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근(痴根)이 단제되면 꽃이 물 위에 떠 있는 것과 같다.
비구가 피안에 이르는 것은 독사가 옛 껍질을 벗는 것과 같다.
(법구경)
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평안을 유지하기 위해선 제도라는 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도는 사회를 평안하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 지고지선은 아닙니다.
상황이 변하고 시대가 변하면 제도도 따라서 변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변화를 추구하되 과연 그것이 올바른 방향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있어야 바르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수행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수행자가 올바르게 수행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선
그 길을 제대로 알려주는 눈밝은 선지식의 이끌어줌이 중요합니다.
수행자의 근기가 제각각인지라 하나의 방법이 만능일 수 없기에 눈밝은 선지식은 각각의 근기에 따라 갖가지 방편법을 써서 이끌어줍니다.
하지만 그러한 방편법이 유용하였다고 해서 모든 수행자들이
그 방법에만 메달린다면 자칫 눈 뜬 장님이 되기 쉽상입니다.
중아함경에 이르길
'수행자들이여, 만약 그대들의 견해가 명확하고 분명하다 하더라도
그것에만 집착하고 매달린다면, 내가 말한 법은 마치 강물을 건네주는
뗏목과 같아서 강을 건너면 땟목도 놓아버려야 한다는
비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냐?'
고 하신 말씀을 깊이 유념하여야 합니다.
달을 가르키기 위해서 손가락을 뻗는데,
정작 보라는 달은 안보고 손가락에만 매달리고 있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입니다.
소동파는 노래합니다.
"가로로 보면 첩첩이 산등성이고 옆으로 보면 뾰쪽한 봉우리인데,
멀거나 가깝게 높거나 낮게 보아도 제각기 다른 모습이네.
여산의 참모습을 바로 보지 못한 것은
내 몸이 산속에 있기 때문이네."
계룡산인 장곡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