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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북한산연가 원문보기 글쓴이: 정범모
<한남정맥 1구간>
①.일시 : 2007년 1월28일 (일요일)
②.구간 : 보구곶리~것고개~대곶리
③.거리 및 소요시간 : 약 21km , 약 7시간 50분
④.날씨 : 안개 약간 & 따뜻 (최고 영상9도)
[한남정맥에 들어서며..]
江 1
- 흘러감
어느 깨달음이 저보다 더 어여쁜 자세가 될 것이고
무엇이 저렇듯 오래 젊어서 더더욱 찬란할 것인고
강을 건너는 것이 어디 나뭇잎들이나
새들뿐이던가 봄이나 안개들뿐이던가
저 자세
저 --- 밑바닥에서 지금 무엇이 가라앉은 채 또한 강을 건너고 있는지
때로 강의 투명은 그것을 보여주려는 일
이 세상에 나온 가장 오랜 지혜를 보여주려는 일
가장 낮은 자가 가장 깊이 삶을 건너는,
가장 가벼운 자가 가장 높이 이승을 건너는,
어느 깨달음이 저보다 더 어여쁜 자세가 될 것인고
- 詩人 장석남 -
포구에서 본 한강은 도시 한가운데서 본 그것과는 매우 달랐다.
뾰죽한 윤형 철조망과 긴장감도는 군 초소 너머로,
거칠고 황량하기만한 강변 너머로 펼쳐진 한강은
이제 편안한 안식을 찾은 江의 모습 그것이었다.
한강의 남쪽을 떠받치고 있는 한남정맥은 백두대간의 속리산 천황봉에서 분기되어 안성
칠장산까지 이어지는 연장 152km의 한남금북정맥 산줄기에 이어 칠장산 이후 북서쪽으로
172km를 더 달려가는 독립적인 산줄기를 말한다.
한남정맥의 산줄기는 안성과 용인의 신도시 개발지대를 거쳐 수원,의왕,군포에서 비교적
뚜렷한 산 모습을 보이며 한남정맥의 최고봉인 광교산(582m)과 백운산,수리산등 수도권
남부의 산군을 이어가다가 인천과 김포에서는 非山非野의 시내구간을 관통하면서 철마,계양,
문수산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도시개발에 휩쓸려 마구잡이로 마루금이 훼손되어버린
비운의 정맥이다.
아마도 10여년 후면 이 나마의 마루금도 찾아보기 어려우리라..
깊고 큰산 좋아하는 산꾼들에게는 별 재미 없는 산줄기이지만 이 또한 총연장 172km의
분명한 정맥길이기에 우리 산줄기의 체계를 다시금 짚어본다는 의미가 있고 또 다른 한편
인간의 손에 의한 훼손이기는 하지만 현재 진행형의 지형변화를 몸소 체험해볼 수 있는 곳
이기도 하다.
매월 1,3주에는 호남정맥을 하고 2,4주에는 발길 닿는대로 자유산행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금년 1년동안 또 하나의 족쇄가 될 수도 있는 한남정맥 길이지만 그나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 혼자서는 할 성 싶지가 않기에 매월 4주차에 이어지는 북한산 연가의 한남정맥팀에
꼽사리로 끼어들었다.
[보구곶리~것고개] - 5시간 30분
지난 몇 년간 금요무박으로 대간,정맥 산행을 하면서 28인승 리무진의 귀족산행에 길들여
진 탓인지 간만에 타보는 25인승 미니버스가 꽤나 낯설다.
집에 가져온 일거리 때문에 지난 밤 늦게까지 잠을 못잔 탓에 조금이라도 자보려 했건만
마치 후라이팬에 콩볶듯 대책없이 쿵쾅거리며 흔들어대는 버스때문에 잠은 이미 다 달아나
버렸다.
강화대교 못 미쳐서 우측 보구곶리 방향 소로로 접어든 버스는 해병대 초소 전방 100여m
쯤의 리본이 주렁주렁 붙은 정맥길 입구에 우르르 사람들을 쏟아 낸다.
산위에서 보면 해병대 초소를 조금 더 지난 곳까지 정맥이 S자로 이어지지만 현실적으로는
이곳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09:47) 해발고도 11m, 그야말로 바닥에서 시작하는 산행이다.
산줄기의 흐름으로 볼 때는 칠장산에서부터 시작해서 김포 바닷가로 가라앉는 것이
맞겠지만 이런 저런 원칙 다 따지고 살 수가 없는게 인생이듯 거꾸로 가면
또 어떠리.
하지만 막상 바닥에서 시작하려니 산이 바닷가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 같아
좀 이상하기는 하다.
