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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화의 길, 생명의 길, 사람의 길(평생사랑)을 찾아서 원문보기 글쓴이: 해와달
<9일차 소식> 종교의 벽을 넘어서 순례길에서 만납니다. 생물종 다양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는 생물 종의 많고 적음을 뜻하는 말로 자연 환경의 풍요로움을 평가하는 지표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총체적으로는 생물 종류의 다양성 및 생태계의 다양성 등을 말합니다. 생물종 다양성처럼 우리 사회에는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며, 합리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공명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상징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거나, 방송 등 사회적 공기(公器)를 통해 일방의 시각을 전달하고자 하는 인위적 시도는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여 우리 사회에 획일화되지 않은 다양한 종교와 이념, 사고가 평화로운 상생과 공존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순례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9일차의 순례길> 오늘(12일)은 오전만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진행팀원들도 추석 연휴 기간에는 고향에 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12일(금) 오후부터 16일(화)까지 추석 연휴이며 17일(수) 아침 8시에 다시 순례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추석이니 가을이라지만, 한번 달구어진 도로의 열기는 쉽사리 식지 않더군요. 그래도 다행히 오전 일정만 진행하는 관계로 다른 날에 비해 한결 수월하게 진행한 날이었습니다. 지리산 테마파크 인근 지역의 농로에서 모여 순례에 참여한 분들의 인사 이후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오전 일정으로 전남 구례군 산동면 면사무소 앞까지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 2-7일이 산동면의 5일장이 들어서는 날이었고, 추석을 앞둔 시점이라 매우 혼잡스럽고 주민분들의 이동이 많아서 산동면 보건소 앞 삼거리까지만 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오전만 진행한 순례였으나, 진행하는 방향으로 그늘이 별로 없어 도로 열기는 여전하더군요. 이제 2주차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익숙하여졌다지만, 아스팔트 차도가 내뿜는 열기는 견디기가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아마 다음주에 19번 국도로 순례길이 진행되면 더욱 심해질 것아 걱정입니다. <오체투지하는 아이들> 오늘은 아침부터 여러 사람이 모였습니다. 부안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으며, 목포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지역만 다른 것이 아니라, 각자가 믿는 믿음 역시 달랐습니다. 흔히들 순례단에 어느 종교를 가지신 분들이 많이 참석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 이곳에는 참가자의 지역이 다르지만 서로 문제가 없듯이, 종교 역시 다양하며 그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번 주 내내 가장 먼저 아침 순례 장소에 함께 참여하시는 구례와 순천 지역의 목사님을 비롯하여, 오랜 시간 열차를 타고 와서 짧은 시간 순례에 참여하고 귀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종교인이 함께 모여 한 길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한 길에서 생명과 평화의 마음을 나누는 모습. 그것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 아닌가 합니다.
