은 겪어보신 분도 있고, 겪지 않았던 분도 있으실 겁니다.
사실상 스타크래프트의 진정한, 에필로그라고 할 수 있는 이 미션은 제라툴과 다크아칸이 등장하지만
프로토스의 미션이 아니라, 저그의 미션 중에 나타납니다.
스타크래프트와 부르드워의 미션 순서는
(오리지널) I.테란 -> II.저그 -> III.프로토스
(부르드워) IV.프로토스 -> V.테란 -> VI.저그
로 진행되죠.
오버마인드는 죽었지만(Episode III), 프로토스의 모성 아이우는 이미 부서질대로 부서져, 재건하기 힘들 정도에 다다랐고,
남은 프로토스는 제라툴, 페닉스, 알다리스를 따라서 워프게이트를 따라서 다크템플러의 또 다른 모성인
샤쿠러스로 이주합니다. 결국 부르드워에서 프로토스의 미션은 저그의 거센 침략을 크리스탈의 힘에 의해서
막아내는 데에서 끝납니다.
이 와중에서, 캐리건은 프로토스를 속여가며 자신의 계획을, 아직은 드러나서 이빨을 내밀고 있지는 않지만,
차근차근 진행시키죠. (이 요녀-_-)
테란의 에피소드(V)는 오리지날에서도 그랬지만, 언제나 김빠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리지널에서는 멩스크라는
능구렁이 녀석을 황제로 만들어주더니, 이번에는 저그가 캐리건을 중심으로 부활하는 빌미를 만들어주려고
일부러 듀란에게 놀아나 주는 어리석음을 보여줍니다.
저그의 미션(VI)에 이르러, 캐리건의 계획은 그 완성이 절정에 다다릅니다.
특히, 프로토스의 영웅들은 캐리건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셈이 되었죠.
캐리건과 우호관계를 맺었던 페닉스, 레이너, 제라툴은 모두 캐리건에게 쓰디쓴 배신을 당합니다.
끝까지 캐리건을 믿지 않았던 알다리스(그는 한 때, 콘클레이브에 속해있던 자로 오리지날 미션에서 다크템플라를 그렇게 미워하고, 잘못된 판단을 계속 내렸었지만 부르드워에서의 그는 옳았습니다.)는 오히려 배신자로 몰려서 억울하게, 같은 프로토스와의 내전 중에, 캐리건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죠. (부르드워 프로토스 미션인, Episode IV에서.)
페닉스는 미네랄 10000을 캐리건에게 바쳤지만, 그 직후 배신당하여 살해당하고,
(페닉스는 배신하기 전까지, 캐리건이 개과천선하여 우주의 평화를 지킬 것이라고 감쪽같이 속아넘어갔었죠-_-)
레이너 또한, 자신의 부대가 궤멸당하며, (레이너는 끝내 캐리건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것 같았죠.)
제라툴은 자신의 애인이자 다크템플라의 족장이었던 '라자갈'이 캐리건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자,
캐리건의 바램대로 자신과 다크템플라의 힘을 써서, 새로 태어나려던 '미숙한 새 오버마인드'의 클러스터를
파괴해버리지만, 그 후에 돌아온 것은 이미 캐리건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라자갈이었고
제라툴은 할 수 없이, 자신의 손으로 라자갈을 죽여버립니다.
저그와 캐리건에게 둘러쌓인 제라툴은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하지만, 캐리건은 제라툴을 놔주죠.
(상당히 굴욕적인 대목입니다. 캐리건은 제라툴을 '내가 당신을 잘못 봤군, 전사여.' 라고 조롱하는 투로 말하죠.)
제라툴은 '훗날, 네가 이 결정을 후회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라고 한 마디를 남기며, 자신의 함대로 워프합니다.
자신의 잔존 프로토스 함대로 살아서 돌아온 제라툴이지만, 심기는 불편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모든 상황은 캐리건이 우주를 재패하는 길로 돌아서고 있음을 이미 알았기 때문에...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제라툴은 집정관 알타니스와 합류하여 캐리건과 다시 맞서기 위해서
그의 함대를 찾지만, 그의 템플라들이 찾아낸 것은 프로토스의 반응이 나타나는 테란의 주둔지...
(브리핑 상에서는 그 달을 Dark moon이라고 부릅니다.)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한 제라툴과 템플라들은 그 달에 내리게 되고,
그 주둔지에서 테란들이 저그와 프로토스를 동면시키는 실험 등을 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지막에 그가 보게 된 것은...
볼 거 못 볼거 다 보면서 몇 천년을 살아온, 그 제라툴이 이렇게 놀라는 것은...
프로토스와 저그의 잡종(Hybrid).
끔찍함에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하는 제라툴.
프로토스 입장에서는 끔찍하죠....
같은 젤-나가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하지만, 원수지간인 프로토스와 저그인데-_-;
악취미... 누가 이런 실험을 했을까.. 라고 하는 찰나에 나타난 건...
정말 인상깊지 않느냐고 변태적인 목소리로 나타나는 듀란-_-
뭔가 자신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는 둥, 포켓몬스터의 로켓단같은 놈들이 할 만한 헛소리들을 내뱉고 있지만-_-;
결국 듀란입니다, 사미르 듀란. (이미 그가 Infested였다는 것은 저그의 미션 중에서도 나오죠. 하지만 여기서의 그의 목소리는 테란 미션에서의 목소리와도 다르고, 그렇다고 감염된 티를 팍팍 내던 저그미션에서의 목소리와도 다릅니다. 좀 더, 베일에 쌓인 듯한 정체불명의 목소리.)
