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의 으뜸 폭설내리는 동악산(735m) 속으로
전라남도 곡성(谷城)은 이름 그대로 산이 많은 고장이다.
또한 곡성은 남원과 순창 쪽에서 오는 물줄기를 맞아
구례 땅으로 보낼 때까지 보성강을 합류시키면서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의 평화로움과 그 물줄기를 타고
이어지는 전라선 철로의 소박함을 품고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크게 이름난 산은 없지만
곡성읍과 삼기면·입면·겸면에 걸쳐있는 동악산을 비롯하여
죽곡면의 봉두산(동리산이라고도 함),
옥과면의 설산 등은 알토란 같이 속이 꽉 찬 산이다.
봉두산의 태안사 계곡이 그윽하고
사색할 수 있는 천혜의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면,
동악산은 널찍한 암반으로 된 수려한 계곡이
마치 수석 박물관과 같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까 봉두산은 그윽함으로,
동악산은 빼어남으로 곡성 땅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동악산은 여러 산 중에서도 곡성을 대표하는 산일 뿐더러
곡성의 진산(眞山)이다
동악산이라는 이름은 도림사를 창건한 원효대사와
관련된 전설에서 비롯되었다.
원효대사가 성출봉(형제봉) 아래에 길상암을 짓고
청류동에서 수도하던 어느 날,
꿈속에서 성출봉에서 그를 굽어보는 부처님과 16나한의 모습을 보았다.
잠에서 깬 원효가 성출봉에 올랐더니
한 척 남짓한 아라한 석상들이 솟아났다.
이후 원효는 열일곱 번이나 성출봉을 오르내리며
아라한 석상을 모셔놓으니
육시(六時)에 천상의 음악이 온 산에 울려 퍼졌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도를 닦으려는 수도자들이
수없이 모여들어 숲을 이루었다.
그래서 음악이 울리는 산이라는 뜻의 동악산(動樂山)과
수도자들이 숲을 이루었다는 뜻의 도림사(道林寺)가 되었다.
산행 일자 : 2005년 3월 13일(일요일)
찾아간 산 : 전남 곡성군 동악산(動樂山 735m)
산행 코스 : 도림사주차장~월봉능선~동악산정상~삼각점~배넘미재~도림사계곡~도림사
산행 시간 : 11시00분~15시50분 (4시간50분 소요)
산행 산객 : 돌비알 혼자서. 부산일요산악회따라 (총회원 49명)
산행 날씨 : 초입부터 눈이 내리더니 능선길에는 폭설속에 추운날씨
▼ 동악산 산행지도(월봉능선 험로~동악산~배넘미재~도림사)
08시09분
맑은 날씨에 만차를 넘어 49명을 태운 산악버스는 부산대전철역을 출발한다.
부산을 포함한 아직까지 예약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관계로 인하여
무언취소를 대비한 몇분의 추가회원을 모집한 결과 49명
회장님을 포함한 집행부는 부득히 불편한 간이의자에 앉아서 간다.
겨울등산에 따른 안전교육과 버스안에서 앉은체로 반신팔단금 체조로 몸을 풀고
막힘없이 달린 버스가 섬진강휴게소에 들어가니 많은 산악버스들이 대기해 있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따라 달려가니 얼마 후 곡성 도림사계곡의 주차장에 도착한다
▼ 무림사아래 주차장
▼ 주차장 오른편의 무림사계곡 하류
<▼ 도림사로 올라갔으나 오른쪽 월봉능선을 오르기 위해 다시 뒤돌아 내려오며...
▼ 주차장 바로위의 철다리를 건너서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를 잡습니다
< ▼ 등산길이 없어 코끼리의 지혜처럼 17분동안 능선쪽으로 개척의 길을 올라가며...
▼ 아래의 무림사계곡 임도길과 능선길
▼ 좌측의 형제1.2봉과 공룡능선
▼ 우측의 형제봉을 조망하며 아름다운 능선길에 하얀 눈이 동행을 합니다
▼ 초입부터 코끼리산행 때문인지...힘들어하는 여성산님을 만져주며.....
