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내키면 나서는 집 주변 산책길이 있다. 두 개인데 그 중 하나는 울산 대공원이다.
이곳은 집에서 걸어서 20여분 가야 해서 일찍 일어나게 된 새벽 혼자 가거나 아님 마눌이 토요일이나 일요일 밤에 그곳으로 운동나갈 때 따라 나선다. 결국 그렇게 자주 가는 편이 못된다.
또 하나는 집 바로 뒤에 있는 남산이다. 이곳도 매일 가는 것은 아니다.
몸은 찌부둥하고 심심할 때, 마실 물이 없는데 물 떠올 사람이 없을 때(예전은 마눌이 운동 겸 나갔다가 떠왔는데 요새는 다른 쪽으로 운동을 가기 때문에 내가 떠와야 할 때가 많아졌다. 마눌은 그렇게 나를 움직이게 하고 싶은 가 보다.), 아주 가끔이지만 진짜루 산책 겸 운동을 하고 싶을 때, 이럴 때 집을 나선다.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 쯤 되겠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물도 뜰 겸 주변 풍경을 찍어 볼까 싶어 디카를 들고 나섰다. 이제 나랑 같이 산책을 하면서 우리집 주위와 울산 풍경을 구경해 보자. 준비됐는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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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서 남산 쪽으로 걸어가면 금방 나오는 놀이터의 단풍나무,
뒤에 보이는 기와집은 '학성선원'이란 절이다.
집에서 곧장 남산 꼭대기, 약수터 있는 곳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물 뜨러 빨리 갔다 올려면 이곳으로 가는데 바로 급경사 주택가길로 올라가서 또 좀 가파른 바위길을 오르는 길이다.
지금은 산책과 사진찍기, 게다가 친구들한테 산책풍경을 보여주자는 것 아닌가. 해서 좀 돌아가는 코스로 올라간다. 그래봐야 오분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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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등산로의 초입이다. 오후 한시 쯤이어서 사람들이 뜸하다.
남산 오르는 길은 동네 있는 곳마다 있어서 대략 잡아도 예닐곱 개는 될 것 같다. 산 자체가 작은데 길은 많으니 거의 거미줄 얽힌 모양새지 싶다.
이 길은 완만한 고개를 하나 넘고 또 약한 오르막을 가볍게 걸으면 약수터, 운동시설, 배드민턴장 등이 있는 남산 꼭대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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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에서 조금 가면 나오는 첫번째 고개 오르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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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고개를 넘으면 나오는 운동시설, 남산 곳곳마다 이런 게 깔려 있다고 보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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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고개 오른쪽의 소나무 숲
이 곳 약수(?)는 뭐 그리 대단한 물은 아닌 듯 싶다. 단지 식음용으로 문제없다는 행정구청의 확인표가 붙어 있어 사다 먹기도 그렇고 글타고 끓여 마시기도 그래서 떠다 먹는 셈이다.
배낭에 생수통 네 다섯 개를 넣고 와서 여기에다 벗어 놓고 산을 돌아댕기다가 돌아와서 물을 담고 내려간다.
약수터 바로 앞에 헬스장에서나 봄직한 운동기구가 몇 개 설치되어 있고 체조하는 마당이 있다. 이것들은 근래 생긴 것들이고 좀 더 위쪽에는 예전부터 배드민턴장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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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꼭대기도 예전 이름은 그럴 듯한 꽤 멋있는 이름이 붙여졌었던 듯 하다. 은월봉(隱月峰, 달이 숨는 봉우리)이란 표지석이 있다. 하긴 지금이야 산을 깍고 집이며 아파트가 들어서서 산이 작고 낮아 보이겠지만 그 이전에는 이 산 너머 둥그런 달이 넘어가고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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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꼭대기에서 이어진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면서 풍경들을 둘러보고, 또 내려다 보자.
오른쪽 바로 아래에는 울산대, 고속도로, 언양 쪽으로 빠지는 큰 길을 사이에 두고 태화강이 흐른다. 그 강 가운데에 일명 '십리대밭'과 채소농사 등을 짓는 비닐하우스가 가득찬 들판이 있고 그 너머는 계속 확대되는 도시의 일면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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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하우스 둘레 검푸르게 보이는 게 '십리대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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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봉우리에는 방송용 송신탑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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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봉우리에서 이제 아래로 내려가는 길로 들어선다. 뭐 아래에 특별히 볼 게 있는 건 아니고 단지 산책 겸 운동을 하는 셈인데 코스가 너무 밋밋해서 그리들 하는 모양이다. 나 역시 그렇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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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 좁고 가파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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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길, 남산을 사이에 둔 두 개의 차도를 연결해 주는, 예전 같으면 지름길인 셈이다.
