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라 마음 턱 놓고 자고 있는데
전화가 삘릴리~~~~~
안개가 엄청시리 끼었응께 경주 삼릉 출사 가자꼬...
머리도 안 감고 대충 빗어 넘기고
양치질에 고양이 세수만 하고
카메라 가방 들쳐 메고 경주로 go go~~~
가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
함안을 지나 마산 쪽으로 갈수록 안개는 없고 햇빛만 쨍쨍~~~~
김해, 부산을 거쳐 울산을 지나 경주에 입성
진주엔 그렇게 많던 안개가
경주엔 아예 없었다는 소머리국밥 집 쥔장 말씀...
없는 안개를 어떡하랴...
사진가 배병우 씨가 찍은 삼릉 소나무 사진이
2005년 팝가수 엘튼존에게 1억에 팔렸다지만
두 번 출사로 감히 흉내 내려 했다는 나를 자책하면서.
남해 쥐불놀이나 구경가자 싶어 뒤로 돌앗
go go~~~~~
사천, 삼천포, 삼천포 대교를 지나 남해 창선교 쪽으로...
워따메 저것이 뭐다냐?
죽방렴 사이로 몇 척의 배가 동동~~
저것이 바로 그물로 개불을 잡는 장면이렷다.
잘만 잡는다면
큰 것 한 건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바지런히 배낭 열고 삼각대에 카메라 장착 총을 쏘는디?
워메 환장해 불것네~
300mm 렌즈에 2X(그러니까 600mm)를 꼽았는데도
요 정도가 전부...
배를 빌려 가까이서 부풀어 오른 그물을 어안렌즈로 잡는다면
그야말로 작품이 되는 것인데...ㅠㅠ
요리조리 발을 동동 굴러가며
급하게 배를 수소문했지만
허 탕~~~~!
에고~
마음을 깨끗이 비우고
장소 협찬받은 노란티 입은 성도 이름도 모르는 집 쥔 아저씨 배려로
그 집 마당에서 버너를 켜고 큰 냄비 빌려서 라면을 끓였다.
수수하고 편한 모습의 쥔 집 아주머니는
라면에 넣으라고 우럭 조개와 실파를 주시더니
맛있게 익은 배추김치 한 포기도 내어 주신다.
잘 끓여진 라면에 쐬주도 한 잔~ 캬~~~~~아!
다음에 지나면 다시 들리겠노라며
다시 삼천포대교를 지나 남해에서 삼천포로...
드뎌~
달 집을 태운다.
염치불구하고 얼렁 길 건너 장어집 옥상으로...
바람이 세차게 부는데다 달집을 허술하게 지었는지
불기둥은 금세 스러져 버리고...
300mm로 확~ 땡기니
내 눈으로 불 길이 활활 타들어 오는 것 같다.
그 불을 보면서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ㅋㅋ
무슨 생각은?
어떡하면 멋진 장면을 잡을 수 있을까?
온통 그 생각뿐이었지......푸히히~
삼천포 대교 밑을 지나 실안 해안을 따라 가는디
아직 안 태운 달집을 보고 지나치다
다시 유턴~~~
떠오르는 달과 함께 활활 타오르는 달집을 보면서
구경 나온 많은 사람은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그리고
나는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소원은 무슨 소원?
어떡하면 더 극적인 장면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지...ㅋㅋㅋ
그렇게 그렇게 아침 8시에 집을 나와
저녁까지 먹고 집에 들어가니 밤 9시가 넘었더라요
현관 입구에서 양말을 벗는디 욕실에서 찔찔거리는 요상한 소리가?
와락~
문을 열어보니
아뿔싸~~~~
삼릉에는 없던 안개가 욕실에 가득
천정이고 벽이고 물줄기가 줄~ 줄...
그랑께네~
아침에 서둘러 나가느라 재림아배가 욕실을 나오면서
뜨건 물을 잠그지 않은 상황이라...
온수 온도 80도로 13시간 데운 가스 값과
쉼 없이 줄줄 샌 수돗물의 값은 얼마나????
내사마
재림아배 땜시 미치긋다~
첫댓글 달집 사진은 이미 올렸고, 삼릉 소나무와 개불잡이 배 사진입니다. 허접하지만 요즘 침체 된 카페에 쬐끔이나마 재미 있으라꼬 사진에 살을 붙였습니다~~~ ㅋㅋ 전시회도 얼마 안 남았는데 열심히 하입시더~~~~ 모두다 홧팅~!!!
ㅋㅎㅎ 아이고마 내 배꼽 돌리도~~~~~~~~~~
흑... 낼 부텀 라면 먹어야 돼~~~~ 가스값 수도요금 낼라믄 생활비 쭐여야징~~~~ 한 푼 도와 주라 고샘~~~~~ㅎㅎ
ㅎ 수고 하셨네요, 멋진 설명과 함께 멋진 전경들 잘 봤습니다.
사진 보다는 수필가로 나서심이 어떠 실런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라면을 직접 끼린건 아인거 같구마... ㅎㅎ 오른쪽 배 나온사람...나하고 잘 아는 사람인데 그기서 뭐하고 있는지 모르것네...ㅋㅋ 그라고 배병우씨 흉내를 내려먼 원판(8*10) 필름카메라가 있어야 되는디요...ㅎ 암튼 즐겨 보았습니다...ㅎ
하하하.....어째 우리집 샤워기 물줄기가 약하더라니...그쪽에서 새고 있었구만....ㅎㅎ...좋을글 사진 잘 보았습니다...^^
ㅎㅎ 재밌네요. 빛고을님 사랑해요.^^
멋진 여행기.....부럽습니다.~~~~~^^
열심히...입가에 살짝 미소 지으며 읽어 내려오다 마지막에 빵 터져버렸네요. 이게 웃을 일은 아닌데 눈물까정 살짝 맺히며 웃음이...(죄송) 어쩌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