▼ 아름다운 능선길에서 웃음이 절로 피어납니다
▼ 동악산 올라가는 능선
▼ 폭설 내리는 전야속의 미소
▼ 칼바위? 땅속에서 큰새가 나와 하늘로 비상하는 모습 같습니다.바위를 뚫고 자라는 나무
▼ 눈내리는 바위능선에서 (3배 줌)
▼ 두려움도 잊은체 우리는 가나이다 ^^*
▼ 봄산행만 믿고 따라온 꼬마어린이ㅜ.ㅜ 안면마스크와 등산화,아이젠도 없어
걱정되었지만 회장님의 보호아래 무사히 하산을 합니다.
▼ 두려움이여 홀로된 사랑으로 오름길을 가나이다
▼ 동악산의 정상을 향해 추위도 꼴빈체.....
신선 바위 :
동악산 상봉에 있는 바위로 神仙이 바둑을 두며 놀던자리라 하여 神仙바위라 한다.
이곳은 가뭄시 기우제를 지내오던 곳으로 날이 가물고 비가 오지 않으면 이 바위에다
똥 오줌을 싸고 여인들이 술을 마시며 떠들고 하면 神이 怒하여 큰비를 내리게 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음.
이에 다른곳의 기우제는 신에게 제를 지내며 비를 얻는데 反하여
이곳에서는 神을 怒하게 하여 비를 내리게 했다는 것은 특이한 기우제로서
그만큼 이곳 사람들의 재치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일이라고들 하고 있다 전한다.
▼ 폭설아 퍼부어라~ 우리님들 입가에 하얀미소 피어나게.....
동악산 정상에서의 전망은 장쾌하다지만...눈구름으로 조망은 안개되어 사라졌으나
맑은날에는 곡성들판과 곡성읍내와 섬진강을 감싸고 있는 동악산이
곡성의 진산임을 알려준다고 합니다.
청류동계곡 너머로 형제봉이 손짓하고, 그 뒤로 통명산(765m)이 넉넉하다.
화창한 날씨라면 모습을 드러내야할 지리산이나 화순의 모후산 백아산,
광주 무등산은 흐린 날씨로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동악산 정상석에 입맞춤하고 와락꼬옥 안아봅니다 ^^
작년까지만 해도 정상석 그 옆에는 "허영호와 함께 등반기념" 이라는
또다른 표석이 세워져 있었으나 훔쳐가 삐린는지 기념비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 눈내리는 동악산정상
▼ 달밤같은 동악산 돌탑 뒤에서 돌비알임당^^*
▼ 매우 미끄러운 험로지역에는 협동심으로 통과합니다^^
▼ 배넘미재가는 미끌미끌한 암릉타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 동악산 만디에서 내려오는 철계단 쌔찬바람에 겁도 나지요^^
▼ 동악산정상에서 철계단을 내려와 폭설내리는 돌의언덕에서 돌비알입니다^^
▼ 배넘미재 가는길에 뒤돌아 본 동악산
▼ 에구 아름다운 산객님 속살이 보이니 모자이크 처리해야겠습니다^^;;
▼ 흘러가는 눈길따라 미끄러워 땅만보고 가지요.
▼ 눈꽃에서
▼ 동악산에서 배넘미재가는 길에서 눈구름에 가린 중앙의 형제봉
▼ 험로라고 하는 눈내린 능선길도 무사히 진행합니다
▼ 암릉길에서 돌비알
▼ 눈구름이 사라지며 열리는 좌중앙의 형제봉과 중앙에서 좌측아래로 연이어지는 공룡능선
▼ 배넘미재 가는길
▼ 목좋은 곳에서 늦은 식사를 오손도손 합니다
▼ 원룸에서 고마우신분께 양주몇잔 고맙게 받아 마십니다ㅎㅎ
배넘미재에서 형제봉으로 이어가기를 숙고한 끝에 미끄러운 암릉길의 안전과
연장되는 시간소요로 인하여 도림사로 하산을 결정합니다
형제봉(동봉)에서 동악산쪽을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하며
동봉에서 공룡능선이라고 하는 북쪽으로 뻗은 암릉은 조각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여러모양의 바위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동악산 공룡능선 암릉을 넘으며.......
