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언론에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게 무슨 궤변인지 모르겠다.
기상청은 올해부터 장마 예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무슨 장마가 오늘부터 시작된다는 건지 어떤 설명도 없이 또 떠벌인다.
이래서 언론이 참 답답하다.
우리 언론 중 상당수는 보도자료만 베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장마예보를 안하겠다고 해놓고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예보하는 이유가 뭔지 제대로 설명을 해줘야 한다.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기자들 덕분에 독자들만 답답하다.
사정은 이렇다.
기상청에서 올해부터 장마예보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장기 장마 예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주간 장마 예보'는 계속 할 것이며, 장마 예보를 안한다고 장마전선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란다.
(그러니 어중이떠중이들이 이제 장마가 사라졌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과학적인 표현이 아니다. 장마는 여전히 살아 있다. 다만 비가 올지 안올지 예측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기상청의 장기 장마 예보가 자꾸 틀리니까 민원을 회피하려고 잔꾀를 낸 것뿐이다.
장마 전선 현상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장마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
국민들이 장마가 시작됐다고 예보하면 그 기간에 계속 비가 내리는 줄로 착각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 그래서 왜 장마라면서 비가 안오냐고 기상청에 항의하고 욕하는 모양이다. (어설프게 댓글다는 실력으로 거긴들 무사하겠느냐만.)
그럼 겨울에 왜 안춥냐고, 여름에 왜 안덥냐고 항의할 수도 있다는 말인데, 이래서는 안된다.
기상청은 국민교육 대신 잔꾀를 써서 주간 장마 예보만 한다. 그런데 이런 식의 예보는 할 필요도 없다. 이번주에 비가 많이 내리겠다고 하면 그만이지 굳이 장마란 용어를 쓸 것도 없다.
하지만 장마전선이 형성돼 있다는 사실은 국민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비가 오든 안오든 장마전선이 어디쯤 걸쳐 있다는 사실은 알 권리가 있는 것이다. 예보 기술이 떨어지고, 국민의식이 떨어진다는 핑계로 이런 사실조차 알려주지 않으면 기상청 존재 이유가 없다.
첫댓글 기자나 기상청 공보관(?)이나 무책임의 극치네요. 어느 정도 사명감이 없으면 둘다 일하기 어려운 곳 같은데, 저런 사람들은 본분을 잊고 점점 더 눈치만 키워가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