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의 관심은 개인이 아닌 조직에 있었다. 손자는 조직의 힘을 세(勢)라고 보았는데 세는 종종 energy나 power로 번역된다. 세는 자연물 중에서 가장 약한 존재인 물(水)이 가장 강한 돌(石)을 이기는 힘이다. 세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세는 상황을 판단하고 나를 적응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勢者, 因利而制權) 세는 상황에 따라 변한다. 병가(兵家)에서 영원한 파워란 없다.(兵無常勢) 손자는 세와 더불어 조직의 보조적 힘으로 절(節=timing)을 말한다. 절은 매가 먹이 감을 낚아챌 때 나오는 기막힌 timing이다. 그것은 마치 축구선수가 마지막 문전처리를 통하여 골로 연결시키는 힘이다. 조직의 힘과 승리는 이 세(勢)와 절(節)에서 나오는 것이다. 과연 이 새와 절을 어떻게 배양할 것인가> 손자에게 들어보자.
26. 팀웍(teamwork)으로 승부 한다.
손자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teamwork이 승리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teamwork은 조직의 힘이다. 손자는 teamwork을 높이려면 수시로 조직의 형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마치 카멜레온이 자신의 몸을 상황에 적응시키면서 살아남는 것과 유사하다. 진짜 유능한 장군은 패배의 책임을 병사들에게 묻지 않는다. 조직의 시스템과 teamwork의 부재에서 문제점을 찾는다. 로마군단은 손자가 활동하던 BC 6세기 경 최상의 군대로 지중해를 석권하였다. 로마군단의 승리 비결을 teamwork에서 알아본다. 기동성과 신축성 그리고 유연성으로 상황에 따라 전투하는 로마군단은 손자병법의 교본이었다. 현대사회의 영웅주의 조직론을 비판하고 조직의 운영에 관한 원리를 생각해 본다.
27. 주도권(initiative)을 잡아라
손자병법 총 13편 중 6번째 편인 허실(虛實)편으로 들어간다. 손자병법의 전문가 당태종은 허실론(虛實論)을 손자병법의 핵심이라고 말하였다. 허실론의 핵심은 피실격허(避實擊虛)다. 상대방의 강점을 피하고 허점을 공격하라는 명제다. 당시 손자가 허실을 강조한 것은 당시 전쟁의 방법과 내용이 다양해졌음을 의미한다. 허실은 주도권(initiative)을 확보하기 위한 분석법이다. 주도권은 행동의 자유권이다. 손자는 주도권은 전장에서 최대한 아군의 자유를 높여준다고 보고 준비한 자만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주도권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어떤 조직이든 변화에 적응할 때 주도권은 넘어 온다. 주도권은 쟁취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 그리스 병사들은 상황 변화의 적응에 실패해서 로마군단에게 패배하였다. 주도권은 어떻게 유지하는가? 손자는 利害로 주도권을 유지하라고 말한다. 상대방의 이해(利害)를 정확히 파악하면 주도권은 유지된다고 보는 것이다. 주도권을 쟁취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28. 황홀의 미학
상대방이 의도하지 못할 시간, 장소를 공격하라. 손자병법의 유명한 명제다. 기습의 성공을 위해서는 자신의 의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마치 매가 먹이를 공격할 때는 발톱을 감추는 것과 같다. 손자는 말한다. 기습에 성공하려면 가볍고, 유연하고, 침묵하여야 한다. 이런 조직의 행동을 손자는 귀신같은 조직이라고 말한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은 29세에 로마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습에 성공한다. 에스퍄냐의 에브로강을 건너고 피레네 산맥과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에 대한 기습을 성공시킨다. 정면 전쟁에 익숙한 로마의 의표를 찌르는 기습을 감행한 것이다.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는 황홀한 조직이 승리를 쟁취한다. 진정 강한 조직은 자신의 모습과 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노자가 말하는 황홀(恍惚)한 조직이다. 황홀의 미학을 손자병법을 통해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