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문인가, 어떤이는 "개미와 베짱이"란 동화를 "개미와 매미"로 혼동하는 착각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에도 역시 많은 부분에서 인재로 인한 피해가 더 컸음을 부인할 수 없으리라.
날카로운 발톱과 사나움을 함께 지닌 거대한 놈이 올라 오고 있다고 충분히 예견하고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불감증과 무대책으로 일관해온 이름만 거창한 무슨 대책본부나 관계 행정기관에서는 예의 그 사망자 수 통계와 피해액 집계나 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꼴이 되고 말았다.
작년과 재작년의 피해복구조차 여태 덜 마친 늑장 대책, 총체적 부실공사로 인한 구두선(口頭禪)행정등이 어우러져 더 큰 피해를 불러온 경우이다.
비슷한 재해환경에 관민이 합심하여 철저히 대처하는 이웃나라가 있어, 극명한 대비가 되기 일쑤이며,비교 또한 가능하기에 변명의 여지조차 없게되곤 한다.
매년 반복되는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로만 인식되는 태풍이나 홍수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혜는 위험앞에 갑옷을 챙겨 입을줄 아는 인간 스스로의 몫으로 남게 마련이다.
제 까짓것 하며 벌거벗고 있다가 심한 상채기를 입는 인간들만 비웃음의 대상이 될 따름이다.
사후(死後) 약방문격의 대책만 한동안 주절대다가 또다시 무슨 정치논리 속에 묻혀들고 마는 우리네 행태완 달리 태풍과 홍수등의 자연현상은 또 내년의 위력을 갖추기 위해 지금도 수면아래에서 그 은밀한 핵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으리라.
일견 자연의 횡포로도 여겨지는 이런 기상시위는 알고 보면 반드시 부정적인 요소만 지닌게 아니다.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일쑤 잊고마는 인간들에 의해 함부로 다루어져 오염되거나 산성화된 토양이나 바다를 일거에 원래대로 재생시키는 순기능 또한 함께 지니고 있기에 무조건 미워할 수 만 없는 자연현상이기도 하다.그러기 위해서는 그 위력 또한 강력하고 날카로워야 하는것도 당연한 이치일 터이다.
그런뜻에서 예전에는 여자이름만으로 태풍 명칭을 대신했던 시절이 있었다.
날카로운 손톱자국을 남기는걸 봐서는 그 때가 대체로 합리적이었으나 이제 여성파워가 드세진 탓으로 온갖 잡다한 이름을 차용하기에 이르렀다.
어떤자가 -, 그것도 한글로 "매미"란 전혀 사납지않은 곤충을 태풍 이름으로 추천했는지 몰라도 참으로 멍청이 짓을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매미와 우리 선조들과의 뿌리 깊은 연관관계를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이는 그야말로 천부당 만부당한 행위로 한 편으로는 우리 조상님들을 크게 욕보이는 결과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우리네 선조들께서는 천 년이 넘게 매미의 날개를 머리에 달고 그 숭고한 의미를 끊임없이 되새기며 살아왔었다.
임금이 정사를 다스릴때 항시 쓰던 익선관(翼蟬冠) 이 그러했으며, 신하들이 정무를 볼 때 반드시 쓰야했던 관모의 거추장스레 튀어 나온 부분 또한 매미의 날개였다.
매미의 오덕(五德), 즉 문(文) 청(淸) 염(廉) 검(儉) 신(信) 의 준엄한 의미를 깊이 새기며 항상 올바른 정사를 펴기위한 표상으로 삼은것이다.
첫째, 매미는 곧고 긴 입을 가지고 있어 늘어진 갓끈을 닮았기에 학문(學文)을 알고,
두째, 오직 이슬만 먹고 살므로 맑음(淸)이 있으며,
세째, 남이 애써 가꾼 채소나 곡식을 탐하지 않아 염치(廉恥)를 알고,
네째, 제 집을 가지지 않아 검소(儉素)하며,
다섯째, 겨울이 들기전에 때 맞춰 죽으니 신의(信義)가 분명하다 하여 ,
군신을 구분치않고 그 날개를 서로 가장 잘 보이는 머리윗쪽에 높혀 둔 것이다.
매미의 뜻과 상징성이 이렇게 무거울진데-.
그 이름을 함부로 여겨 크게 오용한 오늘을 사는 우리 후손들의 몰지각한 불경의 죄를 무슨수로 다 사할 수 있으며 매미의 명예는 또 어찌 복권 시킬것인가?
이에 나는 이전투구나 일삼는 우리네 지도자라 자처하는 부류들의 지위나 계급에 따라 항차 꼿꼿해지기 십상인 목덜미께에 삐까번쩍이는 견장이나 훈장 대신 ,
첫댓글 풍경의 매미들 날개를 모아 보내드리지요,것 가지고는 부족할까요?
들풍님 손에 잡히기 전에 매미들아 빨랑 도망가라~~~~~~~~~~~ 곤충 중에서 매미는 대단한 위력을 지니고 있네요. 물론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해 준 것이지만.. 며칠만 지나도 매미소리 그리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베트남 산 태풍 송다가 가까이 왔네요. 소호님 이 글 원고료 꽤나 받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미가 되기까지 7년걸려 7일만 살고 간다기에 올여름 창문에 메달려 유난히 시끄럽게 울어도 잡아서 몇번이나 그냥 날려 보낸네요...덕분에 매미대해서 많은걸 알고 갑니다.
매미란 말만 들어도 무지 열 받네... 지도자라 하는 거시기들 매미 날개 대신에 주먹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