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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순...
TV프로그램 VJ특공대에서 백룡동굴을 소개하는 것을 우연히 보고는,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관람형 동굴이 아니고 탐사하듯 체험하는 형태라고 하길래,
인터넷으로 찾아서 확인을 해보니 관람 가능한 주말일자가 2주일 후인 8월21일이라
행여 늦을세라 재빨리 예약을 했었다.
백룡동굴이 위치한 곳이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지도를 찾아보니 예전에 두번이나 들렀던 문희마을이 아닌가~!
자연경관이 참으로 좋은 곳이라 알리지 않고 꼭꼭 숨겨두고픈 곳이었는데...
백운산에 위치한 백룡동굴은, 총 길이 1.8km 의 자연석회석 동굴로 동강을 따라 해발고도 235m, 수면 위로
부터 약 10~15m 지점에 동굴입구가 있으며, 오래 전부터 마을주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동굴로서, 수년전
영월댐의 건설계획으로 수몰될 위기에 있다가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일반인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1976년
주민 정무룡에 의해 동굴의 주 통로 중간에 있던 좁은 통로가 확장됨으로써 전 구간에 대한 실제적인 조사
가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동굴의 신비로운 경관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9년에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백룡동굴의 명칭은 동굴이 위치한 백운산의 '백' 자와 정무룡의 '룡' 자를 따서 백
룡동굴로 명명되었다.
백룡동굴은 석회동굴로서, 동굴 내에는 종유관, 종유석, 석순, 석주, 동굴방패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이 분
포하고 있다. 특히 에그후라이형 석순을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는 기형의 생성물이 많이 성장
하고 있어 경관 및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동굴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백룡동굴은 교육적인 장소로 활
용하기에 많은 잠재성을 갖고 있는 뛰어난 가치를 지닌 동굴이다.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에 거의 도착할 즈음에 있는 터널.
가끔은 기억들이 혼란스럽게 뒤섞이다보면 다녀왔던 길이라도 새롭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위 사진속 터널의 위치가 머리속에 있는 기억보다 한참이나 앞으로 당겨와 있는 듯 싶다.
옆지기와 나는 확실하지 않은 기억을 꺼집어 내다가,
아마 지난번 왔을때 하고 있었던 도로공사 때문에 착각하지 않았을까... 하면서
인정하기는 싫지만 점점 쇠퇴해져 가는 기억력의 한계를 또 느끼며 피식~ 웃고 만다.
어름치마을에서 문희마을로 들어가는 좁은 길은,
예전과 달리 요소마다 교행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어서 차량운행에 불편은 없었다.
조금 서둘러 출발햇었기에 한시간정도 빨리 도착했다.
접수처에서 예약확인을 하고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니
일반에게 개방한 지 한달남짓 지난 정도라서 그런지 동굴체험관 건물이나 주변시설들이 깨끗하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를 안하고 온 사람들이 발걸음을 되돌리는 걸 보니,
예약이 마감되어서 부득불 현장판매분을 기대하고 먼길 온 사람들 같은데...
어찌 방법이 없겠냐고 메달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참고로 백룡동굴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9회에 걸쳐 진행되며,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한 회차는 3, 4, 7 회 이다.
연령이 만9세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은 관람이 제한되며,
한번에 20명이 한도라 하루에 최대 180명만 가이드의 안내하에서 백룡동굴을 체험할 수가 있다.
체험장비 지급 등 일련의 준비를 하는 시간을 포함해서 동굴을 돌아본 후 다시 체험학습장으로 돌아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시간50분 정도이며 동굴 내에서만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관람료는 어른 15,000원 어린이 10,000원 이다.
백룡동굴은 오래 전부터 마을주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동굴로서, 1996년 동강댐의 건설발표 이후 수몰될
위기에 있다가 학계 및 온 국민의 반대운동으로, 2000년 동강댐의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백룡동굴 역시 일
반인에게도 잘 알려지게 되었으며, 그동안 미개방되어 자연그대로의 훼손되지 않은 동굴생성물 및 동굴생
물을 간직하고 있어, 원시 그대로의 보존된 신비한 동굴모습을 2010년 7월20일 국내 최초로 관람객에게 생
태학습형 체험동굴로 개방하여, 지하에 형성된 천연 동굴의 때묻지 않은 태고의 경관을 직접 탐험함과 동
시에 전문 안내자의 해설에 의해 관람할 수 있는 선진국형 생태체험학습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동굴은 A~D 구간이 있는데 B,C,D 굴은 보존구간이며, 현재 주 굴인 A굴 785m 만 개방하고 있다.