캐리건의 쫄따구시퀴! 라며 제라툴은 이 변태같은 실험이 캐리건의 작품이냐고 물어봅니다.
이미 듀란이 캐리건의 수하였다는 사실도 제라툴은 알고 있었고, 제라툴이 그 전 미션(라자갈 관련)에서 캐리건에게 얼마나 많은 적대심을 품었는지 알 수 있군요.
(아주 캐리건 얘기만 나오면 이 죽일놈.. 아니 년; ... 이러고 있습니다..-_-;)
그랬더니, 듀란은 있는 거드름을 다 피우면서 꼬꼼화 캐리건은 이런 실험을 못할 거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캐리건보다 더 위대한 계획을 가지고 이 실험을 한다는군요(...뭔가 변태+매드사이언티스트+악의 원흉 이란 이미지-_-;)
듀란이 심상치 않은 놈이란 걸 알고, 그의 정체를 묻는 제라툴.
테란, 저그, 프로토스보다도 더 큰 어떠한 세력의 하수인이라고 자칭하는군요.
그리고 한가지 단서를 보자면, 그 세력은 테란, 저그, 프로토스의 역사보다도 엄청나게 오래된
우주의 고대 종족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사실, 이 대목에서 가장 의심되는 듀란의 정체는 '젤-나가'였습니다.
하지만 저그에게 멸망당했을 정도면, 젤-나가 라는 설정도 좀 아니죠-_-;)
이 실험이 어떠한 비극을 가져올 것인지, 제라툴은 호령하는 투로 말하죠.
제라툴이 너 지금 제정신이냐...! 라고 물으니까. 듀란의 대답은 '어.. 나 제정신이야' (-_-... 이뭐 정줄놓..)
대부분의 매드 사이언티스트들이 그러듯이, 이녀석도 자기가 한 일에 대한 죄책감이 별로 없군요;;
따져보면 죄책감이 안 들수도 있습니다만... (프로토스나 저그 당사자가 아닌 다른 종족이라면...)
제라툴이 냉소적인 투로 대꾸하자, 듀란은
'네가 여기 있는 실험체들을 모두 부술 순 있어도, 전 우주에 퍼져있는 모든 Hybrid 들을, 그들이 깨어나기 전에
모두 없애진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깨어나면 너의 우주는 영원히 변해있겠지... ㄲㄲㄲㄲ'
거리면서 메시지를 마치고, 저그의 미션 사이에 끼어있던 이 보너스 미션도 종료됩니다.
이 다음은 저그의 마지막 미션입니다.
이 미션에서, 캐리건은 프로토스 알타니스의 함대와 멩스크의 함대, 듀갈의 UED... 이 세 세력을 상대로 3:1의 싸움을 펼칩니다. (전부 다 캐리건에게 배신당해서 털릴 대로 털린 자들이죠-_-;) 결과는 세 함대가 관광당하며 끝납니다. 결국, 부르드워의 최종 승자는 모든 자들을 속였던 캐리건이고 우주의 제왕은 이제 캐리건인듯 합니다.
(테사다, 좀만 더 오래 살아있지 그랬어, 너만 있었어도 캐리건이 저 정도로 설치진 못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오리지널 저그미션(Ep.II)에서도 캐리건과 테사다가 대면하는데, 그 대결에서는 테사다가 한 수 위로 나왔었죠.)
여기서 보너스 미션에 등장했던 제라툴은 알타니스와 합류하지 않고,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제라툴과 짐 레이너의 행적은, 부르드워의 에필로그까지도 불명확합니다. 아마, 이 보너스 미션에서의 듀란과의 관계가 깔려있는 것으로 예상되네요.
스타2가 나온다면, 그리고 만약에 스타1과 스타2가 이어지는 시나리오라면, 이 Dark Origin이 스타2와 가장 가까운 스타1의 진 에필로그가 될 것 같지만... 애석하게도 시나리오 작가는 다른사람이고 시나리오가 이어질 것 같지는 않아서 좀 아쉽군요..
(솔직히... 하이템플라가 없는 프로토스는 프로토스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이템플라가 없어진다는 스타2에 그다지 애착이 가지도 않습니다-_-; 딱 보기에도 재미없어 보이고...)
p.s.
........ 그 당시(위의 스샷들을 찍었던 것은 약 2001년경으로 판단됨) 저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있었습니다.
the gathering
black sheep wall
-_-;;
p.s.2
Dark Origin 미션은, 저그의 아홉번째 미션에서 제라툴이 자기손으로 라자갈을 죽이고, 캐리건이 제라툴을 살려보내는
상황이 등장해야만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궁극의 무기인, there is no cow level(미션통과) 를 사용하면 볼 수 없는 미션이죠-_-;
첫댓글 ㅋㅋ 마지막이 좀 웃겨요 ㅋㅋ 와 그런데 그걸 다 해석하시네염O_O
우너츄! +_+b
power overwhelming 을 이용하면 Dark Origin 미션을 볼 수 있지요 ㅎㅎ
이거 다 형이 쓰신거에요?~
테서더의 말이 떠오르네요 "내가 오늘 어떤 일을 했는가를 기억해 다오. 아둔이 너를 지켜볼 것이다."
아! 그리고 스타2에 하템 없나요?.. 아칸은 확실히 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