눈 하나 없이 낙엽만 쌓인 산길이 이어지고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지금이 도대체
겨울의 한가운데가 맞는지 싶다.
(09:59) 안테나 하나가 멋대가리 없이 서있는 곳을 지나서 길은 우측 정남향으로 꺽이며
5분여 진행하다가 능선 3거리길이 나오면서 왼쪽으로 올라간다.
아마도 오른쪽 내리막길은 동네 어른들 산책길이지 싶다.
(10:22) 전망이 꽤 괜찮은 조망바위가 있는 벙커봉에서 8분여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한다.
문수산 전위봉과 그 뒤의 정상봉우리가 이제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하지만 전위봉은
안부까지 한참 내려갔다가 한차례 급경사길을 올려쳐야 한다.
가다보니 문득 돌로 만든 성벽 암문이 보이는데 가만 살펴보니 지금 걸어가고 있는
능선길이 성벽길이다. 이곳이 바로 조선조 숙종때 조성되어 병인양요등 구한말
외세의 침략을 온몸으로 막아왔던 문수산성터인 것이다.
(10:58) 321m 전위봉 도착. 역시 이곳도 벙커다,
오늘 만나는 모든 봉우리에는 벙커 아니면 군부대가 있어 국경지대임을 확실히
실감케 한다.
전위봉을 지나 문수산쪽으로 올라가니 군 관측소가 정면 진행을 가로막고 등산로는
우측으로 우회하게 되어 있다. 우회길은 곧바로 급경사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11:22) 문수산 철문 도착. 우회길을 통해 다시 문수산 정상으로 가려면 길 좌측의 철문을
통과해서 들어가야 한다.
변변한 산이 없는 이 근방에서는 문수산이 제일 왕초 노릇을 하는지라 온 동네 주민
들이 다 모인듯 넓은 정상부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지만 조망은 영 꽝이다.
(11:28 정상도착)
(11:48) 정상을 지나 남쪽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다 우측 삼림욕장 가는 넓은 길을 지나자마자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좌측으로 뚝 떨어지는 길이 정맥 마루금이다.
이곳에서 1시간여동안 한남정맥 무탈산행 기원제를 올리고 아침식사를 하였다.
(12:40) 점심식사후 출발.
임도와 숲길을 지나 약 20분후면 호젓한 22번 군도에 닿고 길 건너편에는 쌍룡대로
라는 해병대 간지가 나는 간판과 넓은 황토흙 임도가 좌우로 보이는데 리본은 좌측에
붙어 있다.
(13:15) 마치 방화선과도 같은 넓은 마루금 임도를 한동안 지나다 우측 산길로 들어서면 삼각
점이 있는 벙커봉(105m)이 보이고 여기부터는 56번 지방도로 나올 때까지 군 훈련장
이 계속 이어진다.
(13:29) 56번 지방도로 나오니 정면은 포크레인 작업중인 공사장이다. 대략 눈짐작을 해보니
공사장때문에 마루금 하나가 또 없어진 것 같다.
옆으로 보니 “솔밭집”이라는 식당 간판이 붙은 시멘트 길이 쭉 이어지고 있다.
이 시멘트 길은 정맥 산행기마다 나오는“경포농장 꿩요리”간판앞을 지나 군부대앞
Y자 갈림길에서 좌측 제일 폐차장 방향으로 돌아서 조금만 더 가면 에덴농축에
닿고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13:45)
(13:50) 에덴농축 앞에서 시멘트길을 버리고 우측 산길로 다시 들어선다.
좌측에는 가족묘원이라 하기에는 좀 많아 보이는 꽤나 잘 정리된 무덤군이 있고
우측에는 공장지대가 보이는 산길을 20여분 지나가고 나면 갑자기 앞에 커다랗고
위험스런 절개지가 있는 12번 지방도에 닿는다.(14:20)
여기서 절개지 우측으로 돌아 내려가면 건너편 산길로 다시 이어지고 바로 고정리
지석묘가 보인다. 많은 선답자들이 이곳 절개지에서 우측으로 내려섰다가 도로를
따라 다시 고개 좌측으로 걸어가 금파가든에서 산길로 진입했다고 적고 있는데
마루금이 끊어진 마당에 굳이 우측 길이 정맥길이 아니라고 얘기할 근거는 없다.
고정리 지석묘는 청동기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고인돌 묘로 원래 3개인데 2개는
땅속에 묻혀 있다고 한다. 인근 강화도에도 고인돌이 많은데 이곳의 고인돌은
강화도의 그것보다 훨씬 작아 밥상만한 아담 사이즈로 소박한 느낌이 든다.
