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의 기술 / 金眞河
모처럼 서점에 들렀는데
리처드 스텐걸의 <아부의 기술>이란 책이 눈에 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란 책은 여러번 읽었어도
아부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던 나이기에
처음 접해보는 책이었다
여태 살아오면서
아부 같은 걸 안 하고 살았어도
내 삶이 삐걱이질 않았는데
아부 따윈 못하고 살았어도
내 삶이 망가지질 않았는데
이런류의 책을 읽다보면
아부에 대한 즐거운 역사를 살펴볼 수가 있다
요즘 시대에선 정당하고 진정한 칭찬도
아부로 전락하는 시대일지도 모른다
어떤 경우에 예의상, 또는 순수한 목적으로
칭찬을 했어도 이상하게 아부가 되기도 하니까...
암튼 한글 사전에 나와 있는 아부의 뜻풀이는
왠지 미비하단 느낌이 든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각각의 시대에서 통용되었던
아부(flattery)의 뜻을 무려 10개나 소개하고 있는데 비해
많은 설명과 이해를 필요로 할 것 같은데 매우 단순하다
이러한 아부는 그리스 시대엔 사회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도덕적 타락으로 정의되기도 했었으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부의 경멸적인 뉘앙스도 점차 엷어지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 아부라는 단어에 대한 조롱의 강도는
더욱 약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부는 꼭 말로만 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분명히 드러나는 누군가의 실수나 잘못도 슬쩍 눈감아주고
지나간다거나 무시하는 것도 아부의 차원일 수 있겠는데
이러한 것들까지 포함시키면 아부는 그야말로 우리 삶의
전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또한 아부는 민주주의의 엔진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이고
무공해 웰빙 푸드니 부드러운 사회의 윤활유니 하는데
그로 인해 사회가 밝아지고 자긍심을 갖고 산다면
긍정적인 일이 될 수 있겠지만 극도의 무분별한 아부는
결코 상대방을 위한 일이 아닐거란 생각을 해보면서...
lorelei...
첫댓글 로렐님도 아부를 못하고
저도 아부를 못하는 성격이니
어쩌지요!!
아부가 로렐님 글에 표현하신
대로 긍정적 기능도 분명히
존재하나 부정적 기능이
더 많음에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 봐야지요.
보통은 아부는 떠는 분들은
난 절대 아부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요.
어쩌긴요?
걍 생긴대로 살아야죠 뭐..ㅎ
아부는 커녕, 여느 여자들한테서 볼 수 있는
이쁜척, 귀여운척 하는 그 애교 떠는 것과도 거리가 머니...
난 도대체 여자가 맞나 모르겠음...ㅋㅋ
그렇지요...
난 절대 아니다...라고 하지만
남들의 눈까진 속일 수 없겠지요..
몇 년전 "아부의 왕"이란 국산영화가 있었지요
기억으로는 몇개의 법칙 몇 개 중 침묵이 우선이고....
암~글믄요..당연한~~등 동조의 맞장구로
승승장구 보험왕으로 출세 한단 얘기인데
끝에 가서는 허망함에 모든 걸 접는 그런 줄거리~
인생의 중요한 대인관계와 삶의 지혜를
아부라는 단어에 얹혀 있긴 하지만
아부라는 단어가 로렐님 말씀대로 조롱의 강도가
극도로 약해지고 오히려 삶의 무기로,,진실로 다가 서지요
아부가 정말 진실로 다가서고 있는 것일까요?
최근 우에스기의 <아마추어 정부의 몰락>이란 책도 읽었는데 2006년 9월,
기세 좋게 출범한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가 1년 만에 몰락하는 과정을 낱낱이
파헤친 책인데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아베 정권은 급속히 붕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고 측근들은 듣기 좋은 말로 아베의 귀를 막고 철저히
눈을 가리기 시작했죠..
비판적인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와도 최악의 경우에도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라며
헛바람을 넣었는데 진실을 외면한 채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측근들의 빗나간 충성심이
아베 정부를 침몰시킨 결정적 요인이었음이 우에스기의 분석인데
@로렐라이~♬ 그리고 5년간 장수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와 아베 정부의 차이는
프로와 아마추어 정부의 차이였다고 우에스기는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고이즈미는 철저한 프로정신과 자기희생적 충성심을 갖춘 측근들의 보좌를
받은 반면에 아베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고 결국 아마추어 정부는 몰락한다는 것이
우에스기의 결론인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부도 주위의 아첨꾼들에 둘러싸여 초짜들의 아마추어 정부란 소린
듣지 말아야 할텐데...
아무리 아첨꾼 세상이라지만 대통령이란 존재는 항공모함의 함장 같은 존재인데
아첨꾼들에 의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를 바랄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