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론 설렘으로 |
▶ 때론 화려하게 |
보통 때라면 함께 어울려주던 커플 친구들이 크리스마스 캐럴에 묻혀 어디론가 사라진다.
거리엔 구르는 낙엽, 그리고 쌍쌍이 팔짱을 끼고 체온을 나누며 걷는 연인들. 문득'화려한 싱글'을 청산하고 싶다.'나에게 애인이 생긴다면…'. 애플트리의 안재만(下) 사장과 지앤제이커뮤니케이션의 한정선(左) 사장. 모두 홍보대행사 대표로 소위 잘 나가는 싱글족이다. 평소엔 분주한 일상에 파묻혀 지내지만 연말이면 가끔 '그녀와 멋진 식사'나 '그대로부터의 감미로운 프러포즈'를 그려본단다.
그들이 언젠가 애인의 손을 이끌고 싶다는 레스토랑을 살짝 훔쳐봤다.
정리=유지상 기자<yjsang@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shotgun@joongang.co.kr>
*** 한정선 싱글이 바라는 3곳
어색함을 허무는 곳 "알라 스칼라"
로맨틱 무드의 레스토랑에 노래하는 흥겨움을 접목해 만든 신개념 노래방 카페다. 많은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룸부터 둘만이 오붓하게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작은 룸까지 갖춰져 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색 메뉴도 많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떡볶이 그라탕(1만5000원)은 자칫 맵고 질릴 수 있는 떡볶이의 단점을 그라탕으로 살짝 보완했다. 이 맛을 잊지 못해 자주 찾는다. 돈가스(1만5000원)는 유리 그릇에 감자 샐러드까지 곁들여 푸짐하다. 맛있는 요리에 신나게 노래까지 부르고 나면 어느새 허물없는 사이가 되겠지. 룸 이용료를 따로 받는데 작은 룸은 시간당 2만원, 큰 룸은 5만원. 강남역 교보생명 빌딩 옆 먹자골목 안에 있다. 연중무휴로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영업. 02-3481-0903.
예쁘게 보이고 싶을 때 "폴(PAUL)"
문을 열기만 해도 눈이 부실 정도로 매혹적인 곳. 투명한 크리스마스 트리의 반짝반짝 알록달록한 조명이 기분을 더욱 들뜨게 한다. 실내 인테리어를 오렌지 톤으로 꾸며 앞에 앉은 누구나 예쁘게 보이도록 하는 마력이 있다. 그래서 마음에 두고 있는 그의 가슴을 흔들고 싶은 날 어울리는 곳이다.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원하면 안쪽 좌석으로 예약할 것. 음식은 퓨전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정통 이탈리아 요리다. 스파게티 면은 직접 반죽한다고. 해산물 스파게티(1만6000원)를 권하고 싶다. 크림 수프를 곁들여 통째로 구운 단호박(1만5000원)은 보는 즐거움에 영양 보충까지 일석이조다. 점심 세트 메뉴는 1만8000원부터. 청담동 유씨어터 골목 안에 위치. 오전 11시~오후 11시까지 영업. 02-3445-8867.
프러포즈 받고 싶은 곳 "마르코폴로"
무역센터 트레이드 타워 52층에 있어 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 시내 아파트와 빌딩들이 마치 미니어처를 늘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바닥을 계단식 구조로 만들어 창가 테이블에 앉지 않더라도 바깥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의자의 등받이를 높여 프라이버시를 배려했다. 특히 맨 끝자리는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아 빨리 예약하지 않으면 차지하기 어렵다. 이곳은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아시아 요리와 지중해 요리를 취급하는데, 한창 데이트 중이라면 지중해 요리가 어울릴 듯. 대표적인 요리로는 '레몬과 페타치즈, 토마토와 잣을 곁들인 오징어 요리'(2만1000원), '양 안심 허브 살사 링귀니와 야채 카세롤'(2만8000원) 등이다. 점심은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저녁은 오후 6~10시. 바는 밤 12시까지 영업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 02-559-7620.
*** 안재만 싱글이 꿈꾸는 3곳
우리만의 언어 만들기 "오리엔탈 스푼"
나만의 공간으로 꼭꼭 숨겨놓은 곳. 그렇지만 그녀가 생긴다면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음, 내가 아는 '거기' 갈래? 너도 '거기' 좋아하게 될 거야." 데려가 보지도 않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느냐고 하겠지만, 난 확신할 수 있다. 고객의 80%가 여성. 나머지 남자 20%도 여성이 데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상호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음식은 태국.인도네시아.일본.중국 등 아시아 요리. 대표적인 음식만 알차게 골라 20가지 메뉴로 구성했다. 그녀에게는 홍합볶음요리(1만4000원)를 권하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나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다음엔 그녀가 먼저 "우리 '거기' 가자 "고 조를 테지. 신사동 시네시티 옆 골목 따라 150m. 전화(02-512-0916)는 있지만 예약은 사절.
특별한 맛을 기대할 때 "아름다운 공간 소호"
4층까지 훤히 뚫린 천장, 테이블 옆에 걸려 있는 작품들로 미뤄 범상치 않은 공간임을 알 수 있다. 그림과 예술이 있는 다목적 레스토랑 겸 바. 그녀랑 단둘이 맛과 함께 멋도 즐기고 싶은 날에 딱 어울린다.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이미 환해진 그녀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집 음식의 정수는 '300년 된 기와 위에 담은 매실과 발사믹 가바야키 소스의 박달재 안심' (3만9700원)이다. 기나긴 이름, 기와 위에 음식을 올려놓은 것도 특이하지만 안심을 조리한 수준이 특급호텔 레스토랑을 뺨친다. 꽃게랑 누들을 조합한 꽃게 스파게티(3만3500원)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게 조금은 부담. 청담동 페라가모 매장 뒷골목에 있다. 02-514-1999.
와인 잔에 담긴 그녀 "워킹 온 더 클라우드"
'구름 위의 산책'이란 타이틀이 말해주듯이 창 밖 조망이 최고의 인테리어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여의도 63빌딩의 59층에 위치, 서울시내 동.서.남.북 모두를 조망할 수 있다. 북쪽으로는 남산타워를 마주하고, 서쪽으로는 국회의사당이 발 아래 보인다. 동쪽으로는 도도한 한강과 올림픽대로, 남쪽으로는 관악산과 그 주변 아파트가 오밀조밀 밀집해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동편에는 세미 뷔페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는데, 점심 때 편안하게 식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서편에는 블랙 톤으로 조성한 와인 바가 있다. 이곳은 대부분 좌석이 창을 마주하도록 배치돼 있다. 등받이도 높여 머리가 보이지 않도록 했다. 연인들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해질 때 찾으면 와인 잔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더욱 붉게 물들 것 같다. 칠레산 몬테스알바 레드와인(2002년산) 7만9000원. 02-789-5904.
첫댓글 ㅎㅎ 중앙일보에서 본듯하네요... 다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