북쪽 지능선을 따라가는 길은 운치 있는 길이다.
길쭉길쭉한 바위들이 꽃처럼 피어 있고,
부처형상의 바위들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앞으로 펼쳐지는 암릉은 16나한으로,
뒤에서 근엄하게 지켜보고 있는 웅장한 동악산은 부처로 비유된다.
이런 바위를 바라보며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곧 도(道)에 이르는 길이다.』
배넘미재는 옛날에 배가 넘나 들었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랍니다.
그 배는 날개를 달아 배넘미재를 넘어갔는지 아리송할 뿐 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겠지만...........
▼ 형제봉(동봉)으로 갈까 말까 망설이시는 익살스런 선두대장님 모습ㅎㅎ
▼ "위험한 형제봉으로 갈겨말겨 후탁 결정혀~~"라며 기다립니다
▼ 도림사계곡 상류의 올망졸망한 산죽길을 내려가며
▼ 도림사계곡 상류 바위에 주저앉아 담소를 나누며
▼ 펜싱의 진수를 보여주기 직전의 몸풀기 같습니다 ^^
▼ 풍류암반 위에서
▼ 도인이 되어 줄줄 읽어 내려가며 웃음꽃도 피어나지요. ^^*
▼ 발이 잘 떨어지지 않는 계곡에서 (3배 줌으로 당겨봅니다)
▼ 도림사와 약수터
▼ 도림사 위쪽에 있는 동악산 등산안내도
▼ 도림사계곡①도림사에는 특별한 문화재가 없어도 도림사계곡 자체가 국보고 보물이다.
▼ 도림사계곡② 맑다 못해 푸른 청류(淸流)가 춤을 치듯이 흘러간다
▼ 도림사계곡③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한시(漢詩)가 반석위에 새겨져 있다
▼ 도림사 아래에 있는 안내문
▼ 목녀 무제
▼ 한우사골로 3일동안 고아 만든 육수와 수제비라고 합니다.ㅎㅎ
지리산의 봄 / 고정희
남원에서 섬진강 허리를 지나며
갈대밭에 엎드린 남서풍 너머로
번뜩이며 일어서는 빛을 보았습니다
그 빛 한자락이 따라와
나의 갈비뼈 사이에 흐르는
축축한 외로움을 들추고
산목련 한송이 터뜨려 놓습니다
온 몸을 싸고 도는 이 서늘한향기,
뱀사골산정에 푸르게 걸린뒤
오월의 찬란한 햇빛이
슬픈 깃털을 일으켜 세우며
신록 사이로 길게 내려와
그대에게 가는길을 열어줍니다
아득한 능선에서 계시는 그대여
우르르 우르르 우뢰소리로 골짜기를 넘어가는 그대여
앞서가는 그대 따라 협곡을 오르면
삼십년 벗지 못한 끈끈한 어둠이
거대한 여울에 파랗게 씻겨내리고
육천매듭 풀려나간 모세혈관에서
철철 샘물이 흐르고
더웁게 달궈진 살과뼈 사이
확 만개한 오랑캐꽃 웃음소리
아름다운 그대 되어 산을 넘어갑니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승천합니다
▷산행코스
제1코스 : 신기철교(50분) → 390봉(30분) → 삼인봉(1시간 10분) → 사수곡갈림길(40분) → 동악산(1시간) → |
첫댓글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따라 달려가니 얼마 후 곡성 도림사계곡의 주차장에 도착한다....동악산..기억했다가 저도 언젠가 가볼 날이 있겠지요.
비록 먼 거리이지만 동악산 산행하시려거던 형제봉에서 아름다운 공룡능선을 타셔야 동악산의 풍광을 이해합니다^^* 연꽃바위 별꽃바위 부채바위등 바위조각품들이 많이 있다고 하던데....시간이 촉박하여 그곳으로 산행을 못해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월봉능선과 동악산 무림사계곡은 아름다움에 피로를 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