또한 오늘은 순례에 참여한 분 중에서 오체투지로 순례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신 분들이 많았던 날입니다. 특히 목포에서 온 이윤선 선생님 가족은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자제분들이 함께 오체투지로 순례를 참여하여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이윤선 님은 “오체투지가 힘드실 텐데 함께 하면서 힘을 보태 드리고 싶어서 왔다.”면서, “두 분은 아마도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 화해와 상생 그리고 선을 위해서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정권의 문제보다는 갈등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봅니다. 오체투지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켜 우리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습니다. 오체투지로 순례에 참여하면서 이마에는 땀이 맺히면서도 평온한 미소로 순례길에 함께 하였습니다. 이윤선 님과 함께 참여한 중학생 이붕 학생은 순례 내내 화제의 중심이었습니다. 처음 오체투지를 한다면서도 너무나 익숙한 자세로 진지하게 진행하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이붕 학생은 “두 분이 엄청 힘들어 하셔서 저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따라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라며, “(두 분의 순례가)몇 달 동안 하신다니 걱정이 되기도 해요.”라며 직접 오체투지를 체험한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연신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면서도 너무나 진지한 모습으로 하루 길을 함께하였고, 쉬는 중간 중간에는 초등학생인 동생의 땀을 닦아주더군요.(너무나 익숙하게 오체투지를 하시는 이윤선님 가족에게 혹시 사찰이나 성당을 다니면서 기존에 경험해본 적이 있는지 진행팀이 질문해보니, 가족의 종교는 개신교라 하시며 처음해보시다 하더군요.) 이윤선 님과 동생과 함께 오체투지로 일정을 진행한 이붕 학생은 일정을 마무리 하면서, “두 분들은 종교 간의 갈등, 국민화합등 사회적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오체투지를 하신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기도로 많은 사람들이 편해 졌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루 하루 길에서 인연이 힘든 순례길을 이끄는 힘입니다. 종교와 지역, 살아왔던 지난 삶의 궤적이 다르지만, 한 길에서 만나 함께 손을 모으고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맞추면서 생명과 평화의 기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오늘은 문규현 신부님이 계시는 전주와 부안 지역에서 이른 아침에 출발하여 순례에 함께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삼보일배를 하면서 순례에 참여한 배기현(문정성당)님은 “문정현 신부님과 마음을 함께하고 또, 두 분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삼보 일배를 했다.”고 하셨습니다. “바닥에 누우니 마음이 낮춰지는 것 같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미워했던 사람들을 포용하게 되고 나와 갈등관계에 있던 사람도 나를 용서하리라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생명, 평화,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분들의 정성이 모여 결국 사람들을 이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합니다.
부안에서 자제분과 함께 오신 이숙 님은 “땅바닥만 보고 절을 하고 가시는 것을 보니, 사람들이 욕심을 버리고 생명과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계기로 모든 사람들이 마음이 낮아지고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옆에 있던 초등학교 아들도 “두 분이 힘드실 것 같아요. 아마도 대운하 건설, 광우병쇠고기 수입 등 잘못된 일을 고치기 위해 하시는 것 같고 이명박 대통령께서 벌 받을 것 같다.”며 엄마 손을 꼭 잡고 부끄럽게 이야기 합니다.
초등학생의 이야기라 평하기에는 가볍지 않습니다. 계산할 줄 모르는 아이들의 이야기 역시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일 것입니다. 미래세대와 여성, 먹거리, 생태 등 그동안 권리를 가지지 못하였던 것들이 광화문 촛불 민심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하였듯이 우리 다음 세대의 주역인 아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어른들이 말하지 못하는 진실일 것입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정재권, 윤병일(서울) / 배기현(문정성당) / 이인재(부안오디팜영농법인) / 한광용, 장희정(함양) / 이숙, 이현표(마중물) / 전미숙(남원) / 한성수 목사(순천하늘씨앗교회) / 김광철 목사(구례 수평교회) / 김형근(평화동 성당) / 이윤선 외 3명(목포) / 김영숙(남원) / 이숙 외 1명(부안) <일정 안내> ● 9월 17일(수) : 산동면 보건소 앞(시작) - 산동면 현천마을 입구(계천교. 경유) - 19번국도(종료) ● 9월 18일(목) : 19번 국도(산동 진입지점 인근. 시작) - 신 밤재터널 입구(경유) - 주천면 호기리(범실매운탕 인근. 종료 예정)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김영숙(남원 영농조합법인)님께서 포도 1상자와 쌀 20kg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이윤선(목포)님께서 후원금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도보순례 참가 일정과 수칙은 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2008. 9. 12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
첫댓글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핑계를 대며 아직 오체투지 하시는 신부님과 스님께 동참은 고사하고 격려도 제대로 해드리지 못해 작은 죄책감에 사로잡힙니다. 생명으로 가는 길에선 두 성직자에게 하느님의 가호가 있으시길 빕니다.
찬미예수님! 주님의 뜻대로 이뤄지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