기다리던 탐사시간이 다가왔다.
장비실에서 탐험복, 안전모와 장화, 장갑을 지급받고
탈의실에서 동굴탐험복으로 갈아 입고나서 거울을 보니 폼이 탐험대원처럼 제법 그럴싸하게 보인다.
동굴가이드로 부터 체험요령과 주의사항을 듣고 출발했다.
약 600m 거리에 있는 동굴입구로 가는 길은
푸른 물줄기가 고고히 흐르는 동강변의 절벽단면에 통로를 설치했는데,
잠시 서서 주변을 돌아보니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게 더 없이 아름다운 절경이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곳인지라 예전에는 배를 타고 동강을 건너야만 동굴에 접근이 가능했다고 한다.
동굴에 들어가기전에 체험팀 단체촬영.
한여름 무더운 날씨에 460여개의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땀이 비오듯 흘러 내리지만,
동굴입구에 도착하면 서늘한 바람이 불어나와 탐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살짝 지친 몸을 식혀준다.
동굴로 들어가기 전에 다시한번 더 주의사항을 듣고,
들뜨는 설레임을 억누르며 안전모에 부착된 헤드랜턴을 켜고서
박쥐가 드나들 수 있도록 창살이 듬성하게 만들어진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찬 기운이 온몸을 휘감는다.
백룡동굴의 기온은 연중 11~13도로 거의 일정하다고 한다.
동굴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것은 이곳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다.
아궁이와 온돌, 그릇 등이 있고 천정에는 불을 피운 그을음으로 검게 변색된 흔적이 있다.
구들장 안쪽에 있던 숯을 연대측정한 결과 서기 1800년 정도의 것으로 나왔다 하며
적어도 조선 순조 때부터 이 동굴은 누군가의 피난처였다는 것이 가늠하단다.
예전에는 주변 마을사람들이 강을 건너 와 이 동굴에서 더위를 식히고 했다한다.
다시 조금 더 들어가니 호수로 이어지는 가지굴이 나타났는데,
주민들이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았다고 하며 동강과 연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백룡동굴은 이번에 개방되는 785m 길이인 주굴과 3개의 가지굴 등 모두 1875m에 이르며,
동굴 초입은 평창, 가운데는 영월, 끝부분은 정선 땅에 속한단다.
동굴의 생성시기는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동굴 생성물들의 나이는 대략 5억년 정도라고...
계속 어둠속으로 들어갔다.
동굴입구에서 들어오는 빛이 멀어지면서 부터는
발밑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속에서 헤드랜턴 불빛을 의지해서 한걸음 한걸음 더디게 발걸음 옮겨 본다.
백룡동굴은 조명이나 탐방로 등 인공적인 내부시설을 거의 하지 않고,
소수의 인원이 탐사장비를 갖추고 안내자의 인솔을 받아가며 관람하는 체험동굴이라서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동굴을 탐험하는 색다른 묘미를 누려볼 수 있다.
비경이 시작되는 입구인 일명 개구멍은
성인 한사람이 낮은 포복자세로 기어야만 겨우 통과가 가능하다.
본래는 사람이 통과하지 못하는 작은 구멍이었으나,
이곳을 발견한 정무룡님이 인위적으로 지금의 크기로 확장했다고 한다.
사선으로 비스듬한 좁은 통로는 엎드려서 게걸음 해야만 지나갈 수가 있고,
안전모를 착용하고도 머리를 다친 사고가 발생했을 정도로 위험하다보니
어린이와 노약자의 체험을 제한하는 이유를 수긍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
소수의 탐방객만이 누리는 고요속의 호젓함...
랜턴을 끄면 한줄기 빛도 들어올 수 없는 어둠 그리고 암흑이 주는 적당한 공포감...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동굴생성물들의 화려함...