보통은 이제 내려왔던 세번째 봉우리로 올라가서 다른 쪽 길로 약수터가 있는 꼭대기 쪽으로 가다가 그 중간에 있는 '발 안마 산책로'를 몇 바퀴 돌고 물을 담아 둘러메고서는 산을 내려간다.
근데 좀 심심하다 싶을 때 나 혼자 즐기는 코스가 있다. 바로 위 사진에 있는 길을 따라 오르면 오른쪽으로 난 길이 있고 그 안으로 다시 산이 쭈욱 연결된다. 정식 산책로는 아닌데 거기로 건너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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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 온 산에서 남산쪽을 뒤돌아 보았다. 저 멀리 강 건너가 울산 구시가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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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쪽 산에 오면 혼자 숲 속에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비록 그리 울창하지도 않고 조금만 옆으로 들어서면 도로와 집들이 보이지만 그래도 안 쪽은 숲답다. 발가벗고 산림욕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다.
오늘 여기로 온 다른 목적도 있다. 예전에 왔을 때 이 숲 중간에서 내 머리통만한 말벌집을 발견하였다. 그 때는 무서워서 멀리서 보기만 했는데, 오늘은 사진을 찍어두고 싶어서였다.
그런데.....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그새 어느 누가 따 가 버린 것이다.(말벌집은 '노봉방'이라 해서 꽤 알려진 민간약재다) 이 숲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였던 셈이다. 아쉽다.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먼저 따 버리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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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숲 속은 낙엽이 많이 쌓였다. 발에 밟히는 느낌과 그 소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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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중간턱, 시야가 트인 곳에서 멀리 문수산을 보았다. 저 산이 운동 겸 산책으로 오를 만하다.
이제 되돌아 나왔다. 다시 남산을 오른다. 앞서 말했듯 중간에 들르는 코스가 하나 있다. 여러가지 돌들을 박아 놓은 '발 안마 코스', 여기서 신발, 양말을 벗고 열 바퀴 쯤 돈다. 핸폰 MP3를 틀어 놓고...... 노래 네 곡 정도 들으면 끝이다. 그쯤 하면 울퉁불퉁 솟아오른 돌에 닿은 발바닥이 얼얼해지고 어떤 부위는 날카로운 곳에 찔린 듯 아프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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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이름의 돌들을 박아 놓은 발 안마 코스
이제 약수터(음수대)로 가서 물을 담고 내려가면 오늘의 산책은 끝났다. 아, 물을 담기 전에 한 바가지 가득 떠서 맛있게, 시원하게 꿀꺽꿀꺽 마시는 일을 빼먹음 안된다. 그게 바로 이 산책의 올가즘(?)라고나 할까? ㅋㅋㅋㅋ
이렇게 돌면 대략 한시간 반 정도 걸린다. 어떠신가? 같이 산책하면서 울산 구경을 한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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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산책로의 전체 안내판, 뽀또샵을 할 줄 알믄 오늘 돌았던 코스를 저기다 그려 줄 텐데....
나중에 딸내미가 학교에서 오면 그려 달라고 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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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기대가 된다.
제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이미지 개수가 초과되었다고 안 올라가네그랴..... 재편집하다가 중간 이후 작업을 날려 버렸당![~](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스팀 오른다....) 나중에 수정하면서 이어가야겠다. 참 쉬운 일이 읍따![~](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에효![~](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글 올리랴 사진 올리랴 참 바쁘게 사는구먼 정말 수고가 많씸더 덕분에 우린 육지구경 안해도 될것같애 수고 마니하십셔.
수고는 무신...... 암튼 댓글![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아주는 정성.....고맙구먼 ^^
울산 운동기구가 우리동네 하고 다르네 있어 보인다.
하고 많은 볼거리 중 운동기구가 젤 먼저 눈에 들어오는 모냥이구만 ^^ 저 있어 보이는 거는 생긴 지 오래되지 않은 것들......
덕분에 울산구경 잘 했네. 기냥 올라가도 그럴텐데 디카꺼정 들고 다니면서 찍느라 고생했다. 근데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은 없든? 첩보원 뭐 이런걸루다........갑자기 생각이든다. 모쪼로 몸조심해라 귀하신몸 다칠라.넌 다치면 안되잖아. 우리카페에 일등공신역할을 하기땜에...알겄지?
이상한 넘으로 보든 말든..... 낮에는 밸루 사람이 안 많거든....글구 일등공신이 머니 하는 이런 소리 좀 하지 마라....낯 간지럽다....끙![~](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나도 남산가본지 10년이 넘은거같다..많이변하여 어딘지 잘모르겠다.월래 가까우면 잘안가지잖아. 이번주말에 한번올라볼까나..
주말에 남산은 넘 아깝잖아. 문수산 정도는 댕겨 와야지, 이 사람아 ^^ 아님 다음주 만나는 거 답사 겸 통도사쪽으로 영축산을 올라갔다 오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