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리따라] 명당에 명창을 묻고 날아오른 천년학 - 5 -
82년 군산.
중동의 근로자들 소식을 티비로 보며(들으며) 애를 태우는 송화.
그 시간.
중동에서 돌아와 단심을 찾아온 동호.
술과 도박에 절어 사는 단심을 향해, 아들 기철이부터 찾는다.
사고로 죽은 아들의 소식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서는 동호에게 단심은 울부짖는다.
서방 구실, 아비 구실을 안해주니 이렇게 되었지.
내 탓만은 아니라구....
그래 니 탓 아니다.
그넘의 사랑이 죄다. (최짱)
태평양 창극단장의 자식인 줄 알면서도
기철을 고아 만들지 않으려고 아버지가 되어 주었던 동호.
뜻은 가상하나 애정 없는 결혼생활, 부작용 발생했다.
헌집을 구입하여 직접 지휘하며 송화의 집을 만드는 동호.
문턱은 없고 복도는 좁으며 집 밖에 풍경도 달고
송화를 위해서 공부방도 만들어, 평생의 연인에게 마지막
일전을 불사르려는 찰나.
송화에게 주려고 애써 지은 집에,
홍단심이 놀러 와서 구경을 하게 되고,
장님이 되어도 좋으니 이런 집에 살고 싶다고 나직히 읊조리는 단심.
알고보니 단심은 정신병에 걸렸고
그 병원비로 송화에게 줄 집을 날리게 되고
운명인지 숙명인지 정처없이
그 옛날 포구의 선학동 선술집을 찾아 용택과 과거를 더듬는 동호.
금둔사라는 절에서 꺾인 목을 살린다고 피를 토하던 송화가
진도로 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는데,
소리가 터지자 마자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귀신이 곡을 하겠다는 주막집 주인에게 소식을 듣다가,
그나마 송화를 몇달 데리고 살았다는 말에 결국 주인의 턱을 날린다.
용택은 실은 아버지 유봉의 유골을 앞세우고
웬 늙은 북고수와 함께 송화가 한 번 왔더라는 말을 한다.
마을 사람 다 불러 놓고 심청가를 부르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게 이 마을 명당을 얻고자 베푸는
소릿꾼의 댓가라는 걸 눈치 채고 마뜩찮아 하며, 인심을 거둔다.
결국 송화를 사랑하던 용택이 야밤에 암장을 감행하는데,
명당 자리를 송화에게 진작에 일러두었더란다.
야밤에 암장을 하고 훌훌 떠나는 송화의 뒷태가
그리도 매몰차더라고 회상한다.
한평생 마눌에겐 툴툴거리면서도 송화에게 마음을 빼앗긴 용택.
'늙으면 두고 보자' 던 용택의 부인이 뒤늦게 말을 거든다.
유봉 어르신이 진작에 명창이 날, 산소자리라고 했단다.
용택은 또 버럭 소리지른다.
아, 그 얘길 왜 인제 혀?
그리곤 아버지 유봉께서 언젠가 오면 주라고 맡겼다던 북을 꺼내 놓는다.
용택이 볼 일을 보고 나오려다 똥간에 퍼뜩 다시 들어간다.
똥간 판자 사이로 동호의 북이 보인다.
선학동 선술집의 정자 같은 툇마루에 망연히 앉은 동호.
지난날 물길을 더듬으니, 이제는 신작로가 되어버린 길이
그 옛날 바닷물로 가득차 넘실댄다.
푸른하늘과 넘실대는 바다 위로 소리가 들려 오고
미래의 더 늙은 송화와 북고수로 마주 앉은 자신을 보며,
송화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드디어 제대로 된 북을 잡는다.
- 춘향가 중 -
박석틔를 올라서서 좌우산천을 둘러보니
산도 보던 옛산이요 물도 보던 물이이다마는
물이야 흐르난 것이니 그 물이야 있겄느냐
광한루야 잘 있더냐 오작교도 무사턴가...
학 두마리가 넘실대는 학산 바다 위로 하늘을 가른다.
감독 임권택
아버지 유봉
동호(조재현 분)
송화(오정해 분)
단심(오승은 분)
선학동 선술집 주인 용택(류승룡 분)
면장부친 백사영감 (장민호 분)
명창 조평세
유봉친구 혁필가 (안병경분)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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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소리따라] 명당에 명창을 묻고 날아오른 천년학 - 5 -
최장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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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0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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