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울릉도
사람마다 여행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언젠가 가고싶은 곳을 여행한다면 그 기쁨은 배가 되리라는 생각입니다.
경북 포항에서 뱃길로 세시간, 쾌속선 썬플라워호를 타고 신비의 섬 울릉도를 향하는 날 날씨도 여행을 축복하기라도 하듯이 쾌청하고 무지 좋았습니다.
남해안 안바다를 달리는 듯한 착각을 할 만큼 잔잔한 파도를 가르며 미끄러져가는 배안에서 어린 시절 소풍가는 기분마냥 신나 떠들고 많은 사람속에 묻혀 가는 재미는 마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것 같았습니다.
흔히 우린 울릉도는 섬이니까 풍부한 어종이 있어 산지에서 직접 잡아 올린 고기로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수 있을거라는 상상도 하고 과연 그 멀고도 아름다운 섬에는 어떤 형상의 풍광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을까 하는 상상의 나래속에 도동항에 도착하였을때 첫 느낌은 신선한 바람의 맛이 아니든가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가 어울린 낯선 항구에서의 첫 느낌은 참으로 조화로운 모습을 하고 있고 인간의 지혜가 아름다운 항구를 만들었구나였습니다.
파도의 유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파도깨는 데트라포트를 약간 쌓아 두었지만 천해의 조건은 아닌 듯 하였건만 바람의 길목과 파도의 길목을 막아주는 형상이 항구로 그듭나게 만들지 않았을까..
제일 먼저 반긴건 물론 섬사람들의 웃음과 배웅의 손길이었지만 화산을 분출과 융기로 생긴 바위에 작은 뿌리를 의지한체 긴 2500년 이상의 세월을 묵묵히 굽어보고 있는 크고 작은 향나무를 보면서 생명의 신비감에 잠깐 발길을 멈추고 한 커트의 사진을 찍어야 했던 것은 인간의 상상을 추월하는 식물들의 그 강한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었음을...
울릉도는 오징어가 대표 어종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오징어 동상을 보면서 울릉인과 오징의 관계가 제주도에서 본 하루방과의 관계처럼 친숙함이 아니였든가.
우리의 상상과 생각이 뒤틀린 것은 싱싱한 생선회가 우리를 맞이할것이라는 것이 이내 착각이었음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면 누가 감히 믿을수 있을련지
횟집이라는 간판을 단 음식점 수족관에는 상상속의 생선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육지에서 직송해온 광어만이 유유히 헤엄치고 간혹 작은 오징어들이 한두마리씩 자유롭게 노닐고 있었으니 섬이고 수산자원이 풍부할 것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아연실색할 수밖에
늙은 노인들이 생선회를 시켜 먹으면서 역시 울릉도 생선은 맛있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들으면서 알는것과 모른다는 것의 차이가 왜 이리도 서럽게 느껴지든지..
나도 모른체 광어회 한 접시 시켜 먹으면 자연산이라 정말 맛있다며 생선회맛에 빠졌으면 좋으련만 알았기에 그냥 그맛을 보지 못하고 꾹참고 말았네요.
스쿠버다이버들이 불법으로 잡아 수족관을 가득 채운 전복 소라 홍합 굴등을 한접시 시켜먹으면서 심해에서 잡힌것들이라 연하고 부드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이 파는 전복등이 불법으로 채취된것이라는 것을 안 것은 물론 뒷날 육로 관광을 하면서 현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지만 암튼 맛은 육질이 부드럽고 흔히 말하는 자연산의 향기가 가득하였으니 먹을때의 맛은 일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홍합밥 오징어 내장탕이 식당마다 주 메뉴였으니 그곳만의 음식이듯...
어느 곳이든 여행에서 가장 기분이 상하는 것이 흔히 말하는 바가지 요금인데 울릉도는 어떤 음식점을 가드라도 똑같은 가격을 받고 있어 바가지를 쓴다는 느낌이 전혀 없고 사람들이 하나같이 참으로 친절하고 상냥하다는 사실이 여행의 맛을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유황 성분이 많은 지질의 특성으로 뱀이 살지 않는 동네이니 어디서든 편히 쉴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고 각가지 형상의 바위들이 인간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으니 아름답다고 어찌 말하지 않을련지..
울릉도 주민들은 주로 삼나물 고비나물 취나물과 같은 산나물 종류를 재배하여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지천에 더덕을 재배해 가는곳마다 더덕의 향기가 은은하게 스며 있는 섬이기도 했습니다.
지형이 워낙 험해 아직도 일주하는 도로가 완성되지 않아서 육로관광을 할수 있는 코스가 정해져 있지만 그런대로 관광버스 기사님의 유머스러운 가이드에 한동안 배꼽을 잡을수 있고 흔히 에버랜드같은 곳에 있을법한 청룡열차의 느낌도 고스란히 담아낼수 있는 험한 도로와 곡예운전의 명수다운 운전 솜씨에서 특이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험안 지형을 도로로 연결하다보니 다리가 있는데 그 다리의 이름이 첫 번째는 할란교 두 번째는 말란교 세 번째는 우짤란교라니 기발한 착상같은데 실은 입담좋은 기사님의 우스게소리일테고 제주도에 있는 조 껍데기 술이 있는 반면 울릉도에는 씨앗껍데기 술이 있으니 경상도 말로 억세게 발음하면 완전히 포복 졸도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삼나물이라는 나물은 흔히 우리네가 먹는 나물의 종류는 아니어서 고기를 씹는 착각을 할만큼 쫀득하니 일품이나 비싼 것이 흠이지만 울릉도만의 특산물이니 맛보지 않으면 웬지 섭섭할 것이고 명이라고 하는 산마늘로 만든 김치맛은 울릉도만의 특색이 아니든가...