(14:45) 지석묘에서 잠깐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면 타이어가 잔뜩 쌓인 무덤앞 교통호가
있고 이곳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바로 앞에 있는 박씨 묘의 한자가
영 이상하다.
沔川 朴公..” 생전 처음보는 朴氏인데 나중에 알아보니 면천 박씨이다.
면천 박씨는 충남 당진군 면천면을 본관으로 하고 있는데 흔치 않은 면천을 본관으로
하는 姓氏로는 면천 복씨와 면천 박씨가 있다.
얼마전 인기 역사드라마인 태조 왕건을 보신 분이라면 기억하겠지만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를 창업했던 복지겸장군과 터프 가이 박술희장군이 바로 면천의 인물.
이곳에서 바로 보이는 봉우리 위에는 군부대가 넓게 자리 잡고 있고 정맥길은
어쩔수없이 이 부대 철조망 담장을 우측에 끼고 좌측 방향으로 거의 반원형처럼
크게 돌아나가야한다.
(15:09) 숲에서 나오면 푸른미르 2차 아파트 뒤편이 보이고 이 곳에서 아파트 정면쪽으로
나와서 우측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푸른미르 1차 아파트와 해병대 통진교회를 지나
6차선의 48번도로에 이르게 된다.
(15:18) 48번 도로변의 버스정류장에는 “청룡사”라 써 있으며 이 밑이 청룡3거리이다.
이곳에서 우측 고갯마루 위로 조금만 가면 “젊은이여 해병대로 오라!” 라는 아주
커다란 글씨의 간판이 붙은 해병대 정문앞에 서게 되는데 이 커다란 부대가 정맥
마루금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바람에 지금까지 한참을 돌아오게 된 것이다.
이 곳이 지도상의 ‘것고개’인데 이 고개가 아마도 한남정맥중에서 가장 고개다운
고개이지 않을까 싶다. 어찌됐든 이 고갯마루가 정확한 마루금이긴 한데 차량이
쌩쌩달리는 6차선 대로인지라 신호가 바뀌길 기다렸다가 쪽수의 힘을 믿고 잽싸게
무단 횡단한다.
[것고개~대곶리] - 2시간 20분
(15:33) 길을 건넌 다음 숲속으로 들어가 무덤앞에서 잠시 휴식후 출발한다.
오늘 휴식 엄청한다...
원래는 1차 목표지점이 이곳까지인데 산들이 워낙 산같지가 않다보니 예정보다
빨리 도착했고 다들 힘이 좀 남은 것 같아 대곶리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부터 산자락이 더 낮아져서 공장지대와 주택, 마을등이 뒤섞여
있는데다 지도상에서도 마루금을 긋기가 곤란할 정도로 지형이 어지러운 난독
구간이다.
이 구간을 정확히 독도하려면 최소한 1/25,000 지도는 있어야 할 것 같다.
다행히 몇몇 사람이 GPS를 가져와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15:43)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청송 심씨 심인겸之墓에 도착했는데 묘의 위세가 대단하다.
청송 심씨는 조선초에 심온 등 수많은 정승 판서와 세종의 왕비 등 왕후를 배출한
조선 왕실의 외척 집안이다. 심인겸의 조부 또한 영의정이었으며 부친인 심강은
명종의 장인이다.
즉, 심인겸은 애시당초 명문가 집안 출신에 당대 왕의 처남이 되는 것이니 당시의
위세가 어떠했으리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이 가는 바이다.
그나저나 심인겸 묘앞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아무리 봐도 이게 마루금이 아니다.
얼핏보니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크게 돌아나가는 능선이 마루금으로 보이는데
그 중간에 군인들이 축구하던 군부대가 하나 있었고 얼핏 그리로 연결되는 산길을
놓친 것 같다.
일단 내려서서 왼편 능선길로 방향을 잡고 걸어가는데 개 짖는 소리가 유난스러운
개사육장이 보이고 저 멀리 GPS를 가진 우리 팀 한분이 능선을 따라 오는걸 보니
부대 옆으로 능선 연결로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15:53) 개사육장의 가정집 마당을 그대로 통과해서 얕으막한 능선 마루금에 다시 올라붙으니
왼편에는 또 다른 군부대 철조망이 이어지며 개사육장을 또 하나 통과하고 나면
우측에 공장지대가 넓게 보이면서 먼지가 폴폴나는 산 사면길을 올라서게 된다.
(16:03) 길은 부대철망끝부분에서 우측으로 꺽이면서 공원묘지방향으로 하산하는데 골목길
인듯 싶은 작은 시멘트 길이 나오고 여기서 우측 사슴농원 표지판이 있는 쪽으로 돌아
공장지대 골목길을 5시에서 12시 방향정도로 휘어져 이동하여 다시 왼편 능선에
붙었는데(16:15) 아마도 공원묘지에서 시멘트 길로 하산했을 때 왼편으로 돌아도
이 능선과 연결되지 않을까 싶다.
