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벨리우스 공원에 핀란디아 애국혼이
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지하 암석교회의 입구
원로원 광장을 떠나 찾아간 곳은 세계에 유일한 지하암석 교회인 템펠리아우키오(Temppeliaukion kirkko)였다. 바위에 구멍을 뚫어 만들었기에‘암석교회’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1969년에 띠모(Timo)와 뛰오모 수오말레닌(Tuomo Suomalainen) 형제에 의해 진 이 건물은 자연을 보존하면서 교회 건축의 특징을 살리는 것이 컨셉이었다고 한다. 창조성이 돋보이는 둥근 지붕과 천정 주변을 원형으로 잘라낸 채광창을 통해 햇빛의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그 빛깔이 달라져 신비감을 더해주며 들어오는 빛이 포근한 느낌을 준다. 천연 암반을 그대로 살린 아담한 실내에는 3100개의 파이프 오르간이 자연의 음향효과를 충분히 고려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종종 콘서트가 열린다고 한다. 마침 통 기타를 멘 싱어가 감미로운 음악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나무 의자에 앉아 감상 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천연 암반을 살려 만든 교회 내부의 모습
교회 내에 설치 한 3100개로 이루어진 파이프 오르간의 위용
구리를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둥근천정의 동심원
바위에 구멍을 뚫어 교회를 앉히고 둥근돔 지붕으로 덥은 모습
암석교회 관람을 마치고 나와 북서쪽으로 1km가 채 안되는 곳에 있는 시벨리우스 공원을 찾았다. 시가지 북서쪽 요트 항에 면해 있는 이 공원은 1967년에 아일라 힐튜넨(Eila Hiltunen)이라는 조경사가 핀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얀 시벨리우스(Jan Sibelius)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공원에 들어서니 자작나무 숲 사이로 분수가 있는 조그만 연못이 자리하고 있고, 공원 중앙부에 강철 24톤을 드려 만들었다는 수 백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파이프에서 <핀란디아 찬가>의 합창곡 소리가 하늘을 향해 울려 퍼질 것만 같았고, 그 옆으로는 뜨거운 열정으로 상기된 모습의 시벨리우스 초상 부조가 배치되어 마치 그 소리를 가슴으로부터 토해내는 것 같은 매우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해 놓았다.
시벨리우스 공원 핀란디아 광장에 설치된 스테인리스 파이프와 시벨리우스 두상
강철 24톤을 가지고 북극의 오로라를 형상화한 파이프 조각상
핀란드 국민음악의 창시자이며 위대한 교향곡 작곡가인 시벨리우스는 헬싱키 북쪽의 아름다운 내륙도시 하멘린나(Hameenlinna)에서 1865년에 태어났다. 시벨리우스는 그의 조국 핀란드가 스웨덴에게 650년, 러시아에게 100여 년의 긴 세월 동안의 지배를 받아온 현실을 매우 안타까워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1899년 핀란드 국민의 애국정신을 고취하는 민족 극 <역사적 전경>의 부수 음악으로 조국의 혼이 담긴 힘찬 교향시 <핀란디아>를 작곡하여 당시 러시아의 압정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한껏 부추기었다.
교향시 핀란디아를 작곡한 핀란드 국민음악가 시벨리우스의 모습
「오로라 찬란한 하늘 아래 흰눈 덮인 산들 솟아 있고
이 민족의 숭고한 정신인 양 사시장춘 장엄한 모습
조상들의 뼈가 묻힌 내 고장 핀란디아. 오! 나의 조국!
찬바람 부는 저 벌판에도 한 떨기의 청아한 꽃 피고
푸른 풀밭 양들은 떼를 지어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
자유 평화 영원히 간직 하리 핀란디아. 오! 나의 조국!」
장엄하고 힘찬 핀란드의 애국혼을 상징하는 조각상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한 합창곡 <핀란디아 찬가>는 당시 핀란드의 애국가처럼 널리 불리어 지게 되었다 한다. 공원 속 숲 아래로 이어지는 작은 길을 따라 잠시 걸어보았다. 크고 작은 자작나무 숲 사이로 근처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타고 마치 시벨리우스의 음악 선율이 들려오는 듯하였다.
핀란디아 찬가가 울려퍼지는 시벨리우스 공원의 숲속 전경
첫댓글 저도 오랜만에 선생님 덕분에 '핀란디아'를 들어 봤어요. 조국을 잃은 핀란드인들의 분노와 저항이 느껴지는 곡이죠. 저 공원에서 듣는다면 더욱 감회가 깊을듯 싶어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