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이 私財 털어 600평 늪 조성 조선일보 환경대상 수상자 선정
[조선일보 유태종 기자]
25일 오후 충북 충주시 달천동 곤평마을 앞 모시래들 평야. 모내기가 끝난 들판 한가운데 ‘이상한 논’에서 어린이 10여명이 무언가 열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야, 청개구리 봐. 펄쩍펄쩍 귀엽게 뛰어다니네.” “저건 송사리야. 어! 붕어도 보인다. 배가 볼록한 거 보니까 새끼를 낳으려나?” “너, 창포가 뭔지 아니? 옛날 사람들이 머리 감을 때 쓰던 거래.”
충주 목행초등학교가 생태체험 교육장으로 운영하는 600평 규모의 곤평늪에는 ‘쌀나무’ 벼 대신 노랑어리연·수련·부들·마름·왕미꾸리광이·줄·미나리·창포 등 각종 수생식물이 즐비하다.
참붕어·개구리·송사리·우렁이·메기·두꺼비·잠자리·나비·
장구애비·소금쟁이 등 각종 어류·양서류·곤충도 오순도순 모여 산다. 물론 이들을 잡아 먹는 오리·뱀·참새도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관찰학습과 현장체험을 할 수 있는 ‘생태 캡슐’로 손색이 없다.
이날 곤평늪을 찾은 어린이들은 늪에 서식하는 각종 생물들의 명칭과 먹이사슬 구조에 대해 권영정(59) 교장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과학탐구일지에 적느라 진지한 표정이었다.
“늪에서 노는 게 컴퓨터 게임보다 더 재미있어요. 정말 신기해요.” 한민정(12·5학년)양은 청개구리를 손에 올려놓고 조심조심 만져보며 “오늘 일기에 쓸 내용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곤평늪이 생긴 것은 2002년 5월. 권 교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논에 사재를 털어 인공 생태학습장을 마련했다. 권 교장은 요즘 매일 출·퇴근 시간에 맞춰 밀집모자에 장화를 신은 농부 차림으로 곤평늪을 찾아 생태계 변화를 관찰하고 곳곳을 정비한다.
“체험학습 온 학생과 부모들이 늪에 마구 들어가 귀중한 생물들을 가져갈 땐 진짜 가슴이 아프죠. 공존(共存)의 철학을 배우는 교실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이곳에서 환경교육을 철저히 받은 환경과학탐구반 어린이들은 지난 2월 전국과학탐구발표대회에서 ‘곤평늪의 먹이사슬에 대한 우리들의 탐구’를 주제로 최고연구상을 받아 올여름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과학대전에 참가한다. 학생들은 수생식물을 이용해 ‘창포비누’와 ‘부들밴드’ 등을 발명하기도 했다.
목행초등학교는 곤평늪 외에도 숲체험 학습 등 다양한 친환경교육을 실시한다. 남한강과
탄금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전체 부지가 거대한 ‘자연 놀이터’. 학교측은 2000년부터 교내에 1만3000평에 이르는 ‘생명의 숲’을 조성해 왔다. 15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는 생명의 숲에서 어린이들은 숲의 고마움을 스스로 깨닫는다. 목행초등학교는 ‘제13회 조선일보 환경대상’ 환경운동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6월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상을 받는다.
첫댓글 붐~ 업~
우와 컴퓨터 보다 재미있는것이 있다니.. 나도 이제부터 생물의 신비를 알아내애 겟다
그렇지...선생님도 환경에 대해 공부한 것은 3년정도..근데 가면 갈수록 신비로움은 더해 가는 것 같다...야생화에 대해 하나 더 알아가는 것, 그리고 학교 울타리 밑에 심은 고추가 커가는 모습 등을 보고 흐믓해지는 느낌...경한이도 이런 것에 관심있으면 고추묘를 하나 줄테니 키워보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