(16:20) 낮은 능선길에 올라붙어 10여분 산길을 가다보면 좌측에는 그리 크지 않은 묘원이
있고 우측에는 급경사 절개지 아래로 꽤 큰 공장이 보이는데 철망으로 진행방향을
차단시켜 놓아 좀 위험스럽지만 절개지 끝부분의 철망을 잡고 도는 수밖에 없다.
이 철망을 지나면 바로 작은 길 하나가 나오고 건너편에 또 다른 철망이 있는데
체면 불구하고 이 철망의 정맥꾼용 개구멍을 통과하여야 한다.
이곳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또 다른 철망이 나오는데 진행방향을 가로막는
이 3개의 철망은 설치한지 얼마 안된 듯한 초록색의 신품이지만 극성스런 정맥꾼들은
여지없이 개구멍을 뚫고 절단내 놓았다.
아마도 이 일대가 우측 공장의 사유지이지 않을까 싶은데 정맥 또는 대간을 하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이들 사유지 통과는 여러모로 참 부담스럽긴 하다.
일전에 호남정맥 어느 구간에서는 산에서 내려와 리본 따라 가다보니 어느 집 뒷문
으로 해서 앞문으로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있었다.
(16:35) 초록 철망의 절단된 곳을 넘으면 길은 우측으로 이어지다가 왼쪽으로 예쁜 젖가슴
처럼 봉긋 솟은 해란산 분기점쯤 되는 곳에서 길 우측에 또 다른 개사육장이 보이면
산길을 버리고 개사육장 한가운데로 들어선다.
하여간 이 구간에서는 개소리 나는 곳이 정맥길이라 보면 된다.
개사육장 가운데서 좌우로 시멘트 길이 나 있는데 우측은 산쪽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좌측은 내려가는 길이다.
앞서 간 선두의 GPS는 우측으로 길을 인도한 모양인데 이리로 가다보면 시멘트 포장
길 왼편에 커다랗고 깨끗한 회사건물이 보이고 이 건물을 왼편에 끼고 리본이 잔뜩
달려있는 산길로 들어서게 된다.
(16:41) 이 건물 옆은 아주 운치있는 밤나무 밭인데 이곳을 통과하면 10번 지방도 상의
동인기연 정문 바로 옆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금방 지나온 커다랗고 깨끗한 건물이
동인기연인 것이다.
10번 도로는 동쪽의 대곶면과 서쪽의 월곶면을 잇는 도로인데 정맥길은 이 도로를
따라 좌측 대곶면쪽으로 한참동안 내려간다.
가다보면 신성프라스틱이라는 공장이 나오는데 그옆으로 나있는 길이 아까 전에
개사육장에서 보았던 좌측 시멘트길과 연결된다는 선답자의 글이 있다.
(17:02) 1l번 지방도에서 우측 산길로 접어드는 곳(“목장길”이라는 도로표지판 있음)에
도착하여 10여분쯤 쉰후에 17:10경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15분후 헬기장에 도착했는데 헬기장 바로 좌우에 집이 들어서있고 어린이 유치원도
보인다.
(17:35) 하늘셀프세차장 도착.
원래 목표지점인 마루금은 우측으로 200여m쯤 떨어진 대곶초등학교 뒤편 야산이어야
했는데 헬기장을 지나오는 과정에서 길이 약간 왼편으로 치우친듯하다.
내려와서 보니 잘 구분이 안가긴하지만 우측이 약간 더 높은 고개이고 내려선 곳이
좀더 낮다.
하지만 오늘 21km를 걸어와서 이정도로 탄착지점을 맞췄으면 성공한 거다.
[에필로그]
어느덧 노을이 지고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산속에서 좀 더 머물다 서해로 떨어지는 낙조를 보고 내려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몇년동안 대간,정맥을 하면서 매번 2~3시간씩 야간산행을 할 때마다 조망하나
제대로 못하고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오늘은 벌건 대낮에 볼 거 다
보고, 걸으면서 졸지도 않고 나름대로 본전은 하지 않았나 싶다.
일정대로라면 올해 안에 호남,호남금남,한남,한남금북이 모두 끝나야 하는데 계획
대로 잘 끝날지, 산에나 다니다 먹고 사는 일에 지장은 없을런지 걱정도 된다.
언제나 그렇듯 도시의 소음 속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 길의 현란한 불빛들은 술에
취해 몽롱해진 내 눈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고 있지만 그래도 올 때와는 달리 이내
편안한 잠에 빠져들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