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란게 우리나라에서는 돈 있는 사람들이나 즐기는 고급 문화로 인식되어 있지만
서양인에겐 소득의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즐기는 일반적인 음식에 불과하며
매일 마시는 데일리 와인의 경우 가격도 맥주값 정도로 저렴하다.
그게 좀 유난스러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상류문화 내지는 사치문화로 잘못 인식이 된 듯하다.
그러기에 와인을 제대로 알아 와인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로 잡고
와인으로 인해 인생에서 한번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 와인의 종류
일반적으로 와인의 종류는 레드 와인,화이트 와인,로제 와인,스파클링 와인 정도로 나누는데
레드와 화이트 와인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니 제외하고 '로제 와인'은 두개를 섞어 놓은 듯한 핑크색인데
당연히 두가지를 섞어서 만들지는 않으며 만들어 질 때부터 핑크색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사이다나 콜라처럼 탄산가스가 함유된 와인으로 대표적인 것이 샴페인이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의 독점적인 브랜드 이름으로
샹파뉴 지역 이외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은 샴페인이란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 와인은 항상 음식과 함께
와인은 취하자고 마시는 술이라기보다 음식과 함께 즐기는 또다른 음식의 하나로 보면 좋겠다.
그냥 마셨을 땐 떫고 강해서 부담스럽던 레드 와인이 짙은 소스의 스테이크와 먹으면 그렇게 감칠맛이 날 수가 없고,
그냥 마셨을 때 오묘하고 상쾌한 맛이 나던 화이트 와인이 맵고 짠 음식과 먹으면 밋밋한 알코올로 밖에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와인은 무엇과 함께 먹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맞추는 것을 '마리아쥬(mariage)'라고 하는데
고급 레스토랑의 소믈리에(sommelier)는 항상 이 마리아쥬를 염두에 두고 와인을 추천한다.
일반적으로 고기에는 레드,해산물에는 화이트 와인이란 공식(?)이 있지만
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음식의 재료보다는 소스의 강약에 맞추어 와인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소스가 강하거나 자극적인 맛을 내는 음식에는 주로 레드 와인이 어울리고
담백하거나 부드러운 맛을 내는 음식에는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좋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스러울 때는 주변에 있는 전문 판매원이나 소믈리에에게
솔직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 와인을 만드는 포도
와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내용은
와인을 생산한 국가나 상표보다도 *포도의 품종이다.
와인의 종류와 다양성은 매우 복잡한데 그 근간은 바로 다양한 포도의 품종에 기인한다.
오늘날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와인을 중심으로 간단히 정리해 본다
* 까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 줄여서 '까쇼'라고 부르는데 와인용 포도의 제왕이다.
이 포도를 기본원료로 만든 와인은 대부분 맛이 드라이하고 떫게 느껴지는 탄닌이 강하다.
가격은 브랜드에 따라 수만원대의 저가에서 수천만원,억대의 고가품까지 다양하다.
* 메를로 (Merlot)~ 멜롯이라고도 부르며 까쇼와 같이 혼합하여 고급와인을 만드는데 많이 사용된다.
멜롯 품종 단독으로 와인을 만들기도 하는데 멜롯으로 만든 와인은 농도가 짙다는 느낌이 들고
탄닌은 까쇼에 비해 약하므로 와인 초보자에게 무난하다.
* 피노 누와 (Pinot Noir)~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주로 생산되며
수십만원 이상 억대에 이르는 고가 제품이 대부분이며 흔히 보기 어려운 품종이다.
우리 주변에서 제대로 된 피노 누와를 맛보려면 최소한 10만원 이상되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 시라/쉬라즈 (Syrah/Shiraz)~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신대륙 쪽에서 많이 재배되며 특히 호주의 쉬라즈가 유명하다.
산도가 높고 탄닌,향 등이 모두 강렬해 미묘한 맛 보다는 힘차고 생기 넘치는 맛을 원하는 사람에게 적격이다.
* 샤르도네 (Chardonnay)~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화이트 와인의 대부분이 이것으로 만들어진다.
제조지역이나 양조법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라 품종만으로 맛을 단정하긴 어렵다.
* 리슬링 (Liesling)~ 독일산 화이트 와인이 주로 이것으로 제조되는데 장기숙성이 가능하다.
* 쇼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가벼우면서도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맛을 내는 화이트 와인으로
이태리 음식이나 초밥과도 잘 어울리며 뉴질랜드産이 유명하다.
# 와인의 산지
와인 산지는 크게 구대륙과 신대륙으로 나누는데 프랑스,이태리,독일 등의 유럽이 구대륙에 속하고
미국,호주,칠레,아르헨티나 등 유럽이외의 국가들이 신대륙에 속한다.
산지별로도 제각기 많은 특성이 있지만 일단 가격이 저렴한 와인을 고를땐 프랑스와 미국산은 제외하는 것이 좋다.
현지 와인가격과 우리나라의 와인가격의 차이가 제법 크기 때문이다.(쉽게 말해 바가지가 많다)
또한 구대륙에 비해 신대륙 와인이 고르기 쉬운데
그 이유는 신대륙 와인은 대부분 와인병에 앞서 언급한 품종이 적혀 있어 기호에 맞는 와인을 고르기 쉬운 반면,
구대륙 와인의 경우 대개 품종이 언급되어 있지않아 샤토의 소재지와 역사 등을 알지 못하면 제품의 특성을 알 길이 없다.
# 빈티지(Vintage)
와인병에 적혀 있는 연도는 그 와인이 생산된 해를 표시한 것으로 이를 '빈티지'라고 한다.
흔히 오래된 와인이 좋은 와인이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가 마트에서 고르는 와인들은 빈티지를 따질 필요가 없다.
와인은 생산할 때부터 장기숙성형인지 단기소비형인지가 결정되어 있는데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대부분은 생산후 1~2년 안에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와인이다.
장기숙성형이 아닌 와인을 오래 묵혀둔다면 그 와인은 시간이 흐를수록 포도맛 맹물이 될 것이다.
반면 장기숙성형 와인은
최소 10년 이상 길게는 몇 십년 숙성시켜야 제 맛을 내기 때문에 빈티지가 매우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와인은 빈티지가 오래된 것보다
최근에 생산된 신선한 것이 오히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