이러한 흔치 않은 경험은 백룡동굴이 속살을 드러내는 동굴 안쪽에서만 누릴 수 있는 백미이다.
동굴바닥을 기거나 오리걸음으로 어렵게 겨우 통과하면,
동굴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어김없이 황홀한 모습으로 탐방객을 맞아 준다.
천정에 고드름처럼 달린 종유석과 바닥에서 위로 자라 오르는 석순,
이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서 하나 된 석주는 기본이고,
다랭이논 형태의 휴석을 비롯해서 유석, 동굴산호, 동굴방패, 석화, 동굴커튼, 베이컨시트, 에그후라이 등.
다채로운 형태의 동굴생성물들이 경이롭게 다가 온다.
어둠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하지만,
헤드랜턴의 불빛이 닿을 때마다 동굴은 요술을 부리듯 빼어난 형상의 동굴생성물들을 보여주며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인 약 11m 길이의 동굴커튼과 실제와 거의 흡사한 에그후라이형 석순은 독보적 이다.
동굴 탐사구간의 끝인 대형광장은 동굴탐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동굴가이드의 요청으로 헤드램프를 끄니 눈을 감으나 뜨나 마찬가지인 완벽한 어둠이 펼쳐지고,
그 적막한 고요는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마져 삼켜 버린다.
꿈틀 떠오르는 생각을 억지로 눌러 때묻지 않은 공허를 느껴보려 해보지만,
거대한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선 나약한 한 인간의 어떠한 시도조차도 이 순간만큼은 부질없음을 안다.
동굴내에 유일하게 설치되어 있는 조명시설이 벽면을 은은하게 비추면,
천장이 무너져 형성된 넓은 광장에 있는 갖가지 동굴생성물들이 눈을 황홀하게 하고
그 아름다운 위용에 잠시도 눈을 때지 못한 채 그저 입벌린 채 감탄만 하고 만다.
되돌아 나오는 길,
분명 들어갈때와 같은 코스인데...
동굴은 보는 방향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다는 동굴가이드의 말처럼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는것만 같다.
탐사를 마치고 동굴 밖으로 나오는 순간,
다시 되돌아 들어 가고 싶은 충동이 저절로 일어난다.
무더운 날씨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한번 더 그 황홀경에 빠지고 싶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새로운 형태의 동굴관람을 경험했다는 만족감 사이로 몇가지 우려가 비집고 들어온다.
체험탐사중에 안전모가 천정에 부딪혔던 일...
어둡다보니 미끌어 지거나 넘어질때면 본능적으로 주변을 잡게 되는 동작...
탐사통로라고 하지만 귀중한 자연유산이 발에 걸리거나 채이는 일들...
아마 동굴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물웅덩이를 지나가야만 하는 일...
나름대로 주의를 하겠지만 이런 행동으로 인해 동굴생성물이 파손되지나 않을까...
탐사형 체험이라는 기치아래 자연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강박관념에 젖어서
동굴과 탐방객을 위하여 최소한의 보호설비가 필요한 점을 인지하면서도 억지로 외면하는 것을 아닐까 ?
그럴리야 없겠지만 하면서도...
체험을 해 본 입장에서 본의 아니게 동굴이 훼손될 개연성이 있는것 같기에 우려가 깊어진다.
※ 동굴내에서는 사진촬영금지라 동굴사진은 평창군청 홈페이지(www.happy700.or.kr)에서 가져왔으며,
실제 동굴체험을 해보면 사진보다는 훨씬 더 어둡다.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www.maha.or.kr) ☎ 033-334-7200
첫댓글 관순아 오랜만이야. 네 그림일기도 오랜 기다림 끝에 드뎌 올라왔구나. 지금부터 차근차근 읽고 사진감상도 할게. 고마워...
난 그냥' 백룡동굴' 사진감상으로 끝내고 싶다이. 포복 자세 보이 난 절대 불가하겠다는 생각이...^^
산에도 날아다니더만 동굴탐사도 역시 관순열사네 부러워~~~~~~~~~~
좋은곳에 갔다왔네 멋있다...
동굴탐사라???좋은데는 항상 니가 먼저 갔다오네...정보 고맙다 울들도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