명이라고 하는 산마늘 잎으로 고기를 쌈싸먹을때 그맛도 특이하지만 그런것들을 담궈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섬사람들의 지혜에서 좋은 음식으로 거듭났음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그 척박한 환경에서 소박한 마음을 가지고 살수 있었던 것은 동해의 심해에서 용출수로 풍부한 유량을 자랑하는 물이 사람들의 피부를 아름답게 만들어 피부미인으로 그듭나게 하였고 심성또한 이쁘게 만들었을거라고 우린 그냥 믿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가진 마음 그대로를 보여줄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사는곳 그래서 웬지 오래 머물고 싶은 충돌이 일어나는 곳이 울릉도가 아닐까합니다.
그들의 직업이 무엇이든간에 하나 같이 친절한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곳이긴 해도 많은 사람들이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 치게 만드는 신비의섬 울릉도인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울릉도에는 향나무와 후박나무가 많이 자란다고 합니다.
특이한 것은 향나무는 거의 바위에 붙어 자라 일년에 겨우 3미리정도 자란다고 하니 석향으로 토막내어져 팔리는 나무값이 비싼 이유를 알것같지만 자연의 경이로운 모습에서 생명의 고귀함을 배우게 되고 인간이 환경을 탓하는 것들이 어쩌면 욕심스러움 때문은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울릉도 도동항에서 20분정도의 거리에 죽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흔히 우린 메스컴을 통해 죽도라고 하면 일본 녀석들이 독도를 죽도라고 표기하고 일본말로 다케시마라고 한다고 알고 있듯이 나 또한 여객선 터미널에 적힌 죽도 관광 포스트를 보고 잠시 분노하다말고 죽도라는 섬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부끄러운 마음 남몰래 숨겼네요.
죽도는 거제도 가까운곳에 있는 외도와 같은 크기의 작은 섬이지만 늙은 아버지와 아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고 죽도록 님을 기다리며 사는 노총각이 사는 곳이라고 요즘은 변질된 의미로 불러지지만 사실은 대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개발이 진행중이니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가겠지만 후박나무의 군락이 있고 소나무와 대나무가 절묘하게 어울린곳에 행여 인간의 잘못된 생각이 변화를 요구할까봐 웬지 두려움으로 와닿는건 나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우린 흔히 괌이나 발리같은곳에서 볼수 있는 비취빛 바닷물을 울릉도에서 볼수 있다고 한다면 믿음이 가실지 모르지만 수심 30미터 심해가 휜히 들어다보이는 맑다 못다 푸른 빛을 띄는 물을 보면서 이곳이 때묻지 않은 자연의 보고인 것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네의 환경중에 온전한곳이 있음에 가슴 한구석 뿌듯함이 밀려오드이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소박한 사람이 살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묻어있는 울릉도에 한번쯤 여행하실 의향이 없으신지요.
오징어가 풍년이 아니라도 시집갈수 있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섬에서 우리의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수 있다면 마음은 또 다시 찾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고 말겠지요.
여행은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온전히 살아있는 바다의 색감에서 편안함을 얻었고 소박한 사람들의 친절함에서 고향의 맛을 느꼈고 아름다운 산야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꼈으니까요.
또다시 가고싶은 섬 울릉도를 추천합니다. 여러분의 여행지로...
첫댓글 잊고 있었던 섬 울릉도를 다 펼쳐 놓은 듯해요 다시 찾을 의욕을 시간에 맞추어 다녀 오고 싶습니다^^
바닷가에서 회를 못드신다구유 그 생선들은 다 어디로회 먹는 욕심은 버리고 찾아야겠네요 며칠 내내 꼬집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울릉도 섬에 내려 라구유
생선들은 다 외유 떠나고 오징어 몇마리만 오는 손님 맞이하지요. 허지만 전복 소라는 많아요...그런데 조개는 없답니다... 갯벌이 없어서요... 성게는 있고요 ㅎㅎ
사진으로 울릉도의 병풍을 펼친 듯한 아름다움과 재미난 글의 맛깔스럼에 올인하네요~ 못간게 한이구먼요ㅎㅎ 바닷가에서 많이 보게되는 파도깨는? 데트라포트란 이름을 오늘에야 알게 되구요~
아고!! 허락없이 글 훔쳐 가렸는데 브래이크 걸리구먼요 천혜의 섬 울릉도를 그대로 담으셔서 언제일지 모르지만 참고해 질 것 같아,,근디 드래그도 스크랩도 꽁꽁 잠궈 버리셨다요